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신작 ‘배틀크러시’의 글로벌 베타 테스트가 9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종료됐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동남아, 북미, 유럽 등 97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테스트는 PC버전 및 모바일 버전의 테스트가 동시에 진행되며 사실상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진행되는 최종 점검의 성격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배틀크러시는 엔씨가 역량을 집중시켜 제작중인 전략 전투 액션 게임으로 최대 30명의 유저가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지는 지형에서 적들과 사투를 벌이며 플레이를 해 나가는 배틀로얄 게임의 룰에 캐릭터 스킬이 중심이 되는 액션 RPG의 요소를 더한 게임성으로 첫 공개 이후 지금까지 게이머들의 많은 기대를 받아왓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개발중인 배틀크러시의 출시 전 마지막 테스트를 플레이해봤다.
달라진 조작감, 좀 더 경쾌하고 빨라졌다…칼릭서의 개성을 강화한 변경점은 합격점
이번 테스트에 참가한 이용자들이 가장 주목한 변경사항은 바로 조작과 관련된 부분이다. 게임이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고 지난 테스트에서 크로스플레이를 염두한 게임의 조작 방식이 오히려 PC버전 이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면서 관련된 개선을 바라는 피드백이 가장 많았기 떄문이다.
결론적으로만 말한다면 조작감은 개발팀이 언급한대로 이전 테스트 대비해서 상당히 많은 개선사항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 화면을 보는 것 이상으로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체감적인 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는데 공격 연계에 있어서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던 템포가 이번 테스트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력 회복 시스템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상당히 경쾌한 느낌의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다소 정적이었던 전투 방식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칼릭서별 변경점도 캐릭터에 대한 특징을 확실히 드러나게 할 정도로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난 캐릭터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암살자 캐릭터인 ‘닉스’와 근접 끊어치기로 원딜 및 공속이 느린 근거리 캐릭터를 학살(?) 할 수 있는 ‘랜슬롯’이다. 닉스는 강력한 이동기가 추가되고 상대의 공격을 회피했을 때 조건부로 발동되는 강공격이 난투형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날리기 판정을 얻게 되면서 게임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잃는 암살자 특유의 약점을 많이 보완했다.
랜슬롯 경우 상대의 공격을 패링했을 때 발동되는 강공격의 조건을 상시발동(패링이 안될 경우 대미지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으로 변경해 조작 난이도를 대폭 낮췄으며 궁극기의 경우 광범위 매혹 판정을 범위 기술로 수정돼 게임 후반부로 갈수록 좁은 전장에서 상대방을 무력화 시키고 아군이 원하는대로 공격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가장 위력적인 궁극기로 그 중요도가 크게 올랐다.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NC다이노스의 마스코트 ‘단디’ 역시 좀 더 난투에 적합한 형태로 변경됐다. 강공격이 차징 기술로 바뀌고 차징 중 이동 속도가 빨라지며 1단계 차징만으로도 발동시 슈퍼아머 효과가 추가돼 별다른 콤보 없이도 초보자가 플레이하기 적합하고 강력한 ‘보기보다 강력한 캐릭터’로 위치가 격상됐다.
이처럼 일부 캐릭터의 스킬 및 궁극기의 재설계라는 과감한 시도는 모두가 뒤엉켜 싸우는 난전에서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하게 제시하도록 변경되는 방향으로 수정됐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테스트 기간 중 이러한 리워크가 이루어진 캐릭터들의 픽률이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대다수의 유저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추후 정식 서비스에서 또 다른 변화를 겪게 될 다른 칼릭서들에 대한 기대감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성공적인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초보자들도 OK, 난투에만 집중하고 싶은 유저들에게도 OK, 새롭게 선보인 ‘추가 파밍 시스템’ 평가는 ‘GOOD’
이번 테스트에서 새롭게 추가된 추가 파밍 시스템의 경우 게임 전반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이 시스템은 간단하게 평가하자면 유저 간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상대의 무덤에서 가져갈 수 있는 상대의 장비 외에도 자신의 장비 상황에 따라 ▲장비가 전혀 없는 솔롯에 대한 추가 장비 제공 ▲전투에서 높은 공헌도를 가지고 있는 적을 처치했을 때 추가로 더 좋은 등급의 장비 제공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를 착용했을 경우에 랜덤 1개의 장비를 대상으로 업그레이드 기회 제공 기회를 부여한다.
이러한 변경점은 아이템 파밍으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인식했음에도 의도적으로 전투를 피하는 게임 초반부의 단조로운 플레이 방식을 탈피하는데 상당한 이점과 목표점을 제시한다.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면서 느낀 부분이 있다면 해당 시스템을 의식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큰 효과가 없어 보이지만 막상 게임 초반부부터 난투에 집중하다 보면 ‘언제 이렇게 파밍됐지’라는 싶을 정도의 도움을 주는 매력적인 시스템이었는데 이 때문에 자신이 컨트롤에 자신만 있다면 순전히 맨손으로 시작해 상대방을 약탈하면서 아이템을 파밍하는 일종의 유저 대상 우버 파밍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결국 이 시스템을 통해 유저가 파밍에 집중하는 시간보다 전투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돼 게임 내 전반적인 게임의 템포는 좀 더 빨라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쉬지 않고 교전이 이어지는 게임의 최후반부 상황에서 역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히든 트리거로 활용될 수 있고 반대로 유리한 게임을 더욱 굳힐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유저 개개인의 플레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다 정밀한 보상 시스템으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게임에 익숙해질 때까지의 흡입력 있는 콘텐츠 제공이 관건
이번 글로벌 테스트 버전에서의 배틀크러쉬는 PC버전에서의 조작감을 조금만 더 개선한다면 당장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기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무난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겉으로 보이는 변경점 보다는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느끼는 변화가 더 크게 다가올 정도로 내적인 변화에 집중한 부분은 분명 이 게임이 가지는 큰 재미요소이자 장점으로 불리기 손색이 없었다.
다만 게임에 익숙해지고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이 제법 필요하다는 것이 이 게임의 진입장벽이자 단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되면서 같은 칼릭서로 플레이를 하더라도 게임 내에서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의 격차가 상당한데 난투가 기본이 되는 만큼 유저간 실력 격차는 달리 말하면 게임을 처음 즐기거나 라이트 유저에게 있어서 흡사 격투 게임과 같이 한반 당하기 시작하면 손을 놓고 지켜봐야되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개발팀 역시 이러한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듯 회피나 반격 기술을 통해 난전이나 집중 공격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두긴 했지만 온전히 유저의 경험과 판단에 승패가 갈리는 난투 게임의 특성, 또 다양한 CC기를 어느정도 계산해야만 전장에서 효율적으로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어느정도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MOBA 게임들보다 더욱 높은 진입장벽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배틀크러쉬의 장기적인 흥행이 뒷받침 되려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지속적으로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콘텐츠의 배분과 아주 정교한 MMR 시스템이 필요하고 전투적인 요소에 있어서 어느정도의 하드코어 시스템을 적용할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절충점’이 필요해보인다. 배틀크러쉬에는 난투와 듀얼 모드를 통해 극한의 전투 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이미 시중에 출시되고 인기를 얻고 있는 난투형 게임들이 뛰어난 전투 시스템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미적인 측면에서 여러 게임의 장점을 재해석한 배틀크러쉬는 분명 충분히 ‘할 만한 게임’으로 평가하기에는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빠른 게임의 템포와는 별개로 하나의 캐릭터가 가지는 온전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한 마니악한 부분이 있는 게임이고 유저가 게임을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들 수 있는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신규 캐릭터나 방향성 부분에서 아직은 모호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삼국지만큼이나 과도하게 사용된 그리스 로마 신화 중심의 캐릭터를 지속해서 유지해야 되는지도 의문점이다. 글로벌 지역 서비스를 의식해 익숙해지다 못해 두근거림도 느껴지지 않는 캐릭터를 사용하기 보다는 차라리 내부의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캐릭터(EX : MXM 비타, 블소 포화란 등등) 들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게임과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확고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은 너무 앞서간 생각일까?
태생이 MMORPG 핏줄이었던 엔씨가 가장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배틀크러쉬는는 현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갔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어려운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있는 개발팀이 선보일 정식 버전에서는 그저 말 뿐인 공약에 머무는 게임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개발하고 있었다는 진정성을 전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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