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인 프로야구매니저가 '몰지각 업데이트' 논란에 휘말렸다.
프로야구매니저(이하 프야매)는 지난 21일, 게임내 업데이트 공지를 통해 '라이브 카드' 상품을 업데이트 한다고 밝혔다.
'라이브 카드'란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한 시즌 성적이 아닌 월별 성적을 기준으로 선수의 스탯을 정해 출시하는 선수카드. 한 시즌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선수라고 하더라도 운이 좋아 특정 월에 반짝 성적을 냈으면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보다 더 좋은 스탯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지난 2010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전무한 타격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 선수보다 더 좋은 스탯을 가진 타자들이 수두룩하게 나올 수 있다.
해당 업데이트 내용이 공지되자 프야매 유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인 프야매의 이번 업데이트가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몰지각한 업데이트'라는 것.
야구와 같은 시즌별로 운영되는 프로 스포츠는 한 시즌 전체의 성적으로 구단 및 선수를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한 달간 꿈의 타율인 4할을 쳤다고 해도 그 뒤로 부진의 늪에 빠져 경기에 제대로 나오지 못한 타자 보다는 한 시즌 동안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2할 5푼을 친 타자가 더 대우 받는다. 물론, 투수도 마찬가지.
한 두달 단기간의 호성적은 탄탄한 기본기와 연습에 의한 실력 보다는 운이나 컨디션에 좌우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며, 꾸준한 노력과 연습에 의한 결과가 폄하 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래서 한국 프로야구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선수의 통산 성적을 시즌별로 기록하고 있으며, 투수나 타자 모두에게 한 시즌에 의무적으로 출전해야 하는 타석 및 이닝수를 부여하고 있다. 규정된 이닝과 타석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해당 선수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더라도 시즌 종료 후 각종 수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구단도 마찬가지. 한 두 달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유지했다고 해서 그 팀에게 그 시즌의 우승자격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이 야구 매니아이며,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팬인 프야매 유저들이 이번 업데이트에 반발하고 있는 것. 국내 최고의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을 표방하는 프야매가 야구라는 스포츠의 근간을 망치고 기본을 무시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프야매 유저는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인 엔트리브가 이런 어이없는 업데이트를 기획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엔씨소프트가 최근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더니 엔트리브가 급한 마음에 수익 창출만을 위해 게임의 기반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유저는 "이것이 바로 넥슨의 위력"이라며, "최근 엔씨소프트가 넥슨에 인수되더니 게임이야 망하든 말든 바짝 돈이나 벌어보자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물론, 게임의 업데이트 내용은 개발사의 자유이며 고유의 권한이지만 그동안 프야매가 현실 야구의 반영과 게임으로서의 경계선을 적절하게 지켜 온 야구게임이기에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유저들의 실망감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프야매를 하는 이유가 야구의 재미를 느끼고 지난 야구사의 영광과 자취를 비록 카드지만 선수들을 통해 느끼기 위해서이며,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선수가 한 두달 동안 반짝한 선수에게 쳐발린다면 야구팬들이 결코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는 프야매 유저의 언급처럼 프야매의 이번 업데이트는 게임도 잃고 유저도 잃는 악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한편, 엔트리브소프트는 해당 업데이트를 오는 28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향후 이에 대한 프야매 유저들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