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뉴스를 만들었나' 2013년을 뜨겁게 달군 'Hot & Cold People'

여야 정치인부터 국내외 게임기업인들까지

등록일 2013년12월31일 13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계사년 (癸巳年), 규제로 울부짖고 e스포츠로 열광하며 부족한 신작 온라인 게임 소식에 무척이나 목마름을 느꼈던 유난히 게임업계가 요동친 한 해였다.

방황하는 게임업계의 중심을 잡고 게임을 바로 알리기 위해 올해도 많은 인물들이 고군분투했다. 기업의 대표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올 한해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게임의 우수성을 알린 사람들이 있다면, 반대의 입장에 서서 게임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게임포커스는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인물들을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해봤다.

게임협회 최초 여-야 정치인 대표 취임, 게임 앞에서 한 목소리


올해 1월과 2월에는 게임산업협회(현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협회)와 한국e스포츠협회의 신임 협회장 취임식이 진행됐다.

한국 e스포츠협회의 신입 협회장 취임식에서는 전임 이형희 회장의 후임으로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이 선임됐다.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전 의원은 17대 부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이어왔으며, 정부의 정품 소프트웨어 촉진 활동을 위한 ‘공공부문 SW 불공정거래 금지법’을 발의하는 등 IT산업 전체적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협회장으로 선임된 남경필 의원은 지난 2008년부터 국제 청소년 교류사업 증대의 일환으로 ‘한중국제e-Sports대회’(IEF)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스포츠협회장 취임식에도 참석해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바 있다. 

5선과 3선, 여-야 중진들의 대표취임 소식을 들은 유저들은 게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현재의 게임업계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행동할지 한 목소리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구)게임산업협회의 명칭을 K-IDEA로 변경했을 당시 게임 산업의 대표 기관임에도 게임이라는 글자가 빠진 것에 대한 비판여론도 있었을 정도로 대중의 신뢰감을 얻지 못했었다.

그러나 올 한해 두 의원이 보여준 행보는 이러한 유저들의 불신을 걷어내기에 충분했다. 남 의원은 업계 최대 이슈인 게임 규제법을 자율 규제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전 의원은 남 의원과 뜻을 같이함과 동시에 e스포츠를 대한체육회 정식 종목으로 포함시키기 위해 '넥스트e스포츠 액션플랜 2'를 발표했다. 특히 전 의원은 지난 ‘지스타 2013’을 통해 게임중독법 반대 오프라인 서명에도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록 나아가는 길은 조금 다를지언정 남은 임기 동안 두 의원이 어떻게 게임 산업을 바꾸어 나갈지 업계가 갖는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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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언급한 게임의 ‘4대 중독물’이라는 사상 초유의 발언이 전세계 언론에 이슈화 되면서 한국에 게임 서비스를 직접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의 대표들이 직접 자신들의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지난 10월 7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중 알콜, 마약, 도박에 이어 게임을 대한민국의 4대 중독물로 지정하고 이러한 4대 중독으로부터 사회를 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어났다.

가장 먼저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은 평소 한국 사랑을 자주 언급했던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였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지난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블리즈컨 2013’을 통해 정부의 게임의 4대 중독물 규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한국 정부는 게임 산업을 지원할지, 규제를 할지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서로 다른 세대가 게임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순기능을 무시하고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 못지 않게 한국 시장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워게이밍의 ‘풍운아’ 빅터 키슬리 대표도 최근 개최된 ‘지스타 2013’을 통해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빅터 키슬리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마약이나 도박에 대한 제한에는 이견이 없지만 게임을 이들과 같은 부류로 취급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초콜릿을 예로 들어본다면, 나는 매주 한 두 번 초콜릿을 먹는데 이러면 나는 초콜릿에 중독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나는 초콜릿을 먹는 걸 자제할 수 있으므로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은 초콜릿을 건강을 해칠 정도로 먹진 않으며 게임, 영화, 음악 역시 마찬가지"라며 "수십억의 인구가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TV를 보지만 책, 영화를 보는 반복적인 행위를 알콜과 같은 중독성 물질에 대한 의존과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시각은 세계 어디를 가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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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게임개발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게임을 긍정적으로 알리기 위해 많은 인물들이 활동을 했던 한 해이기도 했다.

넥슨의 모회사 엔엑스씨 김정주 대표는 지난 7월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제주도에 위치한 ‘넥슨컴퓨터박물관’을 최초로 공개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기존의 ‘보는 전시’에서 탈피한 ‘오픈 소스’ 개념을 도입, 누구나 자유롭게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소장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한 ‘오픈수장고’를 운영해 관람객들이 보다 가깝게 전시품들을 관람하고 직접 소장 제안도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엔엑스씨 김정주 대표는 “누구나 컴퓨터를 쓸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과거 사람들이 어떻게 컴퓨터를 써왔고 현재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나아가 컴퓨터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를 찾아보고 보여주고자 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가장 파격적인 움직임을 보인 인물은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이다.

NHN 한게임의 창립 멤버이자 NHN USA, CJ E&M 넷마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한 남궁 대표는 지난 6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직을 사임하고 중소게임업계인들을 위한 '게임인재단'을 설립했다.

남궁 대표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직 사임 이후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싶다”며  “전교생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고, ‘그렇게 게임해서 밥이 나오냐? 떡이나오냐?’라는 질문에 이를 통해 진학도 하고, 취업도 하고, 대박도 나는 구조를  만들어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일어났으면 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가 지난 12월 설립한 ‘게임인재단’은 그가 추진하는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과 병행 추진하는 사업으로 인디 개발사의 지원 및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외국계 게임사로는 최초로 한국의 문화재 보호 활동에 나서고 있는 라이엇게임즈 역시 문화재청과의 연계를 통해 그 활동을 넓혀 나가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문화재청과 함께 국외 문화재 및 ‘서울 문묘와 성균관 보호’를 목적으로 한 ‘후원 약정식’을 진행했으며 그와 동시에 문화재청과 극비리에 국외에 존재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 반환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문화재 반환 사업이 성공할 경우 라이엇게임즈는 해당 문화재 또한 문화재청에 기증할 예정이다.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지역 대표는 “문화재청과 함께 다시 한 번 한국 문화유산을 후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문화재 보호와 함께 국외에 존재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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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의 진흥을 위해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민주통합당의 전병헌 의원이 정계를 대표해 노력했다면 게임 산업을 쇠락(衰落)을 위해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신의진 의원, 손인춘 의원이 노력했던 한 해였다.

시작은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부터였다. 손 의원은 지난 1월, ‘셧다운제’를 강화시키고 게임업계로부터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 징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게임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등 17명이 발의한 이번 법안은 ‘셧다운제’의 강화와 추가 부담금 징수, 청소년의 게임이용 제한, 게임 아이템 거래 금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4월에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가세했다. 신 의원은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5년마다 중독 실태를 조사하며, 중독 예방과 치료 방지 및 완화 정책의 기본 목표와 추진 방향을 수립을 골자로 하는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을 신설했다. 이 법안은 지난 10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자로 나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연설이 기폭제가 되어 다시금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황 대표는 연설에서 “중독은 개인건강 문제뿐 아니라 자살이나 각종 범죄, 생산성 저하로 중독자 가족과 사회 전반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게임에서처럼 그냥 죽여보고 싶었다는 이른바 ‘묻지마 호기심 살인’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심지어 한 중학생은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난 것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의 비극이다”고 밝히며 게임을 포함한 4대 중독 근절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른바 ‘게임중독법’ 논란이 확산되자 성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신 의원의 주최로 열린 ‘4대 중독 토론회’에서는 찬성측 참여자들의 편파적인 토론진행으로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 게임중독법을 비판하는 누리꾼들과 일부 언론사들을 상대로 과잉대응에 나서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됐다.

그 어느 해보다 게임계 뜨거운 이슈로 주목받았던 이른바 ‘중독법’ 논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서명, 각 콘텐츠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규제개혁공대위’, 당 내부의 우려와 야당의 거센 반발 아래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음에도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보류된 성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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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규제법으로 그 어느 때보다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도 유저들을 가슴 설레게 만든 것은 역시 ‘게임’ 이었다.

‘패키지 게임의 무덤’, ‘정품보다 불법복제 게임이 많은 나라’ 등 각종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의 게임 내수 시장이 유통사들과 개발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보여 가능성을 입증했다.

닌텐도의 킬러타이틀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최신작 ‘포켓몬스터 XY'는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호평에 힘입어 판매 2일 만에 5만 장을 뛰어넘었으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CFK와 H2인터렉티브 역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뛰어난 한글화 작업을 마친 다수의 타이틀을 선보였으며 SCEK, MS 등도 주력 타이틀에 대해 한글화를 실시하며 시장 저변 확대에 주력했다.

CFK 구창식 대표는 한글화를 하는 이유와 관련, 게임포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본적으로 한글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도 게임의 한글화는 꾸준히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물론 우리가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진 타이틀은 힘들겠지만 유저 만족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개발 기술력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한글화를 꾸준히 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H2인터렉티브 이정환 팀장 역시 게임포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서 말했듯 우리는 앞으로도 모든 타이틀을 한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할 것이다. 다만 우리의 노력과는 별개로 비한글화로 정식 출시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일방적인 비난 보다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유통사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양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국내 정식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밝혀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문법상 ‘한국어화’가 올바른 표현이지만 관용적으로 ‘한글화’ 표현을 많이 쓰는 만큼 ‘한글화’로 표기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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