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고 장자연 씨의 친필 편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관련 사건이 2년 만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장자연 리스트'라 불리우고 있는 본 편지에는 장 씨에게 성상납을 강요한 유력인사 30명의 명단이 적혀 있다.
경찰은 장 씨가 남긴 편지 원본 50여 통을 놓고 진위여부를 수사 중이다. 2년 전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비판과 함께 큰 파장을 낳고 있는 지금, 경찰은 숨어있는 술접대, 성상납을 받은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제대로 조사해 수사기관으로서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 8일에는 '디시인사이드' 코미디갤러리를 통해 커뮤니티 회원들이 한 여중생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추행했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주동자인 '역삼동 호랑이'라는 이는 커뮤니티 회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스스로 사진을 유포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저질렀다.
안타깝게도 당사자인 여중생은 이러한 추행을 당하고 나서도 아무런 자각이 없다. 타인에게 주목을 받기 위해 잘못된 방법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들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지난 8일은 올해로 103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의 소중함을 드높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날에 이런 일들이 벌어져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음에도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어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각종 언론에서도 여성부가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여중생과 성인 여성의 잇따른 피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목소리 높여야 할 여성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현재 여성부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지난 해부터 끌어 온 청소년보호법 개정안과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놓고 주도권 싸움에 한창이다.
여성부는 문화부와 지난 해 12월 '셧다운제' 범주를 만 16세 미만으로 합의했으며, 이에 더해 PC 온라인 게임 뿐 아니라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제공되는 모든 게임물에 적용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가정에서 부모들이 주도해 자녀들이 올바르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화부, 게임업체와 협력할 의지는 없고 오로지 주도권 싸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여성부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여성부는 오늘(9일), 문화부와 만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소위심사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여성부 입장에서는 다운로드 콘텐츠도 막고 싶지만, 산업을 생각해서 양보했다"라는 말을 했다. 대체, 산업을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주도권 싸움에서 생색을 내는 것인지 모르겠다.
여중생과 여성 연예인들이 말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여성부의 무관심은 여성부의 설립 취지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1998년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를 시작으로 2005년 6월 여성가족부로 출범하면서, 여성부는 '여성의 지위와 권익뿐만 아니라 여성인적 자원의 성장 동력화를 통하여 국가경쟁력 제고 및 양성평등사회의 구현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기구'라는 설립 취지를 정했다.
부디 여성부는 여성의 지위와 권익 향상을 위해 최근 일어난 두 사례에 적극 조치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게임산업과 청소년의 올바른 게임 이용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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