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중요성 커지는 게임 속 '고증', 잘된 사례 눈에 띄네

등록일 2016년11월03일 14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고증(考證). '예전에 있던 사물들의 시대, 가치, 내용 따위를 옛 문헌이나 물건에 기초하여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힘'이라는 묵직한 의미를 지진 이 단어를 게임 팬들도 사학자들만큼이나 자주 언급하며 중요한 가치를 둔다.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역사와 학문들을 공부하곤 한다.

그래픽 기술의 발달로 넘치는 현실감이 게임의 필수덕목이 된 이래로 게임들은 '있을 법한' 세계가 아닌 '실제 있었던' 세계를 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있었던 세계를 그릴 경우 적당한 고증으로는 높아진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게임 개발 과정에 더해지는 상상초월의 고증 사례 중 잘 된 것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박물관 뒤지고 실제 전차 소리 녹음하는 '월드 오브 탱크'
워게이밍을 전세계적인 게임사로 발돋움시킨 MMO 액션 게임 '월드 오브 탱크'는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다. 스토리 모드가 따로 없는 액션 게임이기에 역사적 사건들을 그대로 재현하지는 않지만 '전차' 자체는 역사 속의 모습 그대로 살려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실제 전차의 재현은 전차의 모든 것을 분석해 게임에 반영시킨 철저한 고증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차의 외형 뿐 아니라 장갑의 두께, 실제 전차 내의 승무원 배치상태, 전차 내 부품의 위치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수십년된 설계도면을 수배해 가면서 반영했다.
 
그래픽뿐 아니라 사운드에서도 현실감을 더했다. '월드 오브 탱크'에서 전차들이 움직일 때 나오는 사운드 효과는 기술로 만들어 진 가상의 소리가 아니다. 개발진은 전차가 전후좌우로 움직일 때, 포를 발사했을 때, 포에 맞았을 때 등등 전투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전차의 움직임 별로, 그리고 궤도와 포탑 등 각 부품별로 내는 소리를 녹음해 모듈화시켜 게임에 반영했다. '월드 오브 탱크'의 실감나는 사운드는 그 진가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육군이 제작한 홍보 영화 '육군, 전쟁의 종결자'에 삽입되기도 했다.
 
원시 언어 복원해 낸 '파 크라이 프라이멀'
시간을 거슬러 석기 시대, 기원전 1만년의 세계를 그린 유비소프트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파 크라이 프라이멀'은 원시 부족의 삶을 게임으로 담아냈다.


전공하는 역사학자들도 많지 않을 만큼 먼 옛날의 세계를 그렸지만 수많은 복원 자료를 기반으로 석기 시대를 생생하게 재현해 냈다. 화살, 창, 도끼 등 도구들이나 맘모스를 필두로 한 동물들의 모습, 자연환경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다큐멘터리 수준으로 그려냈다.
 
많은 게임 팬들을 경악케 한 것은 바로 언어다. 고대언어, 정확하게는 원시 인도유럽어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함께 학자들이 만들어 낸 여러 가지 복원 모델을 기반으로 가상의 원시 인도유럽어 이전의 언어인 '웬자어'를 만들어냈다. 콘솔용 패키지에는 이렇게 만든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실용 웬자어 회화집'까지 담았다. 이로 인해 영어권 유저들조차 자막을 읽어야만 한다는 에피소드가 한때 게임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고생물학자에 조언 구해 65,000,000년 전의 세계 그리는 '사우리안'
'사우리안'은 아직 출시 전인데다 유명 게임사가 개발 중인 대작도 아니기에 많은 게임팬들에게 생소할 만한 작품이다. 우보겔 게임즈(Urvogel Games)에서 개발되고 있는 이 게임은 바로 공룡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직접 공룡이 되어 6천5백만년전의 세상을 누비는 무시무시한 설정의 게임이다.


개발자들은 좀 더 뛰어난 고증을 위해 실제 고생물학자들에게 조언을 요청했으며, 공룡의 후예로 추정되는 에뮤를 두고 모셥 캡쳐에 참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데모나 스크린샷을 본 공룡애호가들조차 현재까지 나온 어떤 다큐멘터리나 시뮬레이션보다 아름다운 공룡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자연환경까지 그대로 그리기 위해 고대의 식물들도 연구하고 있으며 고대 식물에 대한 연구가 동물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어 게임에 등장할 몇몇 식물군은 개발자들이 최초로 복원한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 온다.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고증을 무기로 게임을 홍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직 한국 개발사들은 고증에 그리 큰 공을 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승부해 가기 위해서는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고증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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