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 국회 '강제적 셧다운제' 정책 토론회 개최

등록일 2017년09월14일 18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강제적 셧다운제는 필요할까? 아니면 사라져야될 잘못된 규제일까? 실효성을 놓고 끊임 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제윤경 의원,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게임업계의 오랜 논쟁거리인 셧다운제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강제적 셧다운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학계, 학부모, 게임업계, 시민단체가 참여하여 셧다운제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발제에는 아이건강국민연대 이용중 대표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가 나서서 강제적 셧다운제의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각각 발표했으며 토론자로는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 마상소프트 강삼석 대표, 한국NVC센터 강지명 박사가 참여하고 토론회 좌장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의 권헌영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은 축사를 통해 “18대 국회에서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셧다운제와 관련된 토론회를 개최해서 기쁘다. 과거 강제셧다운제가 과몰입을 막기 위한 우리 공동체 모두의 노력을 오히려 느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예전 통행금지처럼 제대로된 치안과 안전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 토론회가 무조건 해야 되고 혹은 안해야 하는 이분법적인 논의가 난무하는 자리가 아닌 청소년을 보호하고 과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설적인 토론이 이어질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강제적 셧다운제? 공익적 셧다운제로 유지 강화되어야


셧다운제에 찬성 의견을 선보인 아이건강국민연대 이용중 대표는 청소년의 몸과 마음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현재 도입중인 셧다운제가 유지되고 더 강화되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요즘 4차 산업이 화두다. 게임산업진흥이 정부의 미래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산업의 성장의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산업이 정부산업 진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이들의 성장과 건강을 신경써야 될 이른바 ‘생명의 네트워크’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담배와 음주, 성적 자기결정권과 같은 문제와 같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섬, 산간, 농촌, 저소득층, 편부모 가정에서 게임과몰입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을 언급하면서 사회가 청소년들의 과몰입을 막고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로 셧다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게임 산업의 성장보다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청소년 보호의 필요성과 셧다운제의 입법 취쥐를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나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으로 아이들이 12시가 넘어서까지 게임,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아이들의 수면권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의 발달에 중요하다. 물론 아이들이 유익한 게임을 즐겨야 되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반대로 청소년을 유해한 게임과 매체로부터 보호해야 되는 것도 사실이다. 셧다운제는 그러한 측면에서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청소년 상담소를 운영하며 겪은 사례를 설명했다. 인터넷이나 미디어 문화 산업은 밝으면서도 어두운 명암의 두 측면이 있다며 이 대표는 (게임을 포함한 인터넷에서는)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자유롭기 때문에 분별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지는 청소년들이 범죄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으며, 실제로 인터넷을 매개로 아동과 청소년에게 발생하는 범죄는 그루밍(길들이기)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게임업계의 성숙한 인식변화를 요구했다. “게임이 무조건 나쁜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은 많이 없다. 하지만 게임으로 생길 수 있는 사회적인 부작용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문제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것은 부모라면 반드시 고민하는 부분이다. 셧다운제 폐지는 본질적으로 게임사들의 심야시간 영업권의 보장의 목적이 강한데 셧다운제 뿐만 아니라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과 같은 사행성을 조장하는 게임을 개발하지 않고 청소년이 언제나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셧다운제 문제의 터주대감 ‘수면권’, 진정으로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셧다운제 반대 패널로 참여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는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라도 셧다운제는 폐지되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셧다운제가 규제하는 방식이 다른 매체 규제와 다르게 매체와 매체를 소비하는 물리적 장소가 아닌 시간과 사이버 공간을 규제한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개인정보 통제로 결국 위헌판결로 이어진 인터넷 실명제 사건과 셧다운제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 이 교수는 셧다운제의 합헌 판결이 기성세대의 사회적 포비아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게임셧다운제가 필요하다는 특별한 근거 중의 하나가 청소년 수면권이다. 셧다운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바로 수면 문제다. 하지만 이는 청소년 수면권의 주장이 셧다운제의 근본적인 목적인지 아니면 셧다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개발된 논리인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쟁점이 있다.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셧다운제이지만 실제로 게임을 많이 하지 않는 시간대에 게임이용을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찬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청소년 수면권은 중요한 규제 이유가 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교 교수는 현재의 셧다운제 합헌 결정이 우리 사회가 게임과 청소년의 관계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이야기하면서 게임과 같은 문화콘텐츠에 대한 문화적 가치와 효용성에 대한 사회적 설득과 공감에 대해 게임 기업 역시 윤리적, 문화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된다고 설명했다. 

“실효성만을 이유로 보호 장치를 없애는 건 안돼” 업계의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한 임의적 셧다운제보다는 강제적 셧다운제로 통합해 운용해야


셧다운제 찬성에 나선 한국NVC센터 강지명 박사는 청소년 보호와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했다.

강 박사는 “셧다운제가 논란이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청소년 보호법은 정당성이 인정되면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데 문제의 쟁점은 야간의 게임제한이 정당한가에 대한 업계와 학부모단체들의 대립이다. 게임과몰입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집은 겉으로 보이기에는 멀쩡하지만 청소년이 통제가 되지 않고 대화가 되지 않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가정의 영역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국가가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제도가 필요하며 그 중 하나가 셧다운제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보호에 있어서 셧다운제는 찬성이지만 무조건 ‘게임=해악’으로 놓고 봐서는 안된다고 설명한 강 박사는 셧다운제가 현실적으로 목적에 맞게 운용되고 업계가 제반 시스템 마련 문제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게임 시장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강 박사는 청소년 보호법상 규정되어 있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게임산업에 관한 법률’로 이동해 법률의 체계정합성을 제고하고 제도의 목적 및 현실적 제도 운용상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총합적으로 고려하여 임의적 셧다운제를 강제적 셧다운제로 통합해 합리적인 운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셧다운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지 어느덧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다양한 찬반양론이 있었고 법이 제정된 지 어느덧 6년이 지났는데 오늘 토론회는 셧다운제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취지에 맞게 잘 정착됐는지,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 개최됐다. 분명히 셧다운제는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고 또 사회적으로도 부정적인 인식이 쌓였다. 미래의 먹거리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던 개발자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셧다운제를 꼭 산업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은 아니다. 오늘 토론회가 셧다운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은 “게임업계가 셧다운제 도입이후 상당한 영향을 받았고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 또 개인정보 도용 문제로 인해 실효성에 논란이 있었다. 오늘 이 토론회가 학부모, 시민단체, 업계, 학계가 바라보는 셧다운제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회가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