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비주얼로 입소문을 탄 '용의 치과의사'(龍の歯医者, THE DRAGON DENTIST)가 19일 국내 정식 개봉한다. 용의 치과의사는 2014년 일본아니메견본시에서 공개되었던 단편 애니메이션을 장편으로 제작한 작품.
용의 치과의사는 제작진 면면만으로도 안정감을 주는 작품이다.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가인 마이죠 오타로가 원작을 맡고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아키가 이끄는 스튜디오 카라가 제작을 맡았다. 안노 히데아키 본인도 제작총괄 및 음향감독으로 제작에 참여했으며, 감독은 에반게리온 TV시리즈 부감독을 맡았고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3부작 감독을 역임한 츠루마키 카즈야가 담당했다.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용의 치과의사는 소문대로 흠잡을 데 없는 비주얼과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거기에 한 편 안에서 완결되는 잘 짜인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매력까지 담아, 츠루마키 카즈야를 자유롭게 풀어주면 어떤 걸 만들 수 있는지를 '프리크리' 이후 간만에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츠루마키 카즈야는 안노 히데아키의 신임을 받으며 에반게리온 TV시리즈에 참여해 가이낙스와 함께 하다 스튜디오 카라로 이적해 안노와 쭉 함께 활동하고 있다. TV시리즈 제작 후에는 결말에 대해 "작품의 숨겨진 면이나 복선을 모두 보여주고 회수하고 완결을 내는 것은 편한 길인데 안노 감독은 그 편한 길을 거부하고 모두 감싸안은 채 완결지어 버렸다. 나라면 그냥 편한 길을 갔을 것이다" 같은 평을 남기기도 했는데, 용의 치과의사를 보니 그 때 생각이 아직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용의 치과의사에서는 설정, 세계관은 필요한 만큼만 제공하며 설명을 그리 많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목적, 결말, 관계 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제시하고 있다. 세기말에 필요한 감독이 안노였다면 지금 시대에는 츠루마키 카즈야 같은 감독이 더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작품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는 독자라면 앞서 적은 것만 보고 대체 용의 치과의사가 어떤 작품인지 감이 안 올 것 같다. 작품에 대한 소개를 해 보자면, 고대 일본과 근대 일본을 섞어둔 듯한 나라와 서구권을 연상시키는 나라가 전쟁을 벌이는 세계관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부터 용을 보호해야 하는 치과의사로 선택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작품이다.
용을 위협하는 병균, 인간을 먹으려는 병균 등과 싸우는 액션신이 인상적이고 전장의 한복판에서 전쟁의 양상도 그려진다. 속도감있는 액션과 치밀하게 묘사된 비주얼이 굉장한 작품으로 빛을 받으며 튀는 물체나 단체로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 등에서 츠루마키 감독의 '이것 좀 봐줘!'라는 00년대 초부터 간직해 온 집착(?)도 엿보이는데, 과하진 않게 담고 있다.
에반게리온과는 맥이 다르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스토리의 깊이도 갖췄는데, 이 부분에서도 너무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적절한 선을 지켰다는 느낌을 받았다.
용의 치과의사를 보고나니 단독 감독작이 너무 적었던 츠루마키 감독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덧 50대에 접어든 츠루마키 감독이 더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용의 치과의사는 19일부터 메가박스 단독 상영된다.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한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니 기회가 될 때 꼭 봐두시길 권한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모두 배급사에서 기사 작성을 위해 배포한 스틸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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