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 콘솔게임 시장은 플레이스테이션4의 독주가 끝나고 닌텐도의 신형 콘솔 '스위치'가 출시되며 오래간만에 콘솔 경쟁이 시작된 한 해였다. 또한, 하드웨어판매는 꾸준히 이뤄져 보급률이 신장되었지만 장착률은 갈수록 떨어져 플랫폼 홀더의 고민이 깊어지는 한해이기도 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계속해서 한국어화에 힘을 쏟았고 디지털터치, 인트라게임즈, CFK, H2 인터렉티브 등 서드파트 퍼블리셔들도 한국어화 라인업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닌텐도는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정식 발매 시 찍어야 하는 최소수량 기준을 완화하고 로컬라이징 없이도 타이틀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뒤늦게 경쟁자 수준의 기준을 마련했지만 이미 로컬라이징 없이는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팔리지 않는 시대로 돌입한 뒤라 아쉬움을 남겼다.
2017년 세가퍼블리싱코리아의 행보는 주목할 만 했다. 다른 퍼블리셔를 통해 한국에 게임을 내던 방향에서 한국 지사를 통해 직접 게임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크게 선회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 '페르소나' 시리즈 신작도 2018년 한국어화 정식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라 2018년엔 더 활발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에도 플랫폼 홀더들과 퍼블리셔들의 한글판 타이틀 출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인디게임에서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으로 라인업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한편으로 2017년에도 감지된 잘 팔리는 타이틀과 그렇지 않은 타이틀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퍼블리셔들의 마케팅 노력이 요구되는 시대의 시작이다.
국내 콘솔게임사들에게 2017년에 대한 소회와 함께 2018년 전망을 들어봤다.
2018년을 맞이한 플랫폼 홀더들의 고민과 각오
한국닌텐도는 스위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한시름 덜었지만 서드파티 게임들의 판매가 저조한 점은 고민거리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출시 수량을 조절하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들여오고 싶어도 들여올 타이틀이 마땅치 않다는 게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의 고민. 일단 플랫폼이 잘 나가니 해외 출시되는 타이틀의 한국어화 출시는 활발히 이뤄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K)의 고민은 장착률 저하다. 하드웨어 판매는 꾸준히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장착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신규 진입하는 게이머들이 초기에 구입한 타이틀 외에 신규 구입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다는 분석.
SIEK는 2018년 PC 및 모바일게임 유저들에게도 콘솔게임의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PC, 모바일게임 유저가 콘솔을 구입하는 경우는 늘고 있지만 구입한 콘솔을 메인 게이밍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낮다는 판단 하에 라인업에 신경쓰는 한편, 콘솔 구입까지 유도하는 작업도 계속 하겠다는 뜻이다.
SIEK 측은 2017년 한해를 돌아보며 "저희 SIEK는 올 한해 플레이스테이션4와 플레이스테이션4 Pro, PS VR 등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다양한 콘솔 타이틀을 한국어 버전으로 발매해, 플레이스테이션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전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전했다.
2018년 계획에 대해서는 "2018년에도 SIEK는 유저 여러분들과 항상 소통하는 자세로, 플레이스테이션만의 독점작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어 타이틀 발매와 적극적인 프로모션 및 체험 활동 등을 통해 기존 콘솔 유저뿐 아니라 PC 및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도 콘솔 게임만의 즐거움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레이스테이션 체험 기회를 전국적으로 늘려나가는 한편 한국어화 타이틀 확대에도 힘쓴다는 전략.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이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 자체가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게임피아, 2018년에는 'EA' 타이틀 한글판 꼭 성사시킬 것
캡콤 및 EA 타이틀을 국내 출시하고 있는 게임피아는 2017년 캡콤 타이틀이 다수 한국어화 출시되었고 특히 '바이오하자드7' 등 좋은 평가가 판매량으로도 이어진 타이틀이 나와 좋은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EA 타이틀의 한국어화는 2017년에도 성사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2018년의 게임피아 역시 '몬스터헌터 월드'라는 굵직한 타이틀이 있어 좋은 안해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EA 타이틀 한국어화도 꼭 성사시키겠다는 것이 게임피아의 각오.
게임피아 측은 2017년을 돌아보고 2018년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전해왔다.
"2017년은 성공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한해였습니다. 먼저 CAPCOM 라인업의 선전이 두드러진 한해였습니다. 특히 바이오하드7의 성공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동안 CAPCOM제품에서 쉽게 볼수 없었던 현지화된 한국어 버전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출시 될수 있는 신호가 되었다고 불수 있습니다. 이후 마벨VS캡콤 인피니티, 데드라이징4 프랭크빅패키지 등이 한국어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고 전폭적인 협력을 해준 CAPCOM ASIA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몬스터헌터 월드 PS4 버전을 한국어로 출시할 수 있게 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CAPCOM ASIA와 몬스터헌터 월드 한국어 버전 출시가 협의되었을 때의 기분은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몬스터헌터 월드의 경우 예약판매도 출시일보다 약 3개월 전에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하였고 결과는 대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재까지의 판매량도 왠만한 대작 타이틀 전체 판매량만큼의 수량이 이미 예약판매로 판매가 되었습니다.
2018년 몬스터헌터 월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한글판 출시를 위하여 CAPCOM ASIA와 협력하여 노력할 것이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반면 EA제품의 경우 아쉬움이 많습니다.
한국어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아쉽게도 2017년도 역시 한국어로 제품을 출시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유저분들께 원망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로 인하여 점차 판매량도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한국어 제품을 출시 하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반드시 2018년에는 한글로 된 EA 제품을 만날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2017년 한 해 동안 게임피아 제품을 구매하여 주시고 즐겨주신 유저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2018년에는 더욱 좋은 타이틀을 한글로 즐기실수 있는 해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H2와 CFK의 기조는 '하던대로 더 열심히 잘 하자'
퍼블리셔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 라인업을 계속 더 늘리고 있지만 이미 인디게임들마저 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 라인업 강화와 함께 마케팅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는 게 콘솔게임 업계의 중론이다.
CFK의 경우 기존 컴파일하트 게임들의 한국어판 출시에 더해 라인업 다양화를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7년에는 스팀으로 자체개발 게임과 리마스터 게임들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는데 2018년에도 기존 시리즈를 계속 내면서 라인업 다양화 및 스팀 플랫폼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CFK 관계자는 "2017년은 여러모로 대단히 바쁜 한 해였는데,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를 계속해서 Steam으로 출시하면서, 콘솔용 한글화 타이틀도 함께 준비하고, 여기에 아시아 시장까지 공략하게 되었다"며 "상반기엔 '신옥탑 메리스켈터'와 '4여신 온라인' 하반기에는 '한계돌파 캐슬판처즈'가 유저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2017년에 대해 정리했다.
이어서 "2018년에도 언제나처럼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H2 인터렉티브 관계자는 "올해도 저희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에서 출시한 게임들을 플레이해 주신 모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전한 뒤 "2018년에는 2017년보다 더욱 다양하고 많은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으며, 물론 한국어 로컬라이징도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국내 유저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여 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H2는 2017년 가장 많은 타이틀을 출시한 퍼블리셔였는데, 2018년에는 그보다 더 많은 타이틀을 출시하겠다는 것.
H2 인터렉티브 관계자는 "2017년 말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로 인해 출시할 수 있는 게임의 폭이 더욱 늘어났고, 국내 제작팀의 게임, 그 동안 폐사의 라인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2018년에는 많은 분들이 접하실 수 있도록 준비 할 예정이므로 기대를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꾸준한 투자 결실 맺을까, 서구권 게임으로 라인업 확대 나서는 디지털터치
일본 개발사 게임들에 이어 서구권 게임 확보에도 공을 들여온 디지털터치는 2017년부터 점차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좀비 서바이버 어드벤쳐 '다잉 라이트' 인핸스드 에디션 한국어판 발매를 확정지었는데 근 2년 넘게 끈질긴 협상을 벌인 끝에 성사된 게임으로 기대가 클 것 같다.
하지만 2017년 출시한 라인업은 삼국지13PK를 제외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굴하지 않고 2018년에도 텍스트 어드벤쳐를 포함해 다양한 장르에서 게이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라인업을 가져갈 예정. 올해 성과가 향후 디지털터치 사업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터치 측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해왔다.
"2017년은 전년도보다 매출은 약간 하락하였지만 2016년에 이어서 2017년에도 모든 제품을 한글로 출시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삼국지13PK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기대치에 못 미치는 판매량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해였다.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하여 2017년에는 505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하여 '아세토코르사'를 출시하였고, 이후 신제품들에 대해서도 한국어 지원 제품 발매를 협의중이다.
그리고 테크랜드의 '다잉라이트 인핸스드 에디션' 한국어 버전을 2년여 협상 끝에 마침내 계약을 하게 되었다.
2018년 1분기에만 '진삼국무쌍8'을 필두로 '진격의 거인2', '리디&수르의 아틀리에', '다잉 라이트'등의 라인업이 출시되며, 그 이후에도 아직 발표하지 않은 한국어 제품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2018년 역시 전 제품 한국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양한 라인업을 통하여 디지털터치 제품을 구매해주신 유저분들께 보답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게이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HAPPY NEW YEAR!!!!!!!"
공격적인 라인업 확대, 스위치에도 관심 커진 인트라게임즈
인트라게임즈는 2017년 '철권7'과 '어쌔신크리드 오리진' 등 대작 타이틀이 예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좋은 한해를 보냈다. 인디게임 및 자체 퍼블리싱 라인업도 공격적으로 늘려 2018년에는 더 많은 게임을 출시할 예정.
특히 스위치로 출시한 '디스가이아5'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스위치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커진 상황. 2018년에는 스팀 플랫폼 진출도 예상되어 다양한 플랫폼으로 많은 게임을 출시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2017년은 풍성한 라인업으로 정신 없이 바쁜 한 해였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철권7, 슈퍼로봇대전V,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등이 있었고, 모두 최고의 호응을 얻으며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타이틀들입니다.
그 밖에도 일일이 나열하기는 힘들지만 약 35종의 타이틀을 발매했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잘 헤쳐왔다고 생각합니다.
라인업 증강 부분에 있어서는 아이디어 팩토리, PD Design Studio, Team 17 등이 새로운 파트너로 합류하게 되었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닌텐도 스위치라는 신규 하드웨어가 국내 정식 발매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고, 런칭 타이틀로 준비한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5'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서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닌텐도 스위치의 라인업에도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도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많은 한국어화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대작 타이틀도 포함되어 있고, 마이너 타이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타이틀을 한글로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그 안에는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또한 포함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 드립니다.
2018년에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만, 역시 중요한 것은 국내의 유저들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지금까지 인트라게임즈의 제품을 애용해주신 유저 여러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답의 형태라는 것이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프로모션이 될 수도 있고, 상품 자체가 될 수도 있는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유저 여러분들의 의견에 귀기울일 것입니다"
2018년은 2017년에 이어 모든 퍼블리셔들이 앞다퉈 라인업을 늘려나가는 한해가 될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추세대로 잘 되는 타이틀과 그렇지 않은 타이틀 사이의 간극이 벌어진다면 어느 순간 한계가 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콘솔 하드웨어를 구입한 게이머가 계속해서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게 만들기 위한 마케팅 활동이 더욱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해외의 이름난 개발사들이 대부분 국내 거래처가 생겼고 '이 게임도?' 싶은 타이틀까지 다 한국어화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승부해야 할지 더욱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 봐야할 것이다.
스위치로 출시되는 타이틀도 늘어날 텐데, 퍼스트파티 게임이 아닌 서드파티 타이틀들이 어느 정도 선전하는가가 향후 국내에서 스위치 플랫폼의 위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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