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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라이스 대위와 함께 금의환향,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등록일 2019년11월01일 13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2007년은 슈팅 게임에 있어 기념비적인 해였다. 슈팅과 '플라즈미드'의 '원투펀치' 플레이와 해저도시 '랩쳐'를 배경으로 한 충격적인 반전 스토리로 유저들을 '충격'에 빠트리며 그 해 'GOTY' 최다 수상을 차지한 '바이오쇼크',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특유의 상상력과 당시 최고 수준의 그래픽으로 중무장한 '크라이시스',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들과 병과 기반의 팀플레이 슈팅 게임을 대중화시킨 '팀포트리스 2' 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해였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슈팅 마니아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타이틀이 다름 아닌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였다. 실제 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영화 같은 연출과 뛰어난 몰입도를 자랑하는 이 타이틀은 FPS의 판도를 완전히 바꿈과 동시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레일슈터의 선구자이자 싱글 슈팅 게임을 대표하는 타이틀로 우뚝 서게 했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평가가 오락가락 하기도 했다. '블랙 옵스 4'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시리즈 특유의 싱글 플레이가 완전히 빠진 채로 발매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월드 워 2(WWII)'는 2차 세계 대전으로 회귀하여 호평을 받았지만, '모던 워페어 리마스터드'는 몇몇 개선점 외에는 말 그대로 '리마스터' 정도에 그쳤다. '인피니트 워페어'는 미래전으로 변화를 모색했으나 유저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혹평을 감수해야 했다.

 

이 가운데 발매된 신작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이하 모던 워페어)'는 이전 작보다 나아졌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유저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인피니티 워드는 리마스터도, 리메이크도 아닌 '리부트'를 선택했다. 엔진 교체와 새로운 스토리, 다시 돌아온 싱글 플레이 등을 포함한 과감한 리부트를 통해 새로이 옷을 갈아입은 '모던 워페어'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냈는지 '모던 워페어'를 직접 플레이 해봤다.

 


 

리부트는 '합격점', 싱글과 멀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의지 엿보여

개인적으로 인생 게임 중 하나로 꼽는 '바이오쇼크'를 비롯해, 각자의 개성으로 한 획을 그었던 슈팅 게임들을 해오면서 '자고로 슈팅 게임은 영화 같은 연출과 쏘는 맛이 살아있는 싱글 플레이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이상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래서 과도하게 멀티플레이에 집중했던 '블랙 옵스 4'에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싱글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 그리고 과거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멀티 플레이를 즐겨 했던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인피니티 워드의 의지가 엿보인다. 실제로 이번 '모던 워페어'는 싱글과 멀티 모두 그 완성도가 상당히 높고 만족스럽다.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에 대한 감상을 적기에 앞서, 이번 '모던 워페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엔진 교체로 인한 그래픽이다. 레이트레이싱이나 엠비언트 오클루전을 적용하지 않아도 상당히 수준 높은 그래픽을 자랑하며, 인텔 i7-7700K, 지포스 1080 8GB, 램 16GB 정도의 사양만으로 인게임에서 별다른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최적화도 잘 되어있다. 다만 많은 유저들이 이미 경험한 컷씬에서의 프레임 드랍은 게임의 몰입감을 방해해 아쉬웠다.

 

컷씬에서의 프레임 드랍은 전체적인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영화' 그 자체인 싱글 플레이
우선 싱글 플레이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점은 단순히 수식어로 끝나지 않는 진짜 '영화 같은' 연출이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대표 레일슈터 게임이자, 쉽사리 쫓아가기 어려운 선구자임을 유감 없이 증명해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블랙 옵스 4'에서 싱글 플레이가 없었음에도 전체적인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에, '굳이 시간과 자원을 들여 싱글 플레이를 개발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깊었을 것 같다. 인피니티 워드가 내놓은 답은 '싱글 플레이가 필요하다' 였고, 그 대답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이번 싱글 플레이를 즐기면서 마치 '반지의 제왕'이나 '매트릭스'와 같은 장편 3부작 영화를 몰아서 감상하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이러한 레일슈팅 기반의 영화 같은 싱글 플레이 구성이 이제는 다소 '올드'하다는 느낌을 준다. 분명 이번 '모던 워페어'의 싱글 플레이 캠페인은 역대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잘 만든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레일슈팅 게임을 여러 차례 경험해본 사람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연출이나 그래픽의 발전만으로는 한계가 왔다는 느낌이다. 지금과 같은 완성도에 더해, 인사이트(Insight)가 있는 스토리로 차별화를 꾀하는 방향도 좋을 것 같다.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네 명의 메인 캐릭터. 나쁘지 않은 '케미'를 보여준다
 

'안단테'와 '프레스토'를 넘나드는 템포와 최고 수준의 몰입감
'콜 오브 듀티'식 레일슈팅의 핵심 중 하나인 미션의 템포 조절도 그대로 잘 구현되어 있어 만족스럽다. 민간인으로 위장하여 헬리콥터를 폭파시키는 '파라'와의 잠입 미션으로 숨을 고르며 템포를 낮추는가 하면, 어느새 전장 한복판에서 거치된 총기를 마구 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정도로 플레이어를 흔들어 놓는다. 계속해서 같은 음식만 먹으면 금방 질리는 법이다.

 
최고 수준의 현장감과 몰입감도 칭찬하고 싶다. 이러한 현장감의 기반에는 전투와 사운드가 있다. 우선 전투는 묵직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또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캠페인 첫 미션인 '전장의 안개'에서 접하게 되는 불이 꺼진 건물 내부의 전투는 숨을 쉬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야에 잠깐 잡혔다가 사라지는 적과의 교전 직전 느껴지는 긴장감은 상당하다.

 

마찬가지로 프라이스 대위와 함께 런던에 침투한 테러범들을 처리하는 '대청소' 미션은 실제 임무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각 방과 층을 '청소'할 때마다 느껴지는 긴장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야간투시경 없는 어두운 공간에서의 교전은 긴장감 넘친다
 

더빙과 총기 격발음, 폭발음 등의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소리들은 현장감을 한껏 돋운다. 특히 총기 격발음의 경우 사실적이면서도 매우 묵직하며 이 때문에 한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게임을 할 때 헤드셋을 착용하고 플레이 하기를 권하고 싶다.

 

한국어 더빙의 경우 몰입을 해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몇몇 대사에서 마치 TV 외화시리즈를 보는 듯한 다소 어색한 느낌이 남아있다. 캐릭터의 입 모양에 맞춰 대사를 맞추기 위해 뜸을 들이거나, 대사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제로 전장에서 사용할 법한 과도한 비속어까지 과감하게 사용하면서 전장의 분위기를 살리고자 한 점은 분명 칭찬하고 싶다. 또 한국어 더빙 덕분에 게임의 몰입도가 한 차원 높아진 것도 호평해야 할 것이다. 다만 조연 성우들의 연기가 조금만 더 좋았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번역이 조금 더 실생활에서 쓰일 법한 부드러운 문장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련하고 능글맞은 프라이스 대위의 모습은 여전하다
 

불편하지만 이해되는 의도된 연출
발매 전 국내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인피니티 워드의 디노 베라노 프로듀서는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이상화된 전쟁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등장 인물들은 일반 사람들처럼 현실적이고, 약하게 느껴지도록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러한 인피니티 워드의 방향성은 게임 속에 잘 녹아 들어있다. 특히 연출 측면에서 과거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노 러시안' 미션 정도의 충격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플레이어로 하여금 감정적인 불편함을 일으키는 연출이 포함되어 있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캠페인 후반부에서의 하디르와 카림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룬 미션이 뇌리에 깊게 남았다. 또 '피커딜리'에서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폭탄을 달고 있는 시민을 난간 아래로 밀어버린 프라이스 대위의 행동, 그리고 미션의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카일 덕분에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며 무덤덤하게 말하는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인간적으로 조명탄 개수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싶었다
 

이러한 프라이스 대위의 캐릭터성에 실망했거나, 또는 그 행동의 정당성 여부를 나누고 싶지는 않다. 참혹한 현실 속 전장을 통해 현실을 조명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인피니티 워드의 의도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피커딜리' 미션에서 막을 수 있는 테러였다고 일갈하는 카일이 오히려 '모던 워페어'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는 겉도는 느낌을 준다. 실제 전장에서도 물론 같은 말을 할 수야 있겠지만, 현실은 '블랙 호크 다운'이 아니라 '제너레이션 킬'에 가까울 것이다.

 

러시아가 과하게 악(惡)한 국가로 표현된 점은 아쉽다. 다만 그 이전에 과연 전쟁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옳은 방향인지, 전쟁에 있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인지 플레이한 유저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연출 및 장치들이 인상적이다. 특히나 그동안 '콜 오브 듀티'가 추구했던 단순한 전쟁 영웅 서사시에서 조금은 벗어나려 한 노력이 엿보여서 더욱 그렇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 놀 거리 풍부한 멀티플레이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핵심이 레일슈팅 중심의 싱글 플레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멀티 플레이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번 '모던 워페어'에서는 멀티 플레이에 힘을 줬던 '블랙 옵스 4'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모드를 통해 폭 넓은 유저층을 멀티 플레이에 유입시키고자 하는 방향성은 그대로다. 인피니티 워드의 디노 베라노 프로듀서가 미디어 간담회에서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궁극의 멀티플레이 그라운드'를 목표로 개발했다는 설명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준비된 다양한 모드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단시간에 승부를 낼 수 있는 2대2 모드인 총격전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과거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의 인기 맵 '인디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총격전은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좁은 공간에서 무작위로 주어지는 총기로 대전하는 이 모드 특유의 긴장감이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즐겼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

 

이 외에도 전통의 팀 데스매치와 데스매치(개인전), 수색 섬멸, 점령, 32대 32의 대규모 인원이 맵에서 경쟁하는 '지상전' 등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UI를 모두 제거하여 현실감을 더욱 높인 흥미로운 콘셉트의 '리얼리즘' 모드도 인상적이었는데, 솔직한 감상으로는 '리얼리즘' 모드는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 많은 유저들이 선호하는 모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짧은 TTK와 하드코어한 게임성은 그대로
물론 멀티 플레이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 지나치게 짧은 TTK와 이로 인한 하드코어한 게임성이다.

 

사실 최근에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나 '레인보우시즈: 시즈' 정도를 제외하면,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등 캐주얼에 가까운 게임들은 TTK가 상당히 길어진 편이다. '배틀그라운드'는 3인칭 기준으로 초 근접거리에서 적과 마주쳐 샷건에 터져버리는 것이 아니고서는 어느 정도 대응할 시간이 주어지며, '오버워치'는 애초에 힐러군이 별도로 있어 전투 시간이 길다.

 

하지만 '모던 워페어'는 TTK가 매우 극단적으로 짧은 편에 속한다. 체감상으로는 과거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즐겼을 때와 유사하게 느껴진다. 대응할 시간도 없이, 또 어디에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이렇게 죽고 나면 '킬 스트릭'으로 호출된 각종 병기들이 또다시 킬을 쓸어 담는다.

 

이렇게 스노우볼 효과가 크고 하드코어한 게임성이 '콜 오브 듀티' 멀티 플레이의 특색이기는 했으나 지금 즐기기에는 다소 마니악한 스타일인 것도 사실이다. 더 많은 플레이어를 멀티 플레이로 품기 위해서는 분명 절충안이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많은 유저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캠핑'에 유리한 맵 구조와 사운드 플레이도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다. 특히 몸을 숨길 수 있는 오브젝트가 너무 많고, 맵 자체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런앤건(Run & Gun) 스타일의 정신 없는 전장이 아닌 캠핑만이 판을 치는 멀티 플레이 상황은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리부트를 통한 '환기' 성공한 '모던 워페어', 후속작이 기다려진다
시리즈가 오래 되었기에 '콜 오브 듀티'에 대한 전환점과 환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워낙 북미 지역에서 '국민 게임'으로 인기가 높지만, 많은 타이틀들이 연례행사처럼 발매되면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모던 워페어'는 인피니티 워드가 2016년 선보였던 '인피니트 워페어'에서 보여줬던 아쉬운 모습들을 완전히 청산하고, 하나의 전환점과 기준을 만들어낸 타이틀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모던 워페어'를 통해 다시 돌아온 싱글 플레이와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는 멀티 플레이로 완성도를 끌어올렸고, 왜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스테디셀러인지 증명해냈다.

 

물론 몇몇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나, '모던 워페어'는 충분히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 출시 3일 동안 전 세계 6억 달러(한화 약 7,000억 원)의 수익을 기록하고 현 세대에 발매된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중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콜 오브 듀티'식 레일 슈팅에 목말랐던 유저,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가 지겨워진 슈팅 마니아들이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타이틀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시리즈의 계속된 발전과 흥행을 기원하며, 인피니티 워드의 귀환을 환영하는 바이다.

 

 

김성렬 기자 (azoth@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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