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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인생의 쉼표 같은 애니메이션, 디즈니 픽사의 '소울'

등록일 2021년02월02일 11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 이 리뷰에는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를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디즈니 픽사의 2021년 첫 영화 '소울'이 지난 1월 20일 개봉했다.

 

소울은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서 각각 다른 성격을 가진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픽사의 재미있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22'가 겪게 되는 특별한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과 캠프 파워스의 연출을 필두로 다양한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소울의 제작에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어른들에게도 난제인 이 작품의 주제

 



이 작품의 핵심 주제는 수많은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들이 "난 내 꿈을 이룰꺼야"라고 말하던 바로 그 '꿈'이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이 그렇듯 소울의 주인공 조도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어한다. 주인공은 아버지를 따라 본 재즈 뮤지션들의 모습에 반해 자신도 연주를 하는 뮤지션의 삶을 매일 꿈꾸지만 현실은 학교의 시간제 밴드 강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언제나 꿈꾸었던 존경하는 뮤지션 도르테아의 무대에 함께 설 수 있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순간이 오게 됐다.

 

지금까지의 전개만 보면 우리가 흔히 보았던 아이돌 애니메이션 전개 방식과 흡사하다. 주인공이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해 동료들과 노력하고 결국에는 무대에 오르는 것에 성공하는 과정 말이다. 하지만 소울의 이야기는 이런 해피엔딩을 위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오디션 후 큰 위기에 빠져 영혼이 되어 죽은 자가 가는 저 세상으로 가게 된 것. 하지만 주인공은 끝까지 자신의 꿈이었던 무대를 포기하지 못하고 22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나고자 한다.

 

나름의 모험을 겪고 뜻하지 않게 22와 함께 지구로 돌아오지만 정작 조의 몸은 22의 영혼이 들어가고 조의 영혼은 곁에 있던 고양이로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조는 22의 옆에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을 이해해가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한편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서 유명한 문제아 22는 그토록 오기 싫었던 지구에서 경험하는 것이 늘어날수록 소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마음 속 남은 한 조각을 채우게 된다.

 

이 부분이 소울이 다른 애니메이션과 달리 꿈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은 물론 심지어 조마저도 아이에게 심어줄 인생의 목표이자 목적은 반짝반짝 빛나는 꿈과 미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본인의 꿈에만 심취한 나머지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정작 꿈을 이루고 난 뒤에는 무언가 더 반짝이고 감동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사실에 실망하는 조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어릴 때 말했던 꿈과 어른이 된 시점으로 보는 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주제 자체는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아무리 지금의 디즈니, 디즈니 픽사의 관객 층이 어린이와 유아에 머무르지 않고 성인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주 고객층이 어린아이와 그와 함께 오는 보호자인데 아이들이 과연 이 작품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심지어 이 영화의 핵심 주제는 주인공은 물론 영화 속 링컨, 테레사 수녀와 같은 위인들도 풀지 못한 난제였다는 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다면 조금 더 친절한 의도 전달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처음부터 성인이 대상이었다 하면 할말은 없지만 말이다.

 


 

귀도 즐거운 작품
주인공 '조'가 재즈 뮤지션인 만큼 이 게임에는 재즈를 비롯해 완성도가 높은 OST를 작품에서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가 오디션에서 통과하기 위해 연주한 즉석 합주곡이 눈에 띄었다. 흔히 잼(JAM)이라 부르는데 정해진 악보보다는 각자 뮤지션들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최대한 담으면서 서로의 연주를 맞춰 나가는 연주 방식을 말한다. 이 때문에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상황과 참여하는 뮤지션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재미있는 방식이다.

 

이 즉흥 연주는 개인적으로 조를 참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조의 경우 하나의 목표를 갖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삶을 살았던 인물로 나온다.

 

그 합주에서 조는 갑작스러운 연주 시작으로 인해 처음에는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연주를 즐기고 중간부터는 자신의 감정에 심취해 다른 사람의 연주에 집중하지 않고 자신만의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른 뮤지션 애니메이션에서야 팀워크를 우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로 거절 당할 일이었겠지만 잼의 또 재미있는 점이 누군가 흥이 올라 폭주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에 맞춘 연주를 하면서 곡의 흥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주 자체는 마무리 되었다. 이런 재즈와 즉흥 연주의 특징을 알고 보면 연주하는 장면이 조금 더 재미있게 보일수도 있을 듯 싶다.

 


 

한편, 소울의 한국 개봉 버전에서만 볼 수 있는 명곡이 하나 있다. 바로 이적의 엔딩 크레딧 곡인 '쉼표'이다.

 

쉼표는 이 작품을 보고 이적이 영감을 받고 만든 곡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영화를 보기 전에는 왜 디즈니 픽사의 작품의 엔딩 곡을 이렇게 쓸쓸한 느낌이 나는 곡으로 선정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서야 이 노래를 다시 들으면 왜 이적이 이 곡을 이렇게 작곡하고 가사를 썼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소울을 볼 생각이 있는 예비 관객이라면 영화를 본 후 쉼표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 개인적으로 뇌리에 강하게 남은 대화가 하나 있었다. 주인공이 그토록 바라던 무대를 끝내고 나와 조와 도르테아가 나눈 대사이다. 꿈의 무대를 마치고 생각보다 극적인 변화가 없어 실망한 조에게 도르테아는 바다로 가는 것이 목표였던 물고기가 자신이 있는 곳이 바다임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때 그 물고기가 했던 말이 “난 바다로 가고 싶었던거에요. 이런 물 속이 아니라”라는 말은 곱씹을수록 개인적으로 허를 찌르는 일화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평범한 일상이라고 생각하며 지나가던 나태한 나날들이 과거 언젠가의 내가 꿈꾸던 날들은 아니었을지, 그리고 그 나태한 삶 속에서 너무 사소하다고 작다고 무시하고 중요한 것을 지나치진 않았는지 영화는 말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해석이고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 하나뿐만이 아니다. 결국은 모든 것을 포기한 조 앞에 제리가 열어준 작은 문에도 어쩌면 제작진의 응원의 메시지가 있었을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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