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핵 앤 슬래시 RPG, '디아블로 2'의 리마스터 버전인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이 드디어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로 유저들과 만났다.
'블리즈컨라인'을 통해 처음 공개된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숱한 이슈를 몰고 다니며 많은 관심을 받은 타이틀이다. 그동안 블리자드가 선보였던 '리마스터', 혹은 '클래식' 타이틀들은 늘 그래왔고, '디아블로 2' 또한 한 시대를 풍미한 타이틀인 만큼 더욱 많은 관심을 받은 느낌이다.
나 또한 학창 시절 새벽 6시에 일어나, 학교보다 PC방에 먼저 도착해 '메피스토'와 '핀들스킨'을 잡다 시간에 맞춰 등교를 하던 추억이 있다. 경쟁 관계에 있던 PC방 간의 자존심을 걸고 열린 PK 대회에서 단골 PC방 대표로 출전해 우승하거나, 이름도 나이도 모르던 아저씨와 함께 아이템을 주고 받으며 '디아블로 2'를 즐기던 즐거운 추억도 떠오른다.
아마도 현재 3040 게이머라면 '디아블로 2'를 해보지 않은 사람을 손에 꼽기 힘들 정도일 것이다. 테스트 시작 당일 국내외를 막론하고 화제의 중심에 선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을 직접 플레이 해본 소감을 전한다.
추억과 게임성은 그대로, 그래픽은 '업그레이드'
이번 테스트는 액트 2의 보스 '듀리엘'을 잡는 것 까지만 즐길 수 있는 짧은 분량이고 또 멀티 플레이가 아닌 싱글 플레이로 제한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야 했다. 하지만 학창 시절을 '디아블로 2'와 함께 보낸 입장에서는 이번 테스트가 오랜 만에 만나는 친구를 본 것처럼 상당히 즐거웠다.
일단 게임성은 '디아블로 2' 그대로이므로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래더 시즌 초기에 무일푼으로 '파볼오브' 소서를 키우고, 어느 정도 템이 갖춰지면 '해머딘'을 키우고,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신뢰마'나 '재벌린마'를 키우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오랜만에 '맨땅 헤딩'을 하려니 '스텔스'나 '꽃잎' 등 초반용 룬워드의 순서가 잘 생각이 나질 않았는데, 조합을 기억해내는 그 과정 마저도 즐겁게 느껴졌다.
이러한 게임 내적인 과거의 추억과 향수는 그대로이면서도, 현재 시점에 걸맞는 고해상도 그래픽과 EFX, 광원 효과, 그림자 등이 몰입감을 더한다. 캐릭터 외형 등 일부 아쉬운 요소들이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감마 값을 기본으로 두면 '디아블로 2' 특유의 음침하고 '다크'한 느낌을 감상할 수 있다.
분명 게임을 이루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내가 알던 그 '디아블로 2'이지만, 업그레이드 된 그래픽 덕분에 신선하면서도 흥미롭다. 특히나 새로워진 그래픽으로 구현된 스킬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 관계상 많은 캐릭터를 육성하거나 스킬을 사용해볼 수 없었지만 상당히 만족스럽다.
커진 창고, 개선된 UI 및 UX도 '만족'
기본적인 게임성은 원작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UI, UX 측면에서의 개선 및 변경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원작에서의 창고 크기가 100칸으로 확장된 것과 공유 보관함이 새로이 추가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현재로서는 크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아마도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이 정식 발매되고 난 이후 시간이 많이 흐른다면 다수의 캐릭터, 늘어난 창고도 파밍한 아이템 때문에 부족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UI의 기능적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다만 알려진 바와 같이 '패힛'이나 '패캐', '매찬' 등 한 눈에 표시되지 않았던 추가 스탯들을 살펴볼 수 있는 '어드밴스 스탯' 창이 추가됐는데 추후 캐릭터들을 빌드에 맞춰 세팅할 때 수치 계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착용 아이템과 획득한 아이템을 곧바로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 편의성을 더했다. 아이템 세팅이 어느정도 갖춰지고 나면 크게 쓸 일이 없겠지만, 막 처음 시작해 아이템을 비교하거나 할 때 도움이 크게 될 기능이다.
소소하게나마 타운 포탈, 아이덴티파이의 남은 잔량이 스킬 창에 직접 표시되는 점, '디아블로 3'와 같이 금화를 자동으로 획득하는 기능, 용병의 스킬과 스탯을 보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 점 등도 게임 플레이를 쾌적하게 하는 기능들이다.
또 퀘스트를 진행할 때 새로운 목표로 갱신되면 별도의 메시지가 표시되는 점, 색맹인 유저들을 위한 설정, 미니맵의 위치 및 크기 선택과 자동 투명도 조절 기능, 두 번째 무기에 별도로 적용되는 키 바인딩 등 다양한 편의 개선점들이 눈에 띈다.
이러한 기능들은 정말 말 그대로 소소하지만, 워낙 게임이 오래되었고 UI, UX 측면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던 만큼 추가되는 것 자체가 반갑다.
첫 인상은 '합격점', '참' 인벤토리 등 UX의 추가 개선 필요해
이번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에서는 말 그대로 게임의 전반적인 모양새, 그리고 '테스트' 그 자체에만 집중된 느낌을 준다. 게임 내적으로는 크게 변화가 없지만, 이전에 실시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의 질문을 보면 완전히 그대로 내는 것 보다는 유저들의 많은 요구가 있는 점은 개선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의 첫 인상은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리즈의 특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새로이 구현된 그래픽, 오래된 게임에 반드시 필요했던 편의 기능들의 추가 등이 인상적이다.
다만 아직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도 있다. 다름 아닌 '참' 전용 인벤토리, 물약 및 보석 겹치기 등의 편의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들은 '프로젝트 디아블로 2' 등의 인기 모드에서 이미 구현되어 있는 상태다. 특히 '참'의 경우 부족한 인벤토리를 야기해 UX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불편한 요소인 만큼 이후 멀티 플레이 테스트, 혹은 늦더라도 정식 발매 시점에서는 게임 내에 구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강력한 일부 아이템들에 대한 조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희대의 OP 룬워드 '수수께끼'가 대표적일 것이다. 물론 고급 룬이 들어가는 만큼 만들기 쉬운 편은 아니지만, 있고 없고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 수준이다. 이번 테스트는 말 그대로 기술적인 측면을 테스트하는 것인 만큼 밸런스 조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이후 밸런스 조정이 이루어질지 지켜봐야 하겠다.
단순히 몇몇 UI 및 UX의 개선과 그래픽 리마스터에서만 그친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하지만 '디아블로 3'가 그러했듯이 꾸준한 업데이트와 개선, 시즌 초기화 등 현재 시점에 걸맞는 게임으로 개선 및 변경이 이루어진다면 분명 다시 즐겨 볼만한 매력적인 타이틀임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 시대를 풍미한 타이틀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개선된 UI, UX를 갖춰 게이머들을 찾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나를 포함해 당시 '핀들스킨'과 '메피스토' 그리고 '바알'과 소를 수도 없이 잡았던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다음 테스트 그리고 더 나아가 정식 발매까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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