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에 이어 '검은사막 모바일'까지 中 외자 판호 발급... 국내 게임, 중국 서비스 물꼬 트이나

등록일 2021년07월06일 11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의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들썩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외자 판호를 발급 받은 지 약 반 년 만, 지난 2월 33종의 외자 판호 발급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펄어비스는 2020년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판호 발급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며, 발급이 이루어지는 대로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있도록 현지 퍼블리셔와 긴밀하게 협업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펄어비스를 비롯한 게임주 전반이 크게 상승세를 보이는 등 주식시장에도 국내 게임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전에 판호 발급을 신청해 둔 게임들 또한 언젠가는 판호를 받아 중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난 것.

 

반면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을 당시와 같이 그저 극소수의 '특별 케이스'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대두됐다. 짧게는 반년, 길게는 수년 가까이 대부분의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중국 게임들은 국내에 적극 진출해 실적을 올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기할 수 없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게임 시장 중국

판호 발급이 국내 게임업계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은 수출 의존도가 비교적 높고, 수많은 현지의 인구를 바탕으로 여전히 게임산업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 상업적 활동을 하고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호재이며, 현재 시점에서는 진출 후 성공할 수만 있다면 중국 만한 시장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각각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로 현지에서 소위 '대박'을 쳤고, 오늘날 까지도 두 게임은 각 게임사들의 주요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이 두 회사뿐만 아니라 최근 IPO 절차를 밟고 있는 크래프톤의 경우, 그동안 부정했었던 텐센트와의 '화평정영'을 통한 밀월 관계와 수수료를 통한 높은 실적이 공개되고 결국 올해 국내 증권시장에 최대 규모의 상장이 예고되면서 중국 시장의 규모와 '하이 리턴'에 대한 증명도 다시 이루어졌다.

 

하지만 2017년경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외교갈등을 계기로, 물밑에서 시작된 '한한령'과 의도적인 판호 미발급이 계속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진길은 사실상 막혀있는 상태였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타 국가들의 게임에는 꾸준히 판호가 발급되어 왔으나, 유독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냉혹하게 대응해왔다.

 

중국 시장 진출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판호 발급은 '천수답' 주장도

물론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등 몇몇 게임의 판호 발급이 이루어졌으나 극소수의 게임만이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에 대한 판호 발급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반년, 1년에 몇 개의 게임에만 조금씩 판호를 내주는 것을 보며 기대감을 갖는 것이 '천수답' 농사와 같다는 냉정한 분석도 나왔다. 중국 정부가 내키는 만큼만 극소수의 게임에 판호를 내주며 '생색내기'를 하고 있는데, 이것에 국내 게임업계가 일희일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판호를 발급 받았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현지에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소수의 '고래' 유저들을 중심으로 큰 매출을 올리는 방식의 BM에 대한 고도화와 MMORPG 장르에 국한된 발전은 이루어졌지만, 반대급부로 다수의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잘 짜인 BM이나 색다른 게임성 측면에서는 중국 게임사에게 추월 당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일찌감치 나오던 실정이다.

 

'던파 모바일'부터 '미르4'까지, 中 현지 서비스 가능할까

하지만 하이 리스크가 있음에도 하이 리턴이 있는 만큼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진출을 완전히 포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수년 전부터 판호를 신청해 둔 게임은 여러 개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다. 게임은 지난해 8월 1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출시 하루 전 론칭이 갑작스럽게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당시 출시 일정 연기의 대외적 이유는 중국 정부의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 규정 준수를 위한 시스템 추가였다. 중국 정부가 의무적으로 게임에 게임 과몰입 방지 시스템을 탑재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웠는데, 이를 지키기 위해 시스템을 추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이미 판호를 발급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모종의 이유로 게임의 서비스를 금지해 현재까지도 서비스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수년 전 판호를 발급 받았을 당시와 비교해 게임이 달라졌음을 걸고 넘어졌거나, 혹은 중국 정부의 텐센트에 대한 압박의 간접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번에 판호가 나온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아이드림스카이가 퍼블리싱한다. 아이드림스카이는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게임사다. 중국 현지에서 적지 않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템플런'과 '꿈의정원', '후르츠 닌자' 등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게임들을 퍼블리싱한 경험이 있다. 국내에는 2017년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 특히, 텐센트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텐센트가 중국에 서비스 할 예정인 다른 국내 게임들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검은사막 모바일'과는 달리 '검은사막'의 퍼블리셔 계약을 맺은 것은 스네일게임즈다. 스네일게임즈는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와 '구음진경' 등으로도 국내에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게임사다. 양사는 이미 2017년 경부터 '차이나조이' 현장에 부스를 내는 등 일찌감치 중국 현지 진출을 위해 준비했으나 아직까지도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함께 같은 날 스튜디오비사이드가 개발한 '카운터사이드(중국명 异界事务所)' 또한 판호를 발급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신문출판서 공식 홈페이지에 표기된 회사는 상하이 지순 정보기술유한공사이며, 중국 서비스 권한을 가진 곳은 '게임빈즈'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진출은 국내 서비스를 담당한 넥슨과는 관계가 없다.

 

한편, 판호 하면 뺴놓을 수 없는 게임사가 바로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중국 진출 및 판호와 관련해 가장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게임사로, 국내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미르4'를 중국 현지에 서비스할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각종 기자 간담회와 컨퍼런스 콜 등의 공식 석상에서 판호 발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특히 '미르' IP는 중국 현지에서 '국민 게임' 급으로 인지도와 인기가 높아, 서비스가 확정되기만 한다면 실적 퀀텀 점프가 가능할 전망이다.

 



 

장현국 대표는 컨퍼런스 콜에서 '미르4'의 중국 출시에 대해 "중국이기 때문에 직접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다만 '미르4'도 결국 구조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에게 라이선스를 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중국 현지에 라이선스를 준 게임들이 판호 문제 없이 출시가 되었다는 것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 내년이면 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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