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리듬 게이머들을 위한 헌정(獻呈), 환골탈태 후 돌아온 '이지투온 리부트 : R'

등록일 2022년04월27일 11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오노비스와 스퀘어 픽셀즈의 PC 리듬게임 '이지투온 리부트 : R(이하 '이지투온')'이 지난 14일 1년여 간의 얼리액세스를 마치고 정식으로 출시됐다.

 



 

초호화 라인업으로 무장한 신규 DLC '프레스티지 패스', 그리고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코드네임 바이올렛', 'FINAL EX'의 비주얼을 옮겨 담은 '퀀텀 컴플렉스' 테마까지 준비된 정식 론칭은 리듬게이머들 사이에서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번 정식 출시는 단순히 얼리액세스 졸업, 화려한 작곡가 라인업으로 구성된 DLC의 출시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식 출시와 '프레스티지 패스'는 그동안 네오노비스와 스퀘어 픽셀즈가 시리즈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내놓은 해답이자 새로운 도약의 시작점이다.

 

 

 

 

와신상담 '이지투온 리부트 : R', 결과로 증명하다

유독 국내 리듬게임들은 그 역사가 다사다난하다. '디제이맥스', 'EZ2DJ', '펌프 잇 업!' 모두 저마다의 어려움을 수도 없이 겪었다. 리듬게이머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이 세 IP가 모두 살아남아 현재까지도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겠다. 특히나 리듬게임이 마니악한 장르로 분류되는 태생적 단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중 'EZ2' 시리즈의 정신적 계승작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내세운 '이지투온'은 '레트로'와 '리부트' 두 가지 버전으로 서비스 되었지만 아쉽게도 그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많은 게이머들에게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또 그만큼 게이머들이 느낀 실망감도 컸다.

 



 

'이지투온'이 '스팀' 플랫폼을 통해 론칭 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든 우려도 결국 국내 리듬게임 프렌차이즈들이 겪었던 고충과 숱한 서비스 종료 등 '고생길'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초기 얼리액세스 버전의 리뷰에서 기자는 초기 심했던 버그와 일부 기능의 미구현,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음원과 첫인상이 아쉽다는 평을 했다. 어릴 적 'EZ2DJ 3rd Trax'을 즐겨 했던 추억이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분명 그곳에 내가 원하던 추억은 있었지만, 그 이상은 부족했다.

 

하지만 네오노비스, 스퀘어 픽셀즈는 와신상담하여 말 그대로 결과로 증명해냈다. 얼리액세스 론칭 초기만 하더라도 부정적 평가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현재 정식 버전의 '이지투온'은 완벽하게 환골탈태했다.

 

이 때문에 얼리액세스 초기에만 잠깐 게임을 즐긴 후 현재 정식 버전을 다시 플레이 해본 유저들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식 론칭 이후에도 '스팀'을 켤 때마다 매일같이 개선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솔직히 개발진의 건강이 걱정될 지경이다.

 



 

그동안 클라이언트 전면 재개발을 시작으로 패턴의 전면 수정, ASIO와 엔비디아 리플렉스, 라이브 컨트롤, 버튼 색상 변경 등 리듬게이머들을 위한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멀티플레이와 코스 모드 그리고 베이직 모드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유저층 흡수를 위한 노력도 이루어졌다. 심지어 '프레스티지 패스'를 통해 '이지투온'은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까지 갖추게 됐다.

 

모든 것이 단 1년 만에 이루어진 결과물 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다. 얼리액세스 초기만 하더라도 엄청난 비판을 감내해야 했던 게임이 약 1년 사이에 이렇게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변화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쉽사리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저런 말을 적었지만 요약하자면 한 마디로 놀랍다. 한편으로는 개발진의 끝없는 열정과 노력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마도 'EZ2' 시리즈에 대한 사랑과 애정, 그리고 팬들을 만족시키겠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리듬게임 대통합 이루어낸 '이지투온'

사실 '타임 트래블러'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나는 단순히 아케이드 시리즈의 수록곡들을 옮겨 담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들을 섭외한 무난한 라인업을 갖춘 오리지널 DLC를 내는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레스티지 패스'의 등장으로 인해 이것은 완전히 안일하고 틀린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개발진은 'EZ2'에 '진심'이었다.

 

얼리액세스 구매자들에게 '코드네임 바이올렛'을 무료로 제공한 점도 인상적이다. 당장 현재의 매출보다 프렌차이즈의 영속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발진의 의도가 엿보인다. 솔직히 '타임 트래블러'처럼 그냥 냈어도 될일이다. 하지만 네오노비스와 스퀘어 픽셀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앞으로 아케이드 시리즈의 DLC들이 예정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특유의 감성적인 비주얼과 수록곡 'Houseplan'이 포함된 'NT'를 가장 기대하고 있다.

 





 

DLC 이야기를 꺼낸 만큼 '프레스티지 패스'에 대한 이야기도 당연히 해야겠다.

 

프로듀서인 'FOX-B'는 '프레스티지 패스'를 소개하며 리듬 게이머들을 위한 '헌정(獻呈)' DLC라고 언급했다. 1주년 기념 방송에서 그가 "저도 놀랐습니다"라고 말했던 것은, 정말 그도 이루어질 줄 몰랐기에 한 말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인업이 정말 말도 안되기 때문이다.

 

'이지투온'은 '프레스티지 패스'로 플랫폼과 게임 그리고 시대까지 가리지 않는 '리듬게임 대통합'을 이루어냈다. 아마도 과거로 돌아가 "'이지투온'에 이러이러한 작곡가들이 곡을 내고 참여한다"고 하면 헛소리 하지 말라는 대답만이 돌아올 것이다. 1주년 기념 방송을 보면서 나 또한 매우 놀랐다. 말 그대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된 정석 조합 NieN과 이지애, 앞으로 다시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PlanetBoom과 miya의 부부 조합, 두 말하면 입이 아픈 유명 작곡가 Nauts, 시리즈를 대표하는 인기 곡들의 후속 곡으로 돌아온 ND Lee와 전준규의 참여만으로도 이미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선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오키(NAOKI)와 탓슈(Tatsh) 그리고 태그(TAG) 등 비마니(BEMANI) 관련 아티스트들을 비롯해 Yamajet, onoken까지 한 게임에 품었다. 아케이드나 BMS를 즐겨 하는 게이머들이 '이지투온'에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래도록 활동이 없었거나 리듬게임 씬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겨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r300k, M2U 등의 작곡가들도 참여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수많은 리듬게임 음악 중 '최애곡'이 'Heart of Witch'일 정도로 M2U의 오래된 팬인데, 'Over Drying'의 첫 소절을 듣는 순간 특유의 음색 덕분에 그의 참여를 확신했다. 농담이 아니라 너무 반가워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이다.

 





 

멋진 결과물 보여준 개발진에 박수를

'곡이 먼저다'라는 'FOX-B' 프로듀서의 지론과 소신은 이번 '프레스티지 패스'를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 다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워낙 이번 '프레스티지 패스'의 라인업이 화려하다 보니, '추후 나올 DLC는 도대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웃지 못할 걱정이다.

 

'프레스티지 패스' 이후 오리지널 DLC에 대한 부담감은 상당히 클 것 같다. 하지만 리듬게임 팬들과 업계 사이에서 숱한 화제를 모은 만큼, 분명 이후 '이지투온'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발판'임은 분명해 보인다.

 





 

얼리액세스 초기 리뷰에서 기자는 '이지투온'이 아케이드 시리즈와는 또 다른, 그리고 경쟁작들과도 다른 '이지투온' 자신만의 미래를 그려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 방향에 대한 고민과 결정은 오롯이 네오노비스와 스퀘어 픽셀즈의 몫이라고 적은 바 있다. 과거의 '추억'에만 매몰되지 않고, '이지투온'이 앞으로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인기 타이틀이 되기를 담은 소감이었다.

 





 

네오노비스와 스퀘어 픽셀즈가 '타임 트래블러'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유저들에게 보여줬다면, 이번 정식 출시와 '프레스티지 패스'를 통해서는 완전한 해답을 내놓았다. 너무나도 무거웠을 게임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이겨내고 멋진 결과물을 보여준 개발진 모두에게 박수와 응원의 메시지를 함께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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