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23]3년 공들인 '닌자일섬'으로 도쿄게임쇼 찾은 아스테로이드제이 장원선 대표 "꿈 하나 이뤘어, 다음 꿈은 내 게임 패키지 소장"

등록일 2023년09월25일 08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24일 폐막한 도쿄게임쇼 현장에서 응원해 왔지만 도쿄게임쇼에서 보게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개발자와 만났다. 닌자액션 플랫포머 게임 '닌자일섬'을 개발중인 아스테로이드제이 장원선 대표가 그 주인공.

 

장 대표의 '닌자일섬'은 국내 인디게임 행사에서 자주 봤지만, 개발이 길어져 '정말 출시가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고있던(?) 타이틀이기도 하다. 도쿄게임쇼에까지 게임을 가져와 보여준다는 것은 출시가 임박했다는 의미인 것 같아, 도쿄게임쇼를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을 보고 QA 기회로 삼고 있던 장원선 대표를 끌어내어 근황과 일정 등을 들어봤다.

 



 

장 대표와의 대화를 옮겨본다.

 

개발 정말 막바지, 연내 얼리 억세스로 선보일 수 있을 것
이혁진 기자: 이제 정말 출시가 임박한 것인가
장원선 대표: 아마 스팀 얼리 억세스로 먼저 보여드리게 될 텐데, 내년으로 넘어가진 않도록 할 생각이다. 늦어도 연말에는 얼리 억세스로 보여드리게 되지 않을까 한다.

 

BIC 등에서 아주 오래 본 것 같은데 실제로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린 것인가
장원선 대표: 1인 개발이 개발 도중에 돈이 되는 게 아니다 보니 생계 유지를 위한 일도 해야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조금씩 늦어져 여기까지 오게 됐다. 그런데 엄청 오래된 것은 아니고 3년 정도 걸린 것 같다. 일 반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 반이었으니, 실제 개발 기간은 1년 반 정도 아닐까 싶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만들려고 해 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한 것이 많은 것 같고 끝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래서 이제 끊고 출시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숙연해진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고 지적한 것이 미안해지려 한다. 개발 과정에 대해 좀 들려주면 좋겠다

장원선 대표: 1인 개발을 시작한 뒤 즉흥적으로 '이거 재밌겠다' 싶으면 몇 개 만들어 봤는데, 그렇게 만든 게임은 다 망했다. 여러번 실패한 뒤에야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제야 고민을 했다.

 

게임사에 직원으로 다닐 때에는 기획 데이터를 얻기 쉬웠는데, 1인 개발에선 그런 부분이 안 되고 트렌드도 파악하기 어렵더라. 고민 끝에 장르 별로 프로토타입을 8개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해 봤다. 그 중 하나가 '닌자 사이버펑크 플랫포머 액셔게임'이었는데 반응이 가장 좋아서 이거 괜찮겠다 하고 개발을 시작했다.

 

시행 착오도 더 많았던 것 같고 '닌자일섬'은 콘솔게임으로 만들고 싶어서 노력을 더 했다. 모바일게임은 빠른 패치가 가능하니 출시를 하고 유저와 소통하며 고쳐가는 것도 가능하지만 콘솔게임은 퀄리티가 담보되지 안되면 시장의 반응조차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처음부터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처음에는 에셋을 활용해 개발을 시작했는데 도트 작업도 처음 해 봤고 아무튼 뭐든 다 처음 하는 작업이다 보니 계속 고쳐나가야 했고 그래서 개발이 오래 걸렸다.

 

거기에 최소 비용으로 개발해야 하니 혼자 하게 되었고... 그래도 부분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은 덕에 '닌자일섬'을 완성하게 됐다.

 

개발을 마무리하고 출시로 나아가는 느낌은 어떤가
장원선 대표: 겁이 난다. 출시가 되면 '개발중이라서'라고 변명할 수 없고, 오래 만들었으니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3년이라는 햇수로만 보지 말아주시고, 중년 아저씨 개발자의 열정이 담긴 게임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도쿄게임쇼 참가로 꿈 하나 이뤘어, 다음 꿈은 내 게임 패키지 소장하는 것
도쿄게임쇼에서 관람객들에게 '닌자일섬'을 보여주게 되었는데 어떤 느낌인가
장원선 대표: 쟁쟁한 게임들이 너무 많다. 그런 쟁쟁한 게임들이 있는데 제 게임을 와서 플레이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여기 도쿄게임쇼에 출품되어 현장에 속해 있는 것 자체가 도전과제를 하나 깬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잡지 같은 것을 보면서 '언젠가 3대 게임쇼에 내 게임을 전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타이틀을 하나 얻은 것 같고 더 많은 타이틀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음으로는 내가 만든 게임의 패키지가 완성되는 것이 목표인데, '닌자일섬'으로 이뤄지 좋겠다. 패키지는 정말 내고 싶다. 내가 만든 게임의 패키지를 사서 장식장에 꽂아두는 패키지의 로망을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얼리 억세스 이야기가 나왔는데 PC로 낸 후 콘솔에도 순차적으로 나올 거라고 기대하면 될까
장원선 대표: 저부터가 게임기는 종류 별로 다 있는데, 내 게임이 나오면 콘소 별로 다 살 생각이다. 내가 사고 싶어서라도 모든 플랫폼으로 다 내고 싶다. 기자님이 트로피를 딸 수 있게 플레이스테이션 버전도 내고 싶다.

 

생각은 그렇게 하는데 겁이 많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콘솔게이머들이 재미있게 해 주면 좋겠다.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생각하는데, 가격에 비해 괜찮은 게임이라는 정도의 평가를 들으면 저에게 최고의 찬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출시한 다음 계획이 있나
장원선 대표: 가장 힘든 시절에 개발을 시작했고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출시한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게임 완성도가 괜찮다고 받아들여진다면 다음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신작을 또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기회가 없다면 이번이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겠다.

 

기자 주: 이미 CFK와 차기작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DLC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장원선 대표: 일단 반응을 봐야할 것 같다. DLC로 내려고 떼어 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만든 것은 전부 넣어 출시한다. 개발하며 병까지 얻어서 쉬고 싶기도 하고. 반응을 보고 결정해야겠다. 사실 DLC에 대한 구상은 있는데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게임이 잘 되면 저렴하게, 혹은 무상으로 어떻게든 구입해 준 게이머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넣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

 

'닌자일섬'은 슈퍼 히어로 닌자를 그린 게임
인디게임 행사를 직접 가본 게이머라면 '닌자일섬'에 대해 알 텐데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을 위해 게임의 콘셉트를 조금 설명해 주면 좋겠다
장원선 대표: '닌자가이덴'이 모티브라 그 시절 닌자게임들을 오마쥬하면서 게임을 만들었다. 어린 시절 게임을 즐긴 분들이 보면 비슷한 부부도 조금 보이실 것 같다. 그 시절 게임은 매우 어려웠는데, 똑같이 어려운 게임으로 만든 것은 아니고 제 나름의 해석을 담아내려 했다.

 

영향받은 게임은 어떤 것들인가
장원선 대표: '슈퍼 시노비', '스트라이더 비룡' 같은, 닌자가 잠입하는 것이 아니라 슈퍼 히어로처럼 공개적으로 싸우는 그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우리 세대에게는 익숙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처음 보는 느낌일 수도 있겠다.

 

해외에 '닌자일섬'을 공개했을 때 페북 메신저로 '닌자는 이렇게 뛰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루토' 달리기 자료를 보내주는 분도 있더라. 닌자의 이미지에도 세대 차이가 나는구나 하고 조금 고민했는데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어린 시절에는 메가드라이브 액션게임들을 많이 플레이했고 세가를 사랑하다 보니 세가 게임을 많이 접하고 즐긴 것 같다.

 



 

시연 버전에는 난이도 구분이 없던데 본편도 단일 난이도로 가나
장원선 대표: 현재로선 넣지 않고 있다. 필요한가 조금 고민을 했는데, 저부터가 게임을 잘 하는 게이머가 아니라 너무 어렵지는 않은 게임이 된 것 같다.

 

게임이 마음에 든 분들이 스피드런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은 개발중인데, 난이도를 다양하게 해야 할지는 아직 결정을 못 했다. 사실 개발이 버거워서 손댈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기도 하다. 추후 패치나 DLC 형태로 난이도를 추가해 볼까 하는 고민은 있다.

 

어릴 때 하던 게임들은 주어진 난이도를 깨기 위해 도전하는 경험이었다. 누적된 게이머들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클리어 가능하다 믿는다.

 

더 어려운 난이도를 원하는 게이머들을 위한 모드도 생각해 봤나
장원선 대표: 이 장르에 도통하신 분을 모셔서 정말 어려운 모드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자본과 데이터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난이도 부분은 제가 게임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너무 어렵게는 하지 않으려 했다. 이 장르 게임에서 난이도를 높이려면 적들의 체력이 늘어나는 방향이 될 텐데 재미없을 것 같다.

 

현재는 챕터마다 저장이 되는데, 원코인 모드 같은 것은 재미있을 것 같아 추가를 고민중이다.

 



 

결국 챕터 몇개로 마무리한 것인가
장원선 대표: 9개로 정리했다. 챕터마다 초기 구상보다 줄어든 부분도 늘어난 부분도 있는데, 고전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슈팅게임 같은 파트도 들어가고 몇 스테이지는 색다른 형태로 구성하고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는 좀 늘었다. 원래 생각하던 것보다 이야기가 장황해질 것 같아 조금 줄인 부분도 있다.

 

음악은 어떻게 처리했나
장원선 대표: 전문가에게 맡겨 사운드는 꽤 괜찮게 나왔다는 자신이 있다. 신디사이저 음악을 좀 살려주셔서 사이버펑크와 잘 어울리더라. 음악의 힘으로 좀 더 팔리지 않을까 기대될 정도다.

 

구창식 대표도 와 있으니 CFK와 협업은 어떤지도 좀 들려주면 좋겠다
장원선 대표: 가장 힘들 때 다가오시고 손잡아 주신 분이라 불만같은 것은 없다. 돌봐주는 분이 있다는 것이 안심이 되고 전략적, 계산적인 면으로 만나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사한 부분도 있고 출시일이 계속 연기되어 죄송한 마음도 크다. 된다고 하고 일정이 밀리고 해서 전략 세우기 힘드셨을 것 같다. 묵묵히 기다려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퍼블리싱한다는 것은 콘텐츠에 어느 정도 간섭이 있을 수 있는 것인데 개발의 자유를 보장해 주신 점도 좋았다.

 

사전에 훈련된 답변 같은 느낌인데...
장원선 대표: 솔직한 심경을 말씀드린 것이다. 진짜로...

 



 

마지막으로 출시 후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기 바란다
장원선 대표: 개발 과정에서 둘째가 태어나 육어와 병행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두달 가량은 새벽 3시에 자서 5시에 일어나는 생할을 했는데 정말 힘들더라. 육체와 정신 모든 면에서 힘들었는데 육아와 게임 개발은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 그저 열심히 한 것 같다.

 

아저씨 개발자가 최선을 다 했구나 정도가 봐 주시면 좋겠다.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을 텐데, 혼자 만든 것이라는 점을 방패로 세우진 않고 평가를 받아들일 것이다. '이 정도면 괜찮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큰 힘이 되어서 다음 작품에도 도전할 기회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1인 개발자는 모든 것이 다 힘든 법인데 늦둥이까지 태어나서... 가족들이 게임이 출시되면 내가 좀 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더라.

 

다시 숙연해지는데 가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마무리하자
장원선 대표: 와이프가 언제나 저의 가장 큰 지지자라 늘 힘을 얻고 있다. 이거 꼭 기사에 넣어 주시면 좋겠다.. 유부남의 부탁이니 이해 좀 부탁드린다. 그런데 이렇게 부탁하는 것까지 기사에 포함되면 더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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