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전 JRPG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계승한 '백영웅전'

등록일 2024년04월30일 14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505게임즈가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가 개발한 '백영웅전'을 지난 23일 출시했다.

 

백영웅전은 여러 국가가 공존하는 올란 대륙을 배경으로 룬 렌즈의 마법을 강화해 힘을 키우려는 제국에 소속된 장교 세이 케슬링과 변두리 마을 출신의 순수한 소년 노아의 이야기를 그린 게임이다.

 

특히 이 게임은 환상수호전을 개발한 개발진들이 제작한 JRPG로 고퀄리티 도트 그래픽으로 제작된 100명 이상의 영웅들을 나만의 조합으로 팀을 완성해 나가는 재미와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를 자랑한다.

 

개발진들의 전작 환상수호전이 장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백영웅전은 출시 전 진행한 킥스타터 펀딩에서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출시 전부터 JRPG 마니아들의 큰 기대를 받은 백영웅전을 직접 즐겨보았다.

 


 

고전 JRPG의 향수를 담은 게임
백영웅전은 여러모로 여러 JRPG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을 만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도트 그래픽과 다양한 동료를 모으는 군상극의 전개 방식, 시골에서 태어나고 살아 순진하지만 정의감이 넘치는 주인공 '노아'와 그런 주인공의 모습에 큰 깨달음 가진 제국군 소속의 냉철한 성격의 또 다른 '세이'의 캐릭터 설정 턴제 전투 방식 등 여러 요소들이 여러 명작 JRPG에서 만나볼 수 있는 요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부터 JRPG를 즐겨왔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스토리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을 즐겨온 유저들이라면 이 게임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게임 내에 100명 이상의 영웅이 등장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게임 속 세계관 자체가 판타지 소재의 게임이기는 하지만 주 배경인 올란 대륙이 일반적인 서양 판타지 인물은 물론 수인, 오리엔탈 풍의 인물,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한 듯한 캐릭터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100명 이상의 영웅들이 등장한다고 설정을 허투루 한 것도 아니었다. 각 영웅들의 배경을 바탕으로 이들을 내 동료로 맞이하는 방식 또한 나뉘어진 상태이다.

 

단순히 말을 걸면 동료로 따라오는 영웅도 있지만, 특정 몬스터를 잡거나 보스 전투에서 승리해야만 영입할 수 있는 영웅도 있었다.

 

여기에 스토리 상 특정 영웅들끼리 엮이는 스토리와 함께 하는 콤보 스킬까지 있어 스토리는 물론 조합을 구성하는 재미까지 존재해 기존 JRPG 팬들은 물론 최근 모바일게임에서 나만의 덱을 만들어 콘텐츠에 도전하는 방식의 수집형 게임을 즐긴 유저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최신형 게임을 즐기는 나약한 유저들에게는 힘든 게임
1990년대 2000년대 초반 게임을 생각하면 게임 내에서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스토리 상 특정 지역에 가야 한다는 조언은 있었을지언정 거기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거기까지 가야하는지 등의 정보를 주지 않고 마치 개발자가 “네가 한번 찾아봐”라는 듯이 애매모호한 힌트만 여기저기 남겨둔 상태였다.

 

이에 유저들은 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절 관련된 정보가 담긴 잡지를 구하든가 인터넷이 퍼진 뒤로는 누군가가 먼저 깨고 올린 공략을 보며 따라가며 문제를 해결했다.

 

미션을 받으면 미션 장소까지 자동 이동이 있고 미션 장소에서 몬스터를 몇 마리 잡거나 어떤 재료를 수집해야 하고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를 퀘스트 창 등을 통해 하나 하나 제공하는 지금의 게임을 아는 유저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24년 그 시대를 역행한 듯한 게임이 등장한 것. 물론 이 게임이 고전 JRPG 환상수호전의 정신적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고전 게임을 완전 리메이크하는 게임들도 현재 게이머들의 성향을 고려해 배속 전투, 전투 스킵, 상세한 퀘스트 설명 등을 도입 게임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편의성 부분에서만큼은 고전 게임보다 아주 조금 나은 수준을 보일 뿐이다.

 

퀘스트에서 동료를 모으라고는 했지만 동료가 어디 있고 몇 명의 동료를 모아야 되는지 별도의 표시가 없기 때문에 유저가 직접 맵을 돌아다니며 흔한 NPC 느낌이 아닌 화려한 인물들을 찾으러 다녀야 한다. 물론 걔 중에는 당당히 마을 밖에 서있는 영웅도 있지만 일부는 구석진 곳에 숨어 있는 경우도 있어 불필요하게 게임 플레이 시간이 늘어지는 요인이 된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아울러 불친절한 퀘스트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일부 영웅의 경우 영웅이 제시하는 조건을 만족해야 영입이 가능하다. 그 중에는 단순히 특정 던전의 보스를 잡는 것도 있고 특정 몬스터 사냥, 어떤 곳에 가서 다른 NPC와의 대화 등 요구 내용이 각양각색이다.

 

현대적인 RPG의 경우야 NPC의 대사는 제대로 안보고 대화 자체를 넘겨도 퀘스트 창을 통해 내가 해야하는 일을 바로 보여주지만 이 게임은 그런 기능이 없고 대사를 제대로 못 봤다고 대화를 다시 시도해도 시답지 않은 대사가 돌아와 다시 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또한 이동 시 랜덤으로 등장하는 전투에서도 불편한 요소는 여전했다.

 

물론 이 게임의 주요 전투는 유저가 매 턴 신경 써야 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 맞다. 특히 보스 전투의 경우 주변 장치를 이용한다면 적에게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고 아군 영웅들의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기에 전략적인 플레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보스 전투와 같은 주요 전투의 이야기이고 일반적인 필드 이동 시에 등장하는 전투의 경우 아주 적은 양의 바쿠아(골드)와 경험치 획득 때문에 해야하는 반복 전투인데 이 정도 전투는 스킵이나 배속 전투로 빠르게 넘기고 싶어도 이 게임에서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느낌이다.

 


 

이 외에도 불편한 키 설정을 바꿀 수 없다거나 그래픽 리소스의 질감 차이로 인한 이질감, 무분별한 흐린 이펙트 남발로 은근 시야가 거슬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개발진 개인들은 베테랑이기는 하지만 게임 자체가 킥스타터 펀딩을 통해 개발된 인디 게임 개발 방식으로 제작돼 생긴 문제로 보이며 이로 인해 게임 콘텐츠 수준은 높은 것에 비해 완성도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게임으로 남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 게임 곳곳에는 고전 JRPG의 향수와 감성 그리고 매력이 녹아 있는 만큼 과거 아무런 정보 없이 도전 정신 하나 만으로도 게임을 하던 때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JRPG 마니아라면 오랜만에 이 게임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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