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는 6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취임 3개월을 맞은 서태건 위원장의 소회를 시작으로 이용자 및 사업자 민간단체, 주요 기업 학회 등을 직접 방문해 의견을 청취하고 직접 소통한 내용을 공개하는 한편 임기 중 진행할 3년 동안의 사업 및 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서태건 위원장은 삼성전자 미디어콘텐츠센터 그룹장(2001년)을 시작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2010년),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2016년), 가천대학교 게임대학원장(2018년), WCG 대표이사(2021년),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조직위원장(2024)을 역임한 전문가로 게임 개발 및 e스포츠, 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올린 인물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위촉과 함께 지난 1년치의 게임물관리위원회 관련 기사 및 게임산업 현황에 대한 기사를 정독했다고 밝힌 서 위원장은 지난 3개월 동안의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위원장 취임 후 본부장들에게 업무보고를 받기 전부터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됐다. 정부와 기업, 소비자들 간의 보이지 않는 간극이 존재하는데 제도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이러한 간극을 줄이고 등급분류 민간 이양 등을 포함해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핵심 방향으로 ▲소통(Communication), ▲신뢰(Confidence), ▲변화(Change)의 3대 역점방향(3C)과 7대 중점과제, 17대 주요 실천 과제를 공개했다. 이를 위해 게임물 등급분류 원칙인 ▲객관성, 확보 ▲국제적 보편적 가치지향 ▲사회통념 존중 및 시대 흐름 부합 ▲최소한의 규제 및 보충적 규제 ▲창작자의 창작성, 자율성 존중 ▲전체적 맥락 상황 종합 검토 ▲일관성 및 형평성 유지 ▲비밀 유지의 8가지 원칙을 등급분류 업무뿐만 아니라 기관 전체가 지켜나가야 할 업무적 규칙으로 적용한다.
먼저 소통 문제 해결을 위해 게임위는 상시 소통 체계를 강화한다. 이를 위한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자, 학계를 대상으로 하는 소통을 반기 1회 진행할 예정이며 게이머들의 권익 향상을 도모하고 피드백을 통한 발전적 제도 마련을 위한 게임이용자 대상 소통 토론회를 강화(반기1회)한다. 이밖에도 게임 업계 종사자 및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강연을 통해 내부적인 전문 역량을 확보하고 업계와의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강연을 연 6회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게임위의 업무에 게임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한다. 게임물 사후관리 과정에서 게임이용자와의 기준 인식 차이 해소를 위하여 개발자·이용자를 중심으로 게임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등급기준 적정성을 자문하는 절차를 신설․운영한다. 또한 등급분류 과정이나 등급분류기준 수립 시에 ‘게임이용자’ 참여 근거를 빠른 시일 내에 등급분류규정에 포함시켜 게임이용자들의 참여를 본격적으로 제도화시킬 예정이다.
또한 등급분류 관련 업무에 과학적 근거 기반 체계 확립을 위해 AI를 활용한 등급분류 및 사후관리 체계 고도화작업에 나선다. 2025년부터 R&D유관기관과의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AI를 이용해 게임물 검토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고 등급분류 서비스의 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 사후관리시스템 역시 고도화 작업을 거쳐 단속회피 불법 게시물 추적 능력을 강화시키고 민간이 사후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불법게임물 차단 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국가별 상이한 게임 정책 관련 이해도를 높이고 교류하며 협력하기 위한 글로벌 게임 협력 네트워크(아세안 권역)를 확대하는 한편 국가별 등급분류 기준 및 사례 분석을 통한 국내 등급분류 기준 개선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심층 연구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게임물등급위원회는 게임물 심의 민간 이양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법 개정안과 관련된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등급분류 표준 메뉴얼을 작성하는 한편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들과 분기별 1회 이상 정기적인 소통을 통한 협력체계를 마련을 통해 등급분류 사업자 간의 등급분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부의 게임물 사후관리(모니터링) 직원 교육 확대와 등급분류 게임물 검토연구원 전문성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후관리 직원들의 모니터링 역량 확대를 위하여 모니터링 관련 직무개별교육‧연수, 자격증 취득 과정 지원, 유관기관 학술대회 등 참여를 지원하고, 직원들이 취득한 정보는 모니터링 직원 전체에 공유하여 전체 모니터링 역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등급분류 게임물 검토연구원 전문성 강화를 위하여 등급분류 사례 분석, ‘콘텐츠 심의기관 협의체’를 구성하여 타 콘텐츠와 게임 간 등급분류제도 비교분석 및 해외 등급분류 기관과 인적교류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게임물관리위원회 서태건 위원장, 권혁우 사무국장, 한효민 센터장, 김범수, 김세중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맡게 됐는데
이유를 생각해봤다. 크게 2가지 인 것 같은데 먼저 업무를 진행하면서 소통이 안된다는 부분이 있었다. 또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공공기관의 덕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청렴하고 투명해야 되며 형평성이나 공공성이 갖춰져야 되지만 거기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성과가 많아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ㅎ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전문성에 의문을 갖는 이용자들이 많다. 밀실심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궁금하다
내부에서 전문위원이 내용을 검토하고 위원 회의를 통해 결정되는데 항상 심의에 있어 전문성 이야기가 나와서 내부적으로도 살펴봤다. 실제 위원분들도 여론을 의식하고 계시고 임기가 다된 위원분들의 교체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문제점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와 달리 해외의 경우 등급분류를 결정하는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데 변명 같아서 얘기하기 조심스럽지만 CERO, ESRB 및 관련 등급분류 기관의 등급분류 결정과정, 등급분류 위원들의 전문성을 살펴보고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부분은 고치고 전문성은 확보하고자 한다.
등급분류 업무 및 사후관리 업무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의 선별기준이 궁금하다
위원회 규정상으로는 이용자나 이용자 단체가 위원회 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없기에 관련 규정에 대한 연구용역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의 추천이나 이용자 단체의 추천을 받은 이용자들이 참석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중이며 사후관리 부분에서는 이용자 뿐만 아니라 실제 개발자들이 참석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규정을 개선할 예정이다.
최근 게임산업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 됐는데 서 위원장이 생각하는 등급분류 업무의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용자들의 생각을 충분히 존중한다. 이후 법적인 판단 역시 존중할 것이며 그 이후에 우리가 해야 될 것들이 있다면 충분히 성실하게 이행할 생각이다.
심의는 결과보다는 그 과정이 알려지지 않는 것이 유저들에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방송물의 공개방청 사례를 참고삼아 등급분류 업무 역시 공개적으로 진행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우리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관에서 어떻게 진행하는지 확인하고 있는데 과정이 제도적으로 공개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외의 경우 민간단체에서는 아예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사례를 찾기 힘들다. 다양한 방향을 검토 중이며 실무적으로는 등급분류회의록을 빠르게 공개하고 향후 등급분류업무상 이용자들이 참여해 보는 것을 방향성으로 갖고 하나씩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심의 및 사후관리 업무에 참여하는 이용자 및 개발자 대표는 기존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가? 또 결국 이 사업도 예산이 필요한데 예산심의에서 예산이 늘지 않을 경우 이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 것 궁금하다
이용자가 등급분류 심의에 참여하는 것은 법률을 개정해야 되는 문제가 있는 만큼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 정식적으로 위촉되는 전문위원들과는 다르게 제한된 협력을 하게 될 것이다. 업무적으로 민간 전문가들의 경우 심의에서 가장 많은 이견이 생기는 선정성에 대한 부분에 대한 판단을 위한 업무 협력이 주가 될 것이다. 사후관리 부분에 있어서도 직권재분류를 해야될 상황이 온다면 이와 관련한 민간의 의견을 받는 형태의 구조가 될 것이다. 예산과 관련해 약 10명 정도의 민간전문가를 확보할 계획이지만 참석을 위한 비용 지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예산 문제에서도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이 마련되면 지속적으로 민간 전문가를 확보할 계획이다.
스팀과의 업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밸브측과 제도준수와 관련해 현재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다
올해 초 스팀과 대면회의를 진행했고 자체등급분류제도에 대한 제도 및 표준설문체계 문항 등에 대한 검토를 요청해 관련 사안을 검토중인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스팀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되었으면 하지만 해외의 사례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민간 사업자의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참여를 정식적으로 요청하거나 권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밸브측의 선택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등급분류업무와 관련해 해외 게임사의 신작 게임 출시 소식이 유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신작 게임들의 출시는 기업의 마케팅 측면에서도 민감한 사안인 만큼 해외 게임사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는지 궁금하다
예전부터 관련한 정보를 숨길 수 있도록 하는 블라인드 제도가 있다. 그러나 블라인드 요청 뒤에 내부 수정신고가 가해지면 잠깐 관련 기록의 열람이 가능하도록 변경돼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현재는 블라인드 기간을 신청사가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했고 내용 수정여부와는 상관없이 기간 중에는 보이지 않도록 개선한 만큼 관련한 문제는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다.
등급분류담당부서가 내부에서도 기피되는 부서인데 국정감사 당시 정원 12명 중 6명이 일하는 것으로 확인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말한대로 직원들의 숫자가 적은데 업무도 과중한 상황이다. 8월 입사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심의에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던지 간에 등급 심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관련해서는 아직 머릿속에만 있고 팀원들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진 않았지만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AI 기술을 도입한 등급분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규제를 중심으로 하는 기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 학습 결과가 부정적으로만 나오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I가 학습하는 콘텐츠가 무엇이냐,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어떤 역할을 할지가 중요할 것이다. 이는 문체부가 진행중인 게임관련 AI 사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인공지능 학습에 있어서는 현재까지의 등급분류 업무 과정을 학습하게 될 것인데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업무나 오류 등을 수정 보완할 것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위원들의 검토 후 최종 결정이 나게 될 것이다. 관련 사업은 단기 사업이 아닌 장기 사업으로 사전 조사 및 전문가 연구 발주를 통한 단계 등을 거쳐 천천히 도입될 예정이다.
스팀에서 화제되는 ‘바나나’라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은 게임성 보다는 스팀 지갑, 즉 현금과 연계된다는 점 때문에 지금도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데 해당게임에 대한 대처와 심의와 관련해 "해당 게임은 게임물이 아니다"는 의견을 준 적이 있다. 이렇듯 제도와 규정을 회피하는 회색지대의 게임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게임과 비게임의 영역이 모호한 것들이 있다. 메타버스나 메타버스내 게임이라던지 홍보나 모객을 목적으로 하는 미니게임이나 미니게임이 아닌 작은 미니 콘텐츠가 제공되는 영역들이 있다. 이는 일괄적으로 처리하기가 어렵기에 개별적으로 하나씩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법 내에서도 이 게임물의 규정을 세분화시켜두지 않은 만큼 현재는 게임적인 요소가 있는지를 검토해 관련 사안을 처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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