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게임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하청업체에 대한 계약서 지연 발급 거래행태를 적발, 국내 게임사 세 곳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6일, 하도급계약 내용 등을 기재한 서면 발급을 지연 및 위반한 크래프톤,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등 3개 게임사에게 각각 시정 명령을 내렸다. 크래프톤과 넥슨코리아에게는 과징금을 각각 3600만 원, 3200만 원씩 부과하기로 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로부터 위탁 받은 용역 수행행위 시작 전, 하도급대금과 그 지급 방법 등 하도급계약의 내용을 기재한 서면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의 조사 결과, 3개 게임사는 수급사업자에게 게임 관련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 내용을 기재한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용역 수행행위를 시작한 이후에야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계약이 종료된 이후 서면을 발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먼저 크래프톤은 2021년 3월 2일부터 2023년 5월 16일까지 24개 수급사업자에게 '배틀그라운드' 리소스 제작 등 42건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시작 날로부터 최소 1일, 최대 97일이 지난 후에 발급했다.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계약이 종료된 후 서면을 발급했다.

넥슨코리아 또한 2021년 1월 4일부터 2023년 5월 25일까지 12개 수급사업자에게 '버블파이터' 리소스 제작 등 75건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시작 날로부터 최소 1일, 최대 86일이 지난 후에 발급했다. 마찬가지로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계약 종료 후 서면을 발급했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12월 22일부터 2021년 2월 4일까지 8개 수급사업자에게 '리니지' 리소스 제작 등 28건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시작 날로부터 최소 1일, 최대 35일이 지난 후에 발급했다.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계약 종료 후 서면을 발급했다.

이는 원사업자로 하여금 하도급 계약 내용을 기재한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용역 수행 전까지 발급하도록 의무화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 위반된다. 이에 공정위는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명령하고, 크래프톤과 넥슨코리아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서면 지연 발급의 거래행태를 적발하여 제재한 건이다. 향후 동일,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사업자의 경각심을 높였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하도급거래에서 수급사업자의 지위를 더욱 열악하게 하거나, 하도급 관련 분쟁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서면 발급의무’ 위반 행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시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또한, 공정위는 소프트웨어·콘텐츠 등 신산업 분야에 조사역량을 집중 투입하여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하도급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