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연구... "게임질병코드, 명확한 과학적 근거 없다" 한국콘텐츠 진흥원 연구 보고서 공개

등록일 2025년06월05일 18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5년간 1625명의 게임이용자를 연구 조사한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5차년도)’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제11차 국제질병분류(ICD-11)에 등재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와 관련, 사회·심리·경제 등 다학제적 관점에서 게임이용자의 게임행동특성을 분석하고, 게임행동특성이 과몰입 등 문제적 게임행동을 비롯한 게임행동유형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사는 1차년도부터 5차년도까지 아동 청소년(초,중,고) 및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년도 응답 패널을 모집단으로 전수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했으며 아동 청소년 및 일반 성인 평균 90% 이상의 패널 유지율을 달성했다.

 

4차년도 조사에 응답한 2619명의 패널은 학생 929명(초등학생 300명, 중학생 292명, 고등학생 332명), 학부모 929명과 일반 성인 705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지막 5차년도 조사에 학생 924명(초등학생 300명, 중학생 292명, 고등학생 332명), 학부모 924명과 일반 성인 701명를 대상으로 조사를 완료해 전년 대비 99.4%의 패널 유지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게임행동유형의 변화를 추적, 관찰해 게임이용자의 게임행동 특성과 변화가 게임이용 자체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니면 게임이용자의 생애주기별 특성과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지를 검증하기 위한 게임행동유형 조사와 게임이용시간, 지속시간, 게임리터러시와 게임욕구 등 게임 행동의 주요 특성이 게임행동 영향에 미치는 영향력 분석, 아동 청소년과 성인의 게임 소비 형태가 연령, 성별, 경제적 요인, 심리적 요인, 사회적 관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향후 게임정책 수립 근거 마련을 위한 포괄적인 조사 연구를 진행됐다.

 

과몰입, 일반이용자 모두 게임이용시간 감소...“게임이용시간의 증감은 게임의 문제적 이용의 원인이 될 수 없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게임이용자의 게임 이용시간의 차이가 실제 게임행동장애와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다. 이를위해 연구팀은 1차~5차년도 기간 동안 아동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은 아동 청소년 및 성인 모두 시간이 흐르면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1차년도 전체 아동・청소년의 게임이용시간은 2.16시간이었으며 2차년도 2.08시간, 3차년도 2.02시간, 4차년도 1.71시간, 5차년도 1.74시간으로 나타났다. 1차년도 기준 초등학생은 3차년도까지 게임이용시간의 큰 변화가 없었으나, 학교급이 변화한 4차년도에 약 0.3시간 게임이용시간이 감소하였고, 5차년도에서 0.08시간이 감소하여 일 평균 1.80시간 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과몰입위험군, 선용군, 일반이용자군별 게임이용시간 역시 전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다. 4차년도까지 과몰입위험군에 포함된 후 5차년도에 선용군에 포함된 11명의 아동·청소년은 4차년도 3.04시간에서 5차년도 1.73시간으로 1.3시간 감소하였다. 또한, 4차년도까지 과몰입위험군에서 일반이용자군으로 변한 10명 역시 4차년도 2.60시간에서 5차년도 1.24시간으로 1.36시간 감소하였다. 3차년도 일반이용자군에 포함된 일부 게임이용자의 게임 플레이 시간이 0.2시간 증가하기도 했지만 이는 연구에 유의미한 변화로 보기는 힘들며 이는 과몰입군, 과몰입위험군 등 연구집단 포함 여부가 평균적인 게임이용시간의 증가를 의미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주말의 게임이용시간과 생활시간과의 관계 역시 주중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특히, 조사를 거듭할수록 학습시간과 게임이용시간의 상관계수는 점점 0에 가까워져, 5차년도에는 99.9% 유의수준에서 상관관계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면시간 역시 게임시간과 상관관계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1차년도와 2차년도는 코로나19로 인해 게임이용시간이 증가했던 시기이고, 이후 게임이용시간이 지속 감소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게임이용시간의 많다고 해서 학습시간이나 수면시간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고 보기 어렵다.

 



 

성인도 아동 청소년과 같이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이용시간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사군에 따라 게임이용시간이 소폭 증가하기도 한 아동 청소년과 달리 성인은 증가 없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5년 간 게임이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연령대별로는 5차년도 기준 만19세에서 24세의 평균 게임이용 시간이 1.69시간으로 가장 많았으며 만 45세에서 55세가 1.28시간으로 가장 낮았다.

 

또한 과몰입군, 일반이용자군을 대상으로 한 대조집단 간 게임이용시간 변화 역시 점진적으로 게임 이용시간이 줄어들고 변동성도 감소하면서 안정화됐다. 또한, 지속적으로 연구 집단을 유지한 성인 17명, 2차년도까지 연구집단을 유지했지만 3차년도 이후 대조집단을 유지한 응답자는 5년 간 게임이용시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게임이용시간 보다는 오히려 자기효능감과 부모와의 관계가 게임행동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게임행동유형별 가지효능감 변화를 추적해본 결과 과몰입위험군이 정상군이나 게임미이용자에 비해 자기효능감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과몰입위험군에 속할 경우 선용군에 비해 자기효능감 수준이 낮아지거나, 자기효능감이 낮은 응답자가 과몰입위험군에 포함될 확률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게임행동유형별 부모와의 관계 변화에서는과 과몰입위험군이 정상군이나 게임미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와의 관계가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었고, 3개년도 모두 과몰입위험군이 선용군이나 게임미이용자에 비해 부모와의 관계가 낮은 것이 확인됐다. 즉 과몰입위험군에 속할 경우 선용군이나 게임미이용자에 비해 부모와의 관계가 나빠질 확률이 높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연구 조사에서 알 수 있듯 ▲아동 청소년 및 성인 모두 게임이용시간 및 지속시간이 감소했다는 점 ▲특정 게임행동유형(과몰입)이 게임이 아닌 성장발달 과정과 생애주기 변화에 따른 사회, 심리, 환경적 요인 등의 영향이 크다는 점 ▲게임이용시간과 지속시간은 게임행동유형에 일관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 ▲문제적 게임이용자로 확인된 조사군에서도 실제 게임이용시간이 적은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 ▲아동 청소년의 경우 자기효능감과 부모와의 관계가 게임 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 등을 종합해 봤을 때 게임이용장애의 원인이 ‘게임’에 있다고 주장하는 WHO 및 국내 일부 의료계가 주장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으며 의학적으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WHO의 ICD-11에 게임이용장애 코드의 KCD등재 이슈와 같이, 어떤 개인이 게임을 비롯한 매체, 놀이, 기타 여가 활동을 하며 나타나는 행동적인 문제가 게임에만 국한하여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며 “5년간 추적조사를 통해 게임이용이 게임행동문제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게임이용자를 둘러싼 환경적 요인과 사회·심리적 요인이 문제적 행동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게임에 국한된 코드 등재는 본질적 문제를 배제함으로 인해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WHO에서 규정하는 기능의 장애가 실제로는 실질적으로 심각한 장애가 아닐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규정된 혹은 주변인이 규정한 문제(예. 성적의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연구결과 대부분 의료적 개입, 심리학적 개입(상담 등) 없이 자발적으로 문제 행동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음에 따라 게임이용에 따른 긍정적 경험을 촉진하거나 매체 이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율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게임이용자의 행동유형을 5년간 추적한 ‘게임이용자 채널 연구’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아동·청소년 924명, 성인 701명을 대상으로 5년간 동일한 패널을 구성해 관찰한 국내 최초의 게임 종단 데이터다. 2019년 예비조사 단계에서부터 사회, 심리, 경제, 교육 등 학계간 협력을 통해 조사문항을 설계했으며 과몰입 요인과 선용 요인을 기준으로 게임이용자를 5개 하위 집단으로 나누고 이를 연구집단과 대조집단으로 분류해 패널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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