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제이자, 아카데미 공인 영화제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 2025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BIAF 2025년 10월 24일 개막해 28일 폐막할 예정이다.
올해 BIAF는 일본 최신 애니메이션과 고전 걸작 라인업이 공개된 데 이어 일본의 인기 성우 쿠로사와 토모요가 방문해 특별 토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국산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가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2025년에도 국산 애니메이션이 장편 경쟁 부문에 출품돼 2년 연속 수상 소식이 전해질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IAF 2025 개막 한달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성일 프로그래머를 만나 BIAF 2025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25년 테마는 '애니메이션' 자체, 클래식에서 길을 찾다
이혁진 기자: 2025년 BIAF의 테마는 무엇인가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애니메이션 그 자체입니다. 생명을 불어넣는 애니메이션의 핸드드로잉 매력이 돋보이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그리고 밀도 있는 그림을 추구하는 스튜디오 4℃의 정신을 이어받고 싶습니다.
올해 초 AI 열풍 속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체를 흉내 낸 '지브리 AI 이미지'가 유행했지만, 그것은 단순히 외형을 모방했을 뿐 미야자키의 정신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극장 경험을 통해 고전의 요건을 갖춘,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할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꾸몄습니다.
다양한 작품들이 상영될 텐데, 개막작 '차오'에 대해 먼저 소개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개막작 '차오'는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와 '마녀 배달부 키키' 라인 프로듀서 타나카 에이코가 제작하고, 코니시 켄이치 등 지브리 1기 출신들이 참여한 '해수의 아이'의 스튜디오 4℃의 신작입니다.
개막작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 '세일러문' 시리즈의 베테랑 애니메이터 아오키 야스히로의 감독 데뷔작 '차오'를 선정한 것도 위 테마와 같은 맥락입니다. 더불어 BIAF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우수한 작품들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경쟁 부문 작품들도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작품은 뭐가 있을까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2026년 장편 애니메이션 출품작으로는 칸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된 '리틀 아멜리',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소개된 '민들레의 오디세이',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내 곁에 있어줘', 그리고 김초엽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월드 프리미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등이 있습니다.
단편은 후지모토 타츠키 원작의 두 작품, '뒤뜰에는 닭이 두 마리 있었다', '시카쿠'와 함께 TV 부문은 '룩백'의 주연 성우 카와이 유미가 목소리로 참여한 '루카와 태양의 꽃 파트2'가 있습니다.
BIAF 2025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브렌다 채프먼 감독의 드림웍스 장편 '이집트 왕자' 상영과 마스터 클래스가 준비돼 있으며, 워크 인 프로그레스로 인기 웹툰 '고수' 애니메이션화 현장을 공개합니다.
'고수'를 공동 제작중인 스튜디오N 권미경 대표와 토에이 애니메이션 와시오 타카시 이사가 참여할 예정입니다. 또 '울려라! 유포니엄'의 쿠미코,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의 마츄 등으로 잘 알려진 성우 쿠로사와 토모요가 함께하는 스페셜 토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별전과 기념 이벤트도 준비하고 계신가요
'두근두근 아니메' 프로그램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천사의 알'을 10월 26일 연속 상영합니다.
스페셜로는 아키모토 켄이치로의 '올 유 니드 이즈 킬', 우메츠 야스오미 감독의 '버진 펑크'가 상영됩니다. 또 인기 성우 쿠로사와 토모요의 방한과 함께 '울려라! 유포니엄' 10주년 특별전도 열립니다.
BIAF 2025에서 게임포커스 독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을 다섯 편 추려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에 달린 것입니다만, 개막작 '차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마야, 제목을 정해줘', '불의 원숭이, 란비와', '민들레의 오디세이', 그리고 단편 '뒤뜰에는 닭이 두 마리 있었다'를 추천합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디즈니 전성기 따올리게 하는 감성 한국적으로 살려낸 수작, '연의 편지' 흥행 확신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최근 세계적 화제를 모으며 애니메이션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어떻게 보셨나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스트리밍 환경에 최적화된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캐릭터 중심의 굿즈, 세계관 확장 가능성을 제공하며, 애니메이션과 아이돌의 공통 분모인 꿈과 희망, 연대와 성장을 더해 '겨울왕국' 시절 디즈니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감성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제작진에 한국인 스태프가 많다는 점도 눈에 띄더군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아트 디렉터 셀린 킴을 비롯해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애니메이터들이 합류했습니다. 미국 칼아츠 출신 조한나, 이수연 스토리 아티스트, 디즈니 출신 김시윤 등이 엔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BIAF 2025 국제경쟁 장편 출품작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캐릭터 디자이너 위현송이 참여해,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역량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BIAF 3관왕을 차지한 '연의 편지'가 곧 개봉합니다. 시사회 반응도 뜨겁더군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연의 편지'가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우길 바랍니다. 악뮤 이수현이 '소리' 역으로 더빙과 주제가에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낸, 제대로 만든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흥행과 화제성 면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인기 웹툰 '고수' 애니메이션화에 대한 기대도 큰데 마침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많은 관심을 받을 것 같습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토에이 애니메이션 와시오 타카시 총괄 프로듀서는 이미 백희나 원작 '알사탕' 애니메이션화를 통해 아카데미 단편 후보에 오른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스튜디오N 또한 '연의 편지'를 포함해 가장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어 이번 합작 프로젝트 '고수'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BIAF에서 처음 공개되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태어나면 우리가 가장 먼저 처음 보게 되는 영상이 애니메이션일 것 같은데요. 그런 설렘을 갖고 10월, BIAF에서 모두 만나뵙게 되면 좋겠습니다. 언급한 작품 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이 상영되니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이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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