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 러시' 토야마 디렉터, "속편 기대 배신하지 않겠다"

등록일 2012년10월23일 11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 발매 직후 나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신개념 중력조종 액션게임 '그라비티 러시'. 플랫폼 전개 초기에 나와 게임성과 화제성에 비해 수백만장이 팔려나가는 게임은 되지 못했지만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라비티 러시의 게임성은 '포켓몬스터'나 '몬스터헌터' 등  가장 많이 팔린 게임들의 차지였던 일본 게임대상 2012의 주인공이 된 것으로 증명된 바 있다.

일본 게임대상 수상 후 KGC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토야마 디렉터를 만났다. 그라비티 러시 개발을 책임진 그는 수상 전 게임포커스와 서면으로 그라비티 러시 개발 과정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토야마 디렉터는 게임대상 수상 소감과 함께 속편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기대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KGC 강연중인 토야마 케이이치로 프로듀서.

게임대상 수상, 예상 못 했다
게임포커스: 일본 게임대상 수상 축하드린다. 먼저 수상 소감을 부탁드리고 싶다.
토야마 디렉터: 정말 깜짝 놀랐다. 평소처럼 빅 히트한 게임이 수상할 거라 생각해 소감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시상대에 올라 말문이 막혀 큰일이었다. 성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게임포커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 게임대상은 빅 히트한 게임들이 수상하는 게 관례였다. 이번에 그런 관례를 깨고 그라비티 러시가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토야마 디렉터: 심사위원들, 그리고 일본 게임계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이 형성되었던 것 같다. 일본에서 새로운 IP,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낼 때가 왔다는 거다. 실제 이번 후보작 중 속편이 아닌 오리지널 게임은 그라비티 러시 하나 뿐이었고 그런 면에서 주목받은 것 같다.

게임포커스: 한국엔 몇 번째 오시는 것인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토야마 디렉터: 9년 전에 사이렌으로 KGC 강연을 온 적이 있고 이번이 두번째다.


게임포커스: 뫼비우스를 생전에 만나본 적이 있기에 예전 인터뷰에서 뫼비우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하셔 반가웠다. 그의 작품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좀 더 설명을 부탁드린다.
토야마 디렉터: 그의 작품의 특징적인 실체감, 몽환적인 느낌에 영감을 받았다. 그가 그려내는 미래도시의 느낌, 해저도시의 이미지들. 그리고 역시 부유감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뫼비우스는 하늘을 날고 공중에 떠 있는 걸 잘 표현하는 작가로 거기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게임포커스: 그라비티 러시에서는 유럽, 북미, 일본 서브컬쳐의 영향이 모두 드러난다. 의도한 바는 무엇인가.
토야마 디렉터: 뫼비우스의 작품은 정말 멋지지만 그런 표현을 그대로 게임 유저에게 전달하기엔 좀 어렵다고 느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친숙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코믹 캐릭터와의 믹스였다. 그 안에서 아메코미(마블, DC로 대표되는 미국 만화)의 세계관과 비슷한 초능력자들의 배틀 같은 느낌도 강하게 의식해서 만들었다.

개발과정, 정말 어려웠어
게임포커스: 플랫폼 발매 전에 PS Vita의 다양한 성능을 살린 게임을 개발하는 건 역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진행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토야마 디렉터: 개발 과정은 정말 어려웠다. 도중에 이대로 해도 안 될 것 같고, 이 곤란을 극복한다고 해도 계속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도 없고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 개발 과정에서 갈등도 있었다. 그래도 결국에는 PS Vita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처음에 상정했던 것보다 PS Vita의 성능이 높았기 때문이다.

게임포커스: 비타 성능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했었나? 현재 성능에 대한 평가는?
토야마 디렉터: 만들기 시작했던 시절에는 그저 다음 세대 정도의 칩 정도를 예상했는데 진짜로 들은 대로 스펙대로의 성능이 잘 나왔다. 특히 메모리와 CPU 밸런스가 좋아서 막히는 부분 없이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게임포커스: 게임성과 화제성에 비해 PS Vita 발매 초기에 나와 판매량이 엄청나진 않았다. 아쉬울 것 같은데.
토야마 디렉터: 더 팔렸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비타가 본격적으로 유저들에게 보급되며 꾸준히 팔릴 것이라 생각하므로 길게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 있지 않겠나 한다.


게임포커스: 그라비티 러시를 다른 미디어로 전개할 생각은 없나?
토야마 디렉터: 다른 미디어로 확장된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그런 기획이 나온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게임포커스: 나온다면 일본 코믹풍, 미국 코믹풍 중 어떤 쪽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나?
토야마 디렉터: 기본적으론 역시 일본에서 만들게 된다면 일본 화풍이 기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스토리 도중에 끊은 것 사실, 속편 기대해도 좋다!
게임포커스: 그라비티 러시의 속편을 개발 중이라는 게 사실인가?
토야마 디렉터: 공식적으로는 확정된 바가 없다. 다음 작품 만든다는 코멘트는 공식적으로는 실수로 나간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이 강하게 원하는 걸 내놓고 싶다는 건 공통된 마음으로 그런 기대에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으로는 뭐라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게임포커스: 작중에서 주인공의 기억이 결국 안 돌아오고 끝난다.
토야마 디렉터: 꼭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공개하는 거지만 사실은 스토리를 다 써 놓고 론칭 시기를 보니 스토리를 다 넣으면 엄청 늦어질 것 같아 스토리를 특정 부분에서 끊었다. 실제로는 더 긴 완성된 스토리를 준비해 뒀었고 나머지 부분도 꼭 다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라비티 러시'의 주인공 중력술사 '캣'

게임포커스: 사이렌의 속편을 만들 생각은 없으신가?
토야마 디렉터: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사이렌은 솔직히 북미에선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PS3에서 호러 게임을 만드는 건 좀 어렵다고 생각하게 됐다. 안 할 건 아니고 밸런스가 받쳐주는 새로운 플랫폼이 나온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

입체시 안경 같은 거 그런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게임포커스: DLC는 더 안 만든다고 하셨는데 변함 없나?
토야마 디렉터: 스탭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했으므로 만들고 싶어도 DLC는 어렵다.

게임포커스: 주인공 '캣'의 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데 종류가 너무 적다는 의견이 많다.
토야마 디렉터: 개인적으로도 옷 종류를 늘리고 싶고 프로듀서에게 꼭 전달하겠다.


게임포커스: 챌린지 미션이 너무 어려워 트로피 획득이 힘들다. 디렉터 본인은 챌린지 미션 성공했나?
토야마 디렉터: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실패했다. 챌린지 미션은 깊이 즐기기 위한(야리코미) 요소로 열심히 할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다. 레벨 디자이너 중에서도 상당히 잘 하는 사람의 스코어를 참고로 했다.

게임포커스: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토야마 디렉터: 정말 많이 즐겨주시고 좋은 반응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 PS Vita라는 아직 나온 지 얼마 안 된 플랫폼으로 나온 도전적인 작품을 사서 즐겨주신 거라 정말 게임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속편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만들고 싶고 기대를 절대 배반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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