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2차 테스트 체험기

등록일 2010년11월29일 20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2개의 플레이 영상을 통해 <디젤>이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처형 액션과 3인칭으로 즐기는 폭파 미션도 디젤의 전부가 아니다. 게임 시연에 목적을 둔 영상이었기에 게임 시스템이나 특징을 알아볼 수 없다고 판단, 2차 테스트 버전을 체험해봤다.


협력전, 이제 동지가 생겼다
로딩 화면에 보이는 디젤 로고를 확인하고, 바로 방을 팠다. 개발팀장이 뒤에서 "정 기자님 협력전 한번 해보세요, 이번 테스트 알짜배기 콘텐츠라 자부합니다."라는 말이 들린다.

방을 만들자 보이는 것은 2인 1조가 한 팀처럼 보이는 UI. 한눈에 보니 복불복 게임 모드라 느껴지는 것 기자만의 생각일까. 일단 시작 버튼을 누른 후 로딩 게이지를 보면서 다시 키 세팅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부터 게임 시연은 '반은 접대, 반은 적대 모드'로 하는 것이 개발사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기자는 피망에서 서비스 중인 아바, 버닝템플과 콜드 케이스 죽돌이로 계급도 나름 위관이라 자신이 있었다.

게임이 시작되자 'TAB' 키를 누르자 맵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형적인 소규모 대칭형 맵으로 리스폰 자리에서 움직이면 바로 교전이 시작되는 맵이었다. 역시나 다를까 나와 팀원을 죽이려고 6명이 달려오신다. 한쪽은 썰매를 타는 듯한 모션으로 칼을 휘두르고, 한쪽은 총으로 펑펑 쏘아대고, 한쪽은 각폭으로 무섭게 공격을 시작한다.

8명이 시작했는데, 내 편은 나를 포함한 팀원뿐이고 나머지는 죄다 적이었던 것이다. 기존 개인/팀전하고 색다른 게임모드 '협력전'의 첫인상이다. 일단 맵을 모르니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같은 편 캐릭터는 체력게이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 따라다니기는 쉬웠다. 문제는 사격이었다.

아바에 익숙하진 십자 모양의 에임 포인트 대신 원형이 조준하기 힘들었다. 물론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누르자 에임 포인트가 나타났지만, 정작 적 앞에서 냉정하게 에임 포인트 모드로 변환하고 사격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욱 점프 대신에 구르기로 연신 회피하는 적때문에 한 명 잡는 것도 버거웠다. 기자도 사람인지라 양념만 하고 사람 하나 못 잡는 건 민폐였다.


근접에서 총은 칼보다 강했다
한 판이 끝나고 다시 설명을 듣고 협력전에 임했다. 맵도 외우고 사거리나 각폭자리도 나름 찾았고, 에임 포인트 요령도 알았으니 전 판과는 달랐다. 그러자 뒤에서 지켜보던 팀장이 "이제는 접대 모드에서 적대 모드로 전환합니다. 긴장 좀 하셔야 할 겁니다."라고 강조한다. 아니 게임 시연 좀 해보면서 영상이나 찍으려고 하니 슬슬 열혈 FPS 유저로 변신하게끔 만든다.

그래서 기자가 선택한 건 칼. 어차피 맵이 작으니 저격보단 근접이나 중거리 전투가 많을 것이라 예상했고, 근접에서 강한 것은 원킬에 보내는 칼이였다. 아바에서 질럿 집단이라고 놀림당했지만, 나름 칼전 클랜에서 닳고 닳았던 실력을 발휘할 시기였다.

디젤의 칼은 아바의 식판이나 오리 몽둥이보다 무섭고 확실했다. 구르기와 회피 기동을 한다는 생각으로 적의 목을 향해 칼을 그어댔다. 역시 근접전에서 칼은 총보다 무서웠다. '베고 긋고 찍는다'는 것만 기억하면 다양한 처형 액션과 원킬이 가능했다. 여기에 버닝 스킬로 '3초 무적'까지 쓰면 적진에서 휠윈드를 돌리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로기 2번은 적군에게 1킬, 아군은 천사표
혼자서 칼을 휘두르며 돌아다닐 때 옆에서 "정 기자님 혼자만 하지 말고 팀원도 살려야죠"라는 말이 들린다. 그러고 보니 열심히 질럿처럼 돌아다니니 팀원을 챙길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RPG도 아니고 왜 부활?"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어보니 팀원이 즉사한 것이 아니라면 SOS 아이콘과 '+' 아이콘이 뜬다. 이때 근처에 가서 F키를 누르면 아군을 되살릴 수 있다.

반대로 적군은 해골 마크가 떴을 때 확인 사살을 해야만 킬로 인정된다. 디젤의 사망 시스템은 즉사가 아니라면 그로기 상태로 처리되며, 그로기 상태에서 아군은 부활할 수 있으며, 적군은 확인 사살로 이어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킬/데스 시스템을 세분화한 것으로 킬-그로기-살리기-데스로 이어지는 디젤의 점수 배당 시스템을 엿볼 수 있다.

즉 킬이 가장 점수 배당이 높고 데스가 배당이 낮다는 의미이며, 그로기 상태를 2번 만들면 1킬로 인정되는 일종의 어시스트 개념이라 보면 된다. 흔히 양념만 하고 정작 킬 수를 채우지 못한 유저들에게는 그로기와 살리기만 활용한다면 팀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또 협력전은 2인 1조가 한 팀으로 게임을 시작하려면 적어도 2 vs 2가 되어야만 한다. 물론 박터지게 싸우는 방은 2vs2vs2vs2 최대 8명으로 시작한다. 곧 시작될 2차 테스트에서 협력전을 즐긴다면 4명보다 8명 풀방으로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해골 마크가 보이면 확인 사살을 해야만 포인트가 올라간다는 점을 명심하자.

특히 1:1 상황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는 '서든 데스'로 승자는 "ㅅㅅㅅㅅ"를 패자는 "ㄲㄲㄲㄲ"를 보는 것이 협력전의 묘미였다. 협력전에  빠질려는 찰나 "기자님 TPS로 즐기는 폭미(폭파 미션)도 해보시죠."라는 말과 함께 아쉽게 협력전을 끝내야만 했다.


TPS로 즐기는 폭파 미션은 상큼
폭파 미션의 맵은 구 시가지로 2차 테스트에서 공개될 군사기지(팀전), 파괴된 도시(폭파전), 하역장(팀전), 정유시설(협력전)의 총 5종의 맵 중 하나다. 일반적인 온라인 FPS게임처럼 비대칭 형태의 맵으로 한쪽은 폭탄 설치를 한쪽은 폭탄 해제를 목표로 싸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맵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FPS게임보다 시야 확보가 쉬워 미니 맵만 익숙하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설명은 이렇게 하지만 정작 게임에 들어가면 우왕좌왕하는 것이 기자의 현실. 더욱 주 무기-보조 무기-근접 무기-투척 무기에서 보조 무기 개념이 없는 디젤은 스왑의 맛은 떨어지지만, 구르기를 통한 회피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캐릭터보다 낮은 높이의 컨테이너나 화물 뒤에서 엄폐를 활용하면 적절한 낚시(?)도 가능하다. 누가 먼저 일어서느냐에 따라 초탄이 나가기 때문이다. 일종의 심리전으로 일부러 표적이 되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디젤의 폭파 미션은 기존 FPS게임과 비슷한 면도 보이지만, 게임 시스템을 활용하면 폭파 미션도 팀데스처럼 즐길 수 있다. 예를 들면, 구르기를 통한 회피나 근접전에서 버닝 조건을 활용한 무적 시간을 활용한다면 스나이퍼도 졸지에 전사로 변신할 수 있다. 물론 스킬은 무적, 데미지 강화, 빠른 리로드가 있었지만, 기자는 과감히 무적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게임 화면에서 왼쪽 아래를 보면 스킬 게이지가 차오른다. 게이지가 풀이 되면 색깔이 바뀌면서 알람이 들린다. 이때 근접전에서 칼을 들고 쉴드를 치거나 중거리에서는 총을 들고 사격하면 그만이다.

혹자는 3초가 길지도 않은데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실제 게임에서는 3초가 길게 느껴지며, 폭탄 매설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는 적을 향해 달려들 때는 광전사와 다를 바 없다. 그저 캠핑하고 폭탄을 설치 혹은 해제하러 오는 적만 없앤다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한다면 패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3초의 승부를 느끼는 싶다면 협력전과 함께 폭파 미션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2차 테스트를 앞둔 디젤
처음에는 1시간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정작 플레이 시간은 2시간이 넘었다. 짧은 체험평이라면 괜찮다는 느낌이 드는 디젤이다. 총을 쏘는 맛도 강해졌고, 상대방을 잔인하게 칼로 난자하는 광경도 볼만했다. 작년에 공개됐던 1차 버전보다 훨씬 좋아진 건 사실이었다.

다만 문제는 기존 온라인 FPS 유저들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듯싶다. 보조 무기도 없고 SMG 계열은 등장하지 않는 점과 협력전의 반응이 좋다면 개인전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점이 디젤이 걸어가야 할 난관이 될 듯하다. 여기에 배낭 시스템을 활용한 다양한 병과 교체도 TPS도 그저 무의미한 슈팅 게임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또 TPS 장르를 표방했던 게임들이 보여주기 위한 액션에만 급급해서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도 디젤이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 본다. 액션을 강조한 나머지 같이 하는 것보다 혼자서 하는 재미가 크다면 디젤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정식 오픈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디젤에게 분명히 성장통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성장통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으니 협력전처럼 유저들과 함께 협력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
 

 #4 디젤 인터뷰, 화려하고 짜릿한 액션을 기억하라 읽어보기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