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던게 문제였나? '한밤중의 신데렐라'

등록일 2014년06월30일 17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여성 유저를 타겟으로 한 모바일 오토메게임이 자주 출시되고 있다.

모바일 오토메게임은 상대 남성과의 스토리 진행이 주된 플레이 요소인 만큼 커다란 액션이 없으며 정교한 콘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은 아니다. 다만 게임 특성상 스토리 진행을 비롯해 여러 요소에서 과금을 유도하는 콘텐츠가 많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토메게임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빅히트(770만 다운로드)를 친 모바일 오토메게임이 국내 출시됐다.

바로 '이케맨 왕궁◆한밤중의 신데렐라(이하 한밤중의 신데렐라)'이다.


한밤중의 신데렐라는 일본 인기 모바일 오토메게임 시리즈 '이케맨(미남)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끈 작품으로 일본시장의 흥행을 바탕으로 대만과 홍콩 등에 출시돼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주어진 스토리티켓을 활용해 게임에 등장하는 공략 캐릭터들과 연애스토리를 진행하고 라이벌 유저들과의 매력 대결을 통해 게임 진행에 필요한 기품 스탯을 얻는 것이 주요 플레이 방식이다.

처음 게임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정확히 내 타입에 적중한 기사 캐릭터 '앨런'을 보고 한눈에 반해 지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당당히 '앨런을 농노화 시키겠다'라고 발언하고 시작한지 어느 덧 2주차에 접어든 상태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느낀 점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게임의 핵심 공략 캐릭터와 스토리 진행
한밤중의 신데렐라는 시크릿 캐릭터(처음 게임을 진행하면 선택이 불가능한) '레오'와 '제노'를 포함해 기사단장 '앨런', 귀족 '루이', 교육 담당 '질' 등과의 연애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다섯 남자 모두 잘생겼다는 공통점을 제외하고 외향적인 특성이 제각각이고 직업과 배경이 다 다른 만큼 스토리 진행의 방향도 다다른 편이다.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점은 레오를 제외한 네 남자의 성격이 어딘지 모르게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처음부터 능글맞은 레오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는 주인공에게 약간 쌀쌀 맞거나 조용한 편이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능글맞아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 능글맞아지는 부분이 앨런은 장난스러운 성격으로 변하거나 루이는 어리광이 심해진다는 등 세부적인 설정은 다르지만 큰 부분에서 비슷하다는 점은 캐릭터 하나를 완벽하게 공략한 후 다른 캐릭터의 공략도 진행할지의 결정에 있어 약간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외에도 스토리 부분도 약간은 불만족스럽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유저가 보유한 스토리 티켓을 소모하여 확인할 수 있다. 스토리 티켓은 매일 무료로 5장을 지급하며, 약 한 장당 천원 정도를 지출해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즉 이 게임의 스토리는 무료로 일부 제공되긴 하지만 엄연히 말하면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게임의 스토리 퀄리티가 프리미엄이 붙을 만큼은 되냐고 묻는다면 기자의 대답은 '글쎄…'이다.

우선 게임의 설정부터 엉성한게 눈에 띈다. 이 게임의 주 무대인 왕국의 왕은 혈연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현 왕의 측근이 선택한 '프린세스(프린세스는 무조건 왕의 후손이 아닌 일반인도 가능하다)'가 선택한 사람이 왕이 된다는 보기 드문 정확히 말하면 현실성 제로에 가까운 설정이다.

주인공은 프린세스 선발 초청장을 받은 평범한 가정교사로 딱히 프린세스가 되고자하는 생각은 없지만 가르치는 학생의 부탁으로 왕궁에 갔다가 그 자리에서 프린세스로 선발된다는 다소 황당하지만 일본 게임인 만큼 일본 만화에서 자주 볼 법한('꽃보다 남자'의 '금잔디') 스토리 전개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다소 황당한 설정 외에 스토리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대사의 대부분이 조금 유치한 면이 없지 않아 있으며 이케맨 시리즈 중에서는 수위가 제일 약하다고는 하나 일부 대사에서 청소년이 보기에 민망한 대사들이 가감없이 나오기도 해 당황스러웠다. 특히 과금 유저만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스토리는 대부분 기승전 야한 이야기로 끝나고 있어 어느 순간부터는 보지 않아도 어떻게 진행된다는 것이 뻔히 예상돼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단순한 미니게임
스토리가 주된 플레이인 만큼 이 게임의 미니게임 '프린세스 레슨'은 굉장히 심플하게 구성돼있다.

그저 상대의 아바타와 기품 상태를 보고 나보다 블라인드 처리된 라이벌의 매력이 높을지 낮을지를 판단하고 프린세스 레슨을 진행하고 결과를 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상대방의 매력이 나보다 낮으면 'Excellent' 평가를 받으며, 나보다 높으면 'Good' 평가를 받게된다.

간단한 미니게임인 만큼 정교한 콘트롤도 요하지 않아서 하는 입장에서 편하긴 하지만 최근에 시작한 이벤트 '별빛 무도회'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돼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한글화의 문제인가 게임 자체의 문제인가 아쉬운 점들
이 게임을 하면서 놀라우면서도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은 사운드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공략 캐릭터의 음성은 물론이며 배경음악 조차도 없었다. 기자가 일본판을 플레이하지 않아서 이게 원작의 문제인지 한글화 버전만의 문제인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사운드도 스토리 몰입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만큼 실망을 금치 못했다.

또한, 이 게임은 오토메게임을 포함해 여성을 타겟팅으로 하는 게임치고 추억을 담은 앨범 이미지가 너무 부족하다. 현재 앨런의 최종화를 플레이하고 있는 기자의 경우 거의 초반 부분에서 얻을 수 있던 '비밀의 아침'을 제외하고는 앨범 이미지를 획득할 수 없었다. 하물며 과금을 지급해야지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스토리마저도 특별한 앨범 이미지가 없어 프리미엄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 자체가 퇴색되는 느낌이다(그저 야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과금을 써야하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정식 출시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엉성한 한글화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처음 친구를 추가하고 접속 시간을 볼 때마다 '1분 이내'가 제대로 한글화가 안돼 한자로 나오거나 프리미엄 '신데렐라 뽑기'의 대사 배너도 일본어 배너가 그대로 들어가 있는 등 정식 출시된 게임치고 엉성한 한글화를 보여줘 실망스러웠다.

일명 '앨런 농노화' 2주차에 접어든 이 게임을 즐기는 기자의 대체적인 평가는 대부분 '아쉽다'이다. 물론 대다수의 모바일 오토메게임도 다 이런데 이 게임에만 너무 가혹한 평가가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이미 한국으로 들어올 때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게임임을 대대적으로 광고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대만과 홍콩에서도 게임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는 등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가질 수 있는 홍보 문구로 유저들에게 어필했고 그에 기대감을 갖고 플레이 한 유저 입장에서는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시작이 실망스럽다고 끝까지 실망스럽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미 이 게임의 첫 이벤트로 시작한 별빛 무도회가 기존의 콘텐츠의 재탕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스토리 진행도 세 종류 다 똑같은 구조(주인공의 행동에 삐진 공략 캐릭터를 풀어주는 형태)로 진행되는 한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게임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공략 캐릭터와 아바타의 추가 보다도 과금을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은 진정한 프리미엄 스토리의 구축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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