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10주년, 김우진 디렉터 "유저들과의 소통 더 적극적으로"

등록일 2014년07월24일 09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생활형 콘텐츠로 유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넥슨의 롱런 온라인게임 '마비노기'가 올해로 서비스 10주년을 맞았다.

켈트 신화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과 카툰 렌더링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의 밝고 화사한 그래픽의 '마비노기'는, 온라인게임에서는 드물게 '메인스트림'이라고 일컬어지는 스토리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 '챕터 업데이트'라는 방식을 통해 진화해왔다.

내부 순환 개발이라는 넥슨의 독특한 개발 방침에 따라 총 5명의 디렉터가 이끌었던 '마비노기', 게임포커스는 오는 8월 공개될 챕터 6 업데이트에 맞춰 새롭게 합류한 여섯 번째 디렉터인 김우진 디렉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어떤가?
마비노기라는 프로젝트가 세상에 나온지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인데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디렉터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영광이다. 한편,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06년부터 마비노기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여러 디렉터들의 손을 거친 마비노기의 변화를 옆에서 지켜봤는데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와 소통을 통해 지금까지 잘 발전해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여러 디렉터들의 이름과 노력에 누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게임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Q. 마비노기가 추구하는 '판타지 라이프' 역시 이전의 名게임들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것이겠지만, 역으로 마비노기 이후에 마비노기의 영향을 받아 태어난 생활밀착형 혹은 자유형 MMORPG들이 꽤 많다. 이들 중 어떠한 게임에 가장 주목했었는가?
입사 당시의 시점부터 지금까지 생활형 RPG를 표방한 게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모바일 환경으로 시장의 흐름이 변하며 SNG들이 이러한 생활형 콘텐츠를 잘 접목시킨 것 같다.

최근에는 같은 넥슨에서 개발중인 '페리아 연대기'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페리아연대기 뿐 아니라 앞으로 생겨날 다양한 판타지 라이프를 강조하는 게임들이 나온다면 꼭 플레이를 해보며 배울 것은 배우자는 마음으로 개발에 임할 예정이다.

Q. 게임 내의 경제가 게임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데 게임 내의 인플레이션 등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는가? 지금까지의 성과만을 놓고 본다면 해결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해외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이브 온라인'처럼 경제학자를 초빙하여 더 안정적인 경제 시스템을 제공해볼 생각은 없는가?
현실의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듯, 실제 사회와 비슷한 개념의 경제논리가 적용된 게임 내에서도 인플레이션 문제는 중요하면서도 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신규 유저들이 느끼는 간극, 기존 유저들이 느낄 수 있는 박탈감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인플레이션 현상을 막기 위해 불법프로그램을 쓰면서 골드를 파밍하고 유통하는 작업장 캐릭터를 지속해서 차단하고 있다. 이들이 전체 경제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필요하다면 경제시스템의 큰 변화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시스템을 이용해 근본적으로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현재 화폐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 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다.

Q. 마비노기가 만들어 낸 유명한 말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습니다"이다. 예전에 게임이 쉬우면 재미없다고 해놓고 요즘엔 왜 이리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게임을 고쳐나가는가? 요즘의 '너무 쉬운 마비노기'는 예전의 마비노기, 예전만큼 재미있는 마비노기가 아니라며 돌아오기를 거부하는 올드 유저들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웃으며) 쉬우면 재미없다는 말을 많이 써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 말과는 반대로 게임의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조금 낮아진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무조건 쉬워진 것은 아니다. 물론 난이도의 경우 초창기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이라면 분명 쉽다고 느낄 정도로 현재의 난이도는 개선되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난이도와 함께 초창기 불편했던 여러 가지 시스템이 수정되며 체감난이도가 낮아진 부분도 적지 않다.

앞으로도 전투, 생활형 콘텐츠에 대한 난이도는 무조건 어렵게 혹은 무조건 쉽게 만들기보다는 적당한 노력을 요하는 수준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해 어렵게 설계한 콘텐츠도, 새롭게 시작하는 유저들을 위해 보다 쉽게 설계한 콘텐츠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Q. 최장시간 점검패치로 악명이 자자하다. 또 많은 렉과 버그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유저들은 이와 같은 문제가 생기는 원인으로 플레이오네 엔진의 한계 때문 아니냐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비스한지 오래된 게임의 고민과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싶다. 하지만 엔진을 바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새로운 게임을 다시 개발해야 되는 만큼 이 역시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렉의 경우는 서버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존 게임에 추가되어 있는 여러 콘텐츠간의 충돌이나 간섭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하는데 앞으로 장기점검 이슈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 점검이나 패치 주기를 체계적으로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다소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지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한 번의 콘텐츠 업데이트로 지속적이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제공을 위한 결정인 만큼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버그문제 역시 지난해 ‘버그 대척결’ 활동이후 지속적으로 수정해나가고 있다. 이 역시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결해야 되는 문제인데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10년의 개발기간을 거치면서 유저들 사이의 결혼과 같은 게임 외적인 일이 굉장히 많은 게임이기도 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개인적으로는 내부 규정상  넥슨 직원임을 밝히지 못하고 게임을 즐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정확한 통계를 내보지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2000년도 후반까지 유저들의 제보에 의해 게임 내에서 결혼까지 했던 커플들이 상당히 많았다. 아무래도 여성 유저들의 비율이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남녀 커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더라.

일부 유저들은 결혼 후의 결혼사진을 개발팀에 보내주시는 유저들도 있었다. 유저와 유저사이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인연이야 말로 커뮤니티를 가져야 될 온라인 게임의 가장 핵심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마비노기는 기존 게임들과는 다르게 좀 더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마비노기 하면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유저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UCC다. 음악 연주에서부터 코스튬플레이 등 다양한 유저 활동 사례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실 그러한 활동이 너무 활발해 하나만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최근 10주년을 기념해 개발팀에서 만든 ‘땡스노트’ 콘텐츠가 기억에 남는다. 개발자들의 다양한 사연이 적힌 노트를 수집하는 이벤트였는데 이러한 개발자들의 멘트에 모든 답변을 달아준 유저가 있었다.

그 글에서 성의와 진심이 느껴졌는데 개발팀에서 그분의 캐릭터 ID를 모티브로한 아이템을 선물로 증정한 적이 있다. 현재 내부에서도 유저들의 이러한 다양한 활동에 어떻게 도움을 드리고 보답을 해드려야 될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불편하고 부족할 수 있지만 10년 동안 사랑을 갖고 열심히 즐겨주시는 모든 유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넥슨에서 공개한 챕터6의 원화 중 일부

Q. 예전에 마비노기의 원화가들이 취미활동의 일환으로 '보더리스 전'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NDC에서도 꾸준히 회자되듯 넥슨이 게임을 예술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러한 담론에서 마비노기가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마비노기가 정확히 어느 위치라기보다는 게임 내에 들어가는 아트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노력은 마비노기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게임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일 것이다. 단순한 원화나 일러스트를 뛰어넘어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은  앞으로 게임 개발사가 가져가야 될 필수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삶의 일부로 안착하기 위해 이러한 노력들은 계속 이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Q. VIP 회원제를 부활시킬 생각은 없는가? 예전엔 우편으로 선물도 줬었는데 아날로그 선물을 그리워하는 유저들이 많다
게임 서비스 초기에는 이른바 VIP전용 서비스를 통해 실물을 드리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부터 게임을 길게 즐겨주시고 또 앞으로도 꾸준히 즐겨주실 유저들을 위해 꼭 VIP가 아니더라도 여러 유저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고민 중이다. 예산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소장가치가 있고 실용가치가 있는 것들을 드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번 판타지파티를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Q. 오랫동안 함께 플레이 해온 유저들은 3용사와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 비중이 줄어들었고 나오 역시 마찬가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그 전까지의 이야기는 이전 디렉터가 진행해 온 만큼 특별히 무언가를 지적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루이리의 경우 드라마 후반부에 잊혀져 가는듯한 장면이 있지만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다.

물론 3용사가 마비의 10년을 함께해온 캐릭터는 맞다. 다만 이후 콘텐츠의 방향은 기존 3용사보다는 새롭게 등장하게 될 다양한 캐릭터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3용사가 죽거나 끝났다기 보다는 신규 캐릭터가 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3용사 역시 마비노기의 상징적인 캐릭터인 만큼 여러 가지를 놓고 내부에서 고민 중이다.

넥슨에서 공개한 챕터6의 원화 중 일부

Q. 최근 콜라보를 진행하는 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기대와 비판이 공존하고 있다. 일본 애니가 아닌 다른 콘텐츠, 영화나 웹툰과 같은 콘텐츠들과 콜라보를 진행할 계획은 없는가?
지난해 하츠네미쿠, 올해 소드아트온라인과의 콜라보를 진행했다. 본의 아니게 일본의 콘텐츠가 선정됐지만 무조건 일본 것을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콜라보 선정에 있어 얼마만큼 게임에 잘 어울릴지, 또 얼마나 유저들이 좋아할지를 중심으로 정하다보니 일본에서 가장 유명했던 작품이 선정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현재 콜라보 진행 여부에 대해) 추가적으로 콜라보 계약이 진행중이며 계약이 진행 중인 만큼 정식으로 계약이 체결되면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Q. 일본의 '닌자'가 한국에도 적용될 계획이 있는가?
아직까지 계획은 없다. 닌자가 일본 현지 특화 콘텐츠인 만큼 일본에 도입이 된 것이다. 한국은 설정 부분에 있어 맞지 않는 것이 있는 만큼  아직까진 도입할 계획이 없다.

Q. 드라마2에서 드래곤이 폴리모프 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패치 되지 않았다. 유저들은 드라마3에서의 랑그히리스가 폴리모프 되길 매우 기대하고 있는데 언제쯤 업데이트 할 계획인가? 또한 두근두근 아일랜드가 오픈되었을 때 함께 개발 중으로 공지가 올라온 미노타우로스로 추정되는 보스 몬스터는 언제쯤 업데이트 되는가?
미노타우로스는 개발 진행이 되고 있던 보스는 맞지만 모든 것들이 기획했다고 도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설정이나 여러 기획적인 흐름을 보고 도입이 결정되고 뒤로 밀리기도 하는데 미노타우로스의 경우 언제 투입될지에 대한 기약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새로운 보스를 원하는 유저들이 많기 때문에 8월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새로운 보스가 투입될 예정이다. 드래곤의 폴리모프 계획은 현재는 없다.

Q. 많은 패치 이후에도 현재 밸런스에 관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한손검 및 양손검과 방패, 그리고 정령 실체화는 언제쯤 상향될 것인가? 또한 마비노기의 기본 전투 시스템인 가위바위보와 반 턴제 시스템이 이젠 명목을 잃고, 마비노기도 타 온라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몹을 무작위로 공격하는 게임으로 변질되었다는 의견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최근 게임의 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니 게임이 변했다고 느끼시는 유저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내부에서도 이와 같은 것을 인식하고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업데이트를 한 것인 만큼 이렇게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의 경우 내부에서도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령 무기의 경우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정령무기는 내부에서도 획기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인만큼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Q. 현재 루미팩 사건 때문에 언팩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이 언팩이다. 언팩에 대한 정책을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언팩의 경우 편리함 때문에 쓰는 유저도 있고 장난삼아 재미있게 쓰는 유저도 있고 사양적인 면이 부족해 사용하는 유저가 있는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언팩에 대해서는 제작자에게 공문을 보내 단호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상반기부터 시작되고 있는 ‘그린노기’ 활동 역시 이 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루미팩 사건이 크게 불거지긴 했지만 사실 지난해에도 이러한 사건과 비슷한 ‘해피노기’ 사건도 있었다. 개인정보 문제가 있는 만큼 언팩과 관련해서는 지금처럼 차단을 계속 할 예정이며 이와는 별개로 게임이용에 불편을 느끼는 유저들을 위한 시스템적 업데이트는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동향이 나올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언팩은 언팩대로 차단을 해 나갈 계획이다.

Q. 유저들에게 한마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서비스 10주년이 된 지금의 마비노기가 있는 것이다.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많은 비판과 사랑을 함께 주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의견을 수용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과 개발실에서 추구하는 마비노기의 개발 방향을 함께 공감해 나갈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판타지파티와 같은 정기적인 소통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유저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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