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유 "게임산업은 끝없이 발전, 난 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등록일 2014년11월11일 17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나는 항상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

늘 게임 업계를 선도해온 거장 스즈키 유 프로듀서(이하 스즈키 PD). 그는 KGC2014에서 강연을 통해 그의 대표작이자 최초의 3D 격투게임 '버추어 파이터'의 개발 및 발전 과정을 되짚은 바 있다.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영역에 끊임 없이 도전해 온 스즈키 PD가 바라보는 전 세계 게임산업의 현재와 미래는 어떠한지 그의 생각과 전망을 게임포커스가 정리했다.


Q. 지금 '버추어 파이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스즈키 PD: 강연에서 파이의 얼굴 변화를 보고 사람들이 웃었던 것처럼 처음 '버추어 파이터'를 만들었을 때는 사람의 얼굴이라 하기도 힘들었다. 처음 프로그래밍할 때 로봇이라는 의미로 ROB라고 입력하거나 '골판지 상자'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제는 '로봇에서 인간이 되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Q.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근황에 대해 알고 싶다
스즈키 PD: 지금은 'Ys net'이라는 회사에서 기획, 프로듀스를 중심으로 일하고 있다. 모바일이나 아케이드, 콘솔 게임 등 플랫폼과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기획하고 있다. 파트너를 찾아 제작을 제안하는 식으로 진행하며 내부 개발은 따로 없이 프로젝트가 확정되면 개발팀을 구성하는 식이다.


Q. 관심이 가는 장르나 플랫폼은 무엇인가?
스즈키 PD: VR분야는 참 재밌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플랫폼 자체가 흥미로워 관심이 간다. 또 모바일 게임, 즉 스마트폰 게임은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성공하기도 힘들다. 역시 콘솔 RPG가 보람을 느낄 분야라 개인적으로 더 만들고 싶다. 아무래도 이런저런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Q. 최근 흥미롭게 플레이한 게임은 있는가?
스즈키 PD: 사실 게임을 거의 플레이 하지 않는다. 딸아이와 소통하기 위해 '포코팡'을 최근에 플레이하고 있긴 하다. 닌텐도 게임 중 '친구모아 아파트'는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준다. 게임 자체가 좋다기보다 게임이 있기 때문에 가족이 모이고 소통을 할 수 있어 고맙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게임을 통해 아이가 다양한 것을 학습해가는 것을 보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게임은 아니지만 라인 메신저가 좋다고 생각한다. 문자를 쓰지 않고 이미지(스탬프)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으며 말보다 전달이 잘 된다.

Q. 혹시 '쉔무' 개발을 다시 하고 싶은지 많은 팬들이 궁금해 한다
스즈키 PD: '쉔무3'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쉔무' 개발은 꼭 하고 싶다. 하지만 '쉔무' 이야기를 하면 꼭 의도가 잘못 전해지는 경우가 있어 위험해지니 발언은 삼가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인이 언리얼 엔진으로 '쉔무'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 것을 보았는데 정말 잘 만들어서 감탄했다.

<'노콘키드'가 제작한 쉔무 HD 리마스터 영상>

Q. 오늘날 전 세계 게임산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
스즈키 PD: 현재 게임시장 자체는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커지고 다양해졌다고 본다. 액티비전의 '데스티니' 같은 엄청난 규모로 제작되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저비용으로 제작되는 인디 게임도 많다.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이 있다는 것은 좋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최근 스마트폰 플랫폼에 너무 편중되어 있어서 아쉽다.

또 유니티처럼 굉장히 멋진 게임 엔진을 낮은 비용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작은 규모의 회사나 개인 개발자에게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된다. 이런 현상은 무척 바람직하다.

Q. 그렇다면 앞으로의 게임산업은 어떻게 전개될 것 같은가?
스즈키 PD: 게임의 플랫폼, 디바이스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아케이드(오락실 게임)만 있었다면 현재는 더 넓은 범위에서 오락으로 인식되는 것들이 많다. 또 컴퓨터 기술,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처럼 한 곳에만 집중되는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그랬듯 앞으로 또 새로운 시장이 떠오를 것이다. 또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을 잘 융합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돌아보면 게임 시장이 성숙해 질때마다 '더 이상은 성장을 못하겠다', '한계가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항상 나온다. 그러나 '이제 2D게임은 끝이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3D게임이 나타났다. 이처럼 게임 산업은 새로운 기술과 만나 또 새로운 발전을 이뤄왔고 계속해서 그렇게 될 것이다. VR기기도 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료기기로 사용되는 마이크로칩을 활용하여 생각만으로도 조작 가능하다든지, 홀로그램 기술이 게임에 적극 활용될 지도 모른다.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1942년에 컴퓨터가 등장하였고, 60년대에 최초의 비디오게임인 '퐁'이 탄생했다. 게임의 역사 약 50년 동안 퐁부터 PS4까지 엄청난 진화가 이루어졌다. 다른 산업 분야를 생각하면 정말 짧은 시기 안에 발전을 이룬 것이다. 오히려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바깥에서 보면 그 사이 게임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가 아닐까?


지금 게임이 지니고 있는 영상 및 사운드 기술 노하우, 인터랙티비티 능력 등은 굉장히 뛰어나다. 이를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에도 응용하면 다른 형태의 게임이 탄생될지도 모르고 이 기술을 핵심으로 삼아 다른 엔터테인먼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의 스마트폰으로 인해 그 경계가 무너졌듯이 언젠가 게임 전용기기가 아니더라도 게임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분명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즉 범용기로 누구나 게임을 하게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공통의 플랫폼을 보유하면서 점차 모두가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을까?

Q. 스즈키 PD가 가지고 있는 개발자로서의 이상은 무엇인가?
스즈키 PD: 나는 항상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 물론 그저 새롭기만 한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나는 보다 많은 이에게 자극을 주고 화제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싶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게임 업계가 갖고 있는 소리, 영상, 인터랙티비티 기술과 능력을 활용, 게임이 아닌 분야에 접목시키고 싶다. 게임을 게임이라는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고 더 넓은 곳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여 확장시키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사실 게임의 노하우가 다른 분야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에서도 CG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 누가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CG를 사용한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이라고 상상했을까?


Q. 젊은 게임 개발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스즈키 PD: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란,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동시에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것은 새로운 것으로 새로움을 경험하다 보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문제가 생겨도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

이번 KGC는 대규모 강연이라 게임을 위주로 설명했지만 더 소규모의 강연에서는 게임을 개발하며 고민했던 점, 어떻게 해결했는지 이야기를 할 만한 것이 많아서 개인 경험담을 들려주며 문제를 극복하는 힘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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