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카카오게임의 회생 전략, 이것이 최선이었나

등록일 2016년02월03일 12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월 28일, 모바일게임 업계의 눈과 귀는 카카오게임의 새 수장 남궁훈 CGO(Chief Game Offier, 게임 총괄 부사장)에게 집중됐다. 새롭게 카카오의 게임사업을 이끌게 된 그가 침체에 빠진 카카오게임을 구하고 불신의 늪에 빠진 카카오게임과 개발사들 사이에 가교를 놓을 혁신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다.

이날 카카오게임이 내놓은 전략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카카오게임에 입점한 게임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광고를 넣을 수 있게 해 주겠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카카오게임 AD+'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카카오가 제시하는 광고 SDK 모델을 개발사의 게임에 사용할 경우 기존 플랫폼 입점 수수료 없이 퍼블리싱 비용만 부과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발표된 것은 광고SDK 탑재한 게임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해야 수수료를 받겠다는 '차등 수수료 적용 시스템'이다. 카카오는 광고SDK를 탑재한 채 카카오게임에 입점한 게임이 월 매출액을 기준으로 3000만원 이하의 매출을 올리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 3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를 벌면 14%, 월매출 1억원을 넘길 때부터 기존과 동일한 21%의 수수료를 적용할 예정이다. 기존 게임들, 그리고 광고를 거부하는 게임들에게는 받던대로 플랫폼 입점 수수료를 그대로 받는다.

카카오가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다지만 카카오가 자신들이 가진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일 정도로 이날 발표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광고 도입으로 광고를 주요 매출원으로 하는 클리커류 등 소규모 게임, 인디게임사들이 카카오에 게임을 낼 수 있는 길은 열렸다. 하지만 그뿐이다. 낼 수는 있지만 인디개발사들이 카카오에 게임을 내도록 할 매력적인 요소는 여전히 없다.

갈수록 저하되는 카카오를 통한 '유저 모집'이 확실히 이뤄질 수 있느냐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제대로 하겠냐는 의문에 대한 답도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개발사들이 지난 3년 동안 입을 모아 요구해 온 API 개선과 수수료 인하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에도 역시 나오지 않았다.

이번 카카오의 전략발표 내용에는 지금까지 그랬듯 개발사들의 API와 수수료에 대한 요구는 묵살하고, 마케팅 지원 부분도 개발사들에게 부분유료화로 제공해 기존에 광고 플랫폼 회사들이 가져가던 부분을 카카오가 가져가겠다는 의미밖에 담겨있지 않았다.

플랫폼 수수료는 그대로에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더라도 플랫폼 수수료와 동일한 광고수익 비율을 카카오에 지불해야 한다. 이제는 카카오에 게임을 넣는 것만으로 100만 다운로드가 발생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걸 카카오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조차 궁금해졌다.

더구나 이번 카카오 발표에서는 카카오게임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희망과 비전보다는 광고가 잔뜩 뜨는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카카오게임에서 유저들이 더 이탈하는 어두운 미래만 떠올랐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위기는 국내 유저들이 구글과 애플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직접 이용하는 데 익숙해지며 카카오게임의 효용성이 낮아졌고 게임사들 역시 더 이상 카카오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뼈를 깎는 노력과 상생을 위한 투자와 희생으로 개발사들의 마음을 잡고 함께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했었을 카카오는 그저 개발사들의 의견을 묵살하며 손을 놓고 있었다.

이번에 발표된 전략은 남궁훈 부사장이 임지훈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3개월 동안 매주 회의를 하며 도출한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부족해 3개월 만에 급하게(?) 의사결정을 하느라 졸속으로 마련된 것이라 믿고 싶다.

지금이라도 카카오는 개발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지키며 개발사의 희생만 강요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함께 걸어나갈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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