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올인원 서비스로 진화하는 한콘진 '모바일게임 현지화 지원사업'

등록일 2016년03월23일 11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허브센터에서 진행하는 '모바일게임 현지화 지원 사업'이라는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이 이름을 들어본 개발사도 있을 것이고 처음 들어보는 개발사도 있을 것이다.

이 사업은 한번이라도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참가한 개발사는 다음 해에도 계속 신청하는 양질의 지원 프로그램이지만 지원 내용에 비해 개발사의 신청이 많지 않아 게임업계는 물론 한콘진에서도 신기해 하는 지원 사업이기도 하다.

모바일게임 현지화 지원 사업은 국내 중소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가 2013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한해에 40개의 모바일게임에 대해 현지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회사는 게임 번역회사로 2004년부터 꾸준히 활약해 온 라티스글로벌 커뮤니케이션스(이하 라티스글로벌)이다. 콘솔게임, 온라인게임의 해외 현지화 및 한국어화 작업을 오랫동안 도맡아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라티스글로벌이 모바일게임 시대를 맞아 모바일게임 현지화에도 뛰어든 것이다.

당초 이 사업은 단순히 '번역 지원'을 위한 사업으로 이해되었다. 이건 이 사업의 주관사로 참여한 라티스글로벌도 마찬가지였다.

"사업을 접한 건 우연이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 뜬 공고를 보고 이런 게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저희가 그때(2013년)까지만 해도 공공기관과 일해본 경험이 없이 기업들하고만 일을 해 왔어요. 이런 기회가 있구나 했지만 누군가 벌써 잘하는 데가 있고 또 하고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게임 번역은 우리 전문인데 싶더라고요. 게임 번역만은 우리가 잘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선정이 안 되어도 도전은 해 보자고 했는데 선정이 되어서 시작하게 되어 3년째 계속 사업을 진행중입니다"


라티스글로벌을 이끌어 온 윤강원 대표의 말이다. 그런데 모바일게임 현지화 지원 사업에 뛰어들어 보니 번역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업에 지원하는 중소 개발사들은 대개 해외에 게임을 서비스한 경험이 없었고, 처음부터 로컬라이제이션이 가능한 형태로 게임을 개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에서 일하다 창업해 론칭, 서비스까지를 처음 경험해보는 개발사도 있었다.

이러다 보니 사업의 지원 내용이 갈수록 늘어났다. 3년을 지나며 가장 기본적인 번역 서비스는 텍스트의 분량을 점차적으로 늘렸으며, 테스트의 범위와 종류도 모바일게임의 발전에 맞춰 개선이 되었다.

중소개발사가 직접 진행하기 어려운 해외의 유저그룹을 대상으로 한 포커스 그룹테스트도 2015년도 사업부터 추가되어 개발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이 테스팅 서비스는 크게 국내와 해외에서 진행된다.

라티스글로벌도 자체적으로 샤오미, 화웨이, 엑스페리아 및 아마존의 신형모델과 다수의 테스트 기기를 보유하고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스트는 게임의 설계 및 요구사항에 맞게 개발, 구현되었는지 게임 테스트 케이스를 기반으로 한 기능성 테스트와 모바일 기기의 OS, 해상도에 따른 게임 호환성 테스트 실시하며 구글 마켓 출시 정책의 적합성을 확인하는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테스트로 끝나는 게 아니다. 현지화를 지원해도 그 게임을 어떻게 해외에 출시해 서비스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개발사도 있고, 도움이 필요한 개발사가 많다. 그 외에도 해외 서비스를 위한 리서치 등 필요하지만 개발사가 직접 할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하는 부분이 많다.

현재 모바일게임 현지화 지원 사업에서 지원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정기적인 해외 시장 동향 정보 제공 및 업계 전문가를 통한 정보 공유, 온/오프 해외 퍼블리셔 연계를 통한 중소 개발사의 비즈매칭 기회 제공, CAT(Computer aided tool)와 정직원 원어민을 통한 번역품질 보증, 글로벌 FGT를 포함, 다양한 테스트 기법을 통한 출시 전 버그 및 위험 요소 발견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지화 지원 사업이다 보니 우리 입장은 제한되어 있다고 봤는데 한번 해보니 이런게 필요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엔 필요한 걸 넣고 정보, 시장동향, 부가서비스 등을 계속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주관사를 새로 선정하는 데 신청할 때마다 개발사들이 필요로 하는 걸 추가해서 신청하다 보니 공공기관 사업을 3년 연속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례가 많지는 않을 거에요. 그런데 노하우가 쌓이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보이니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흔히 정부에서 하는 지원사업, 과제를 대충 할 거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걸 봐 왔습니다. 우리는 그러지 말자, 국가과제는 인건비 베이스라 수익을 낼 순 없지만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얻을 수 있으니 제대로 해 보자는 인식에 회사 차원에서 공감을 하고 접근한 겁니다"

흔히 정부 지원사업은 '눈먼 돈을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고들 한다. 하지만 한콘진이 진행하는 현지화 지원 사업은 국내 개발사들에게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는 진짜 지원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년도 사업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에이전싱이에요. 퍼블리셔와 개발사를 연결시켜 주는 것인데 해 보니 이게 큰 의미가 있더라고요. 사실 개발사 입장에서 퍼블리셔들과 관계를 갖는 건 소수에 불과합니다. 인디 개발사들이 퍼블리셔와 만나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는 건 쉽지 않죠. 지원 사업을 하며 그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퍼블리셔가 뭘 원하는지를 개발사가 알게 되고 경험을 쌓게 하는 건 저희로서도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라티스글로벌은 지원 사업에 선정된 개발사들에게 좀 더 혜택을 줄 수 없을지를 끊임없이 찾고 연구하고 있었다. 지원사업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 추가되기도 한다. 이제는 앱애니와의 제휴를 통해 통계도 확인할 수 있고 사용자 분석툴 등도 지원하고 있다.

개발만 열심히 해 온 중소 개발사들이 개발 외적인 부분 전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저희 생각은 현지화 프로젝트로 현지화가 되었다고 그게 게임 대박으로 바로 이어지겠냐고 하면 그건 쉽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고민했고요.

경험이 많은 회사, 진짜로 번역지원 정도만 바라는 회사도 있고 국내 경험만 가진 인디 개발사도 있습니다. 필요로 하는 부분이 다른데 각 개발사마다 필요로 하는 걸 맞춤지원하자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를 통해 잘 하는 회사는 계속 잘 하고, 경험이 부족한 회사는 경험을 쌓아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경험이라 봤고 경험을 쌓은 국내 개발사들이 해외에 나가 해외 기업들과 싸울 체력을 쌓게 해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 봅니다"

잘 운영되고 있는 모바일게임 현지화 지원 사업에서 아쉬운 점은 딱 하나 뿐인 것 같다.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매년 이 지원 사업의 경쟁률은 2대1을 넘지 않고 있다. 잘 만든 게임을 해외 유저들에게도 제대로 선보이고 싶은 개발사들의 참여가 늘어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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