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베리드 어 라이브' 콘솔로 무대 옮긴 진승호 디렉터 "올 하반기 출시 목표"

등록일 2017년03월31일 17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시삼십삼분을 퇴사한 후 소식이 끊겼던 진승호 디렉터가 최근 넥스트플로어에서 신작 콘솔게임을 개발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자는 진 디렉터가 넥스트플로어에 합류한 직후 소식을 듣고 쭉 그가 만들 신작 게임을 기다려 왔다. 마침내 공개된 신작 '베리드 어 라이브'는 진승호 디렉터가 과거에 보여준 작품들과는 꽤 성격이 다른 게임 같았다.

일단 플랫폼이 모바일에서 콘솔(플레이스테이션4, PS Vita)로 바뀌었고 장르도 같은 어드벤처라고 해도 '방탈출'이 메인인 포인트 앤 클릭 스타일에서 벗어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텍스트 어드벤처를 선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이 발표되고 뜨거워졌던 열기가 조금은 가라앉은 시점에 진승호 디렉터와 대면했다. '회색도시2' 출시 직전 만나고부터 2년 5개월만이다.


진 디렉터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개발자의 이름이 거의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검은방' 시리즈부터 '회색도시' 시리즈까지 어드벤처 장르 게임만 여섯 작품을 만들며 '수일배'라는 펜네임과 함께 어드벤쳐 게임 마니아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현재도 어드벤처 장르 신작을 만들고 있다.

그의 신작 베리드 어 라이브는 전작 회색도시 시리즈와는 꽤 다른 느낌의 게임이었다. 회색도시가 '428 봉쇄된 시부야에서'(428 〜封鎖された渋谷で〜)의 영향이 느껴졌던 군상극 스타일이라면 베리드 어 라이브는 폐쇄공간에서 캐릭터들간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고 선택을 해 나가며 이야기 전체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게임이다.

아쉽게도(?) 연애 요소는 들어가지 않고 주인공(남성)이 여성 캐릭터들과 호의적인 관계가 되는 정도에 그친다고 하는데, 이는 게임이 잘 된 후 후일담 등으로 그려주길 기대해보면 될 것 같다.

2017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베리드 어 라이브를 개발중인 진 디렉터에게 게임의 준비상황 및 콘솔 플랫폼 개발에 대한 느낌 등을 자세히 들어봤다.

플랫폼 변경 및 게임 설정에 담긴 생각
먼저 콘솔로 플랫폼을 변경하게 된 과정을 듣고 싶다. 당초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을 시작한 걸로 아는데...
진승호 디렉터: 모바일로 개발을 진행하다 콘솔로 플랫폼을 변경한 게 맞습니다. 2016년 8월쯤 사내에 테스트 빌드를 돌려 시연을 했는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지 4~5개월 정도 된 시점의 첫 플레이어블 빌드였습니다.

대표님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 보시고는 전체 회의에서 플랫폼을 콘솔로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많이 주시더군요. 저도 그 자리에서 동의하고 플랫폼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만났을 때 콘솔게임 개발에 대한 로망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실제 하게되니 어떤 느낌인가
진승호 디렉터: 감회가 새롭습니다. 우리 나이대의 개발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해 왔을 겁니다. 어릴 때 패밀리부터 시작해 쭉 콘솔게임을 즐겨 온 친구들이 많죠.

사실 터치패드가 아니라 '패드'로 조작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입니다. 경험의 질이 많이 다릅니다. 화면을 보며 터치를 해서 진행하는 것과 패드로 조작하는 건 느낌이 전혀 다르죠.

이런 부분이 개발적 이슈이기도 하면서 개발자이자 게이머로서 느끼는 부분도 큰 것 같습니다. 사실 스마트폰, 아니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에 콘트롤러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잘 안됐던 게 사실입니다. 개발을 오래 해 오면서 피처폰의 숫자키로 조작하도록 개발한 적도 있지만 패드 인터페이스는 처음이 재미도 있고 어려운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모바일에서 마이너한 장르였던 어드벤처 게임이 대중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도 난다. 콘솔 플랫폼에서는 비교적 텍스트 어드벤처의 비중이 있는 편 아닌가
진승호 디렉터: 콘솔 플랫폼에서도 마이너한 장르라는 점은 같습니다. 텍스트 어드벤처가 메이저한 장르는 아니죠. 플랫폼을 콘솔로 바꿨으니 '안심이다', '시장이 있다'고 판단하긴 어려운 문제로, 상황이 크게 바뀐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힘들 수도 있죠. 콘솔 플랫폼은 텍스트 어드벤처 걸작들을 선보여 온 거물들이 많은 곳이니까요.

사실 모바일에서는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언어의 문제도 있고 해서 머리에 떠오르는 곳이 몇 개 정도로 압축이 됩니다. 하지만 콘솔에는 빅 플레이어가 훨씬 많고 탄탄한 팬덤을 가진 회사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경험한 타이틀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과거에 '심플 시리즈'같은 어드벤처 게임들이 휴대용 콘솔로 많이 나오던 시절도 있지만 지금은 국내는 물론 해외 유저들이 접하는 어드벤처 게임들의 수준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그런 면에서 상황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압박감이 더 강해졌다는 느낌입니다.


늘 '복수'라는 테마와 범죄를 다뤄왔다. 이번에는 아이돌이나 오디션 등 트렌디한 소재를 다뤄서 놀랐다
진승호 디렉터: 그런 테마나 아이템을 계속 사용한 느낌이 있는 건 맞습니다.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는 개인적으로 체험한 것도 있고 해서 작품에 녹여내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게임의 내부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봐야겠다, 게임 내적으로나 밖으로 보이는 부분을 모두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범죄를 다루는 것이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건 바뀌지 않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바꿔보자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게임이 나온 뒤 실제 해 보시면 만드는 사람이 그대로니까 '이 사람이 쭉 해 온 요소들이 있긴 있구나' 라고 느끼실 것 같기도 합니다. 바꿀 수 있는 건 바꿔 보자는 생각에 도전해 보기로 한 건데 플랫폼을 바꾸며 그런 생각을 더 하게된 것 같습니다.

베리드 어 라이브는 등장인물이 그렇게 많지 않은만큼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 전작의 군상극 스타일과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진승호 디렉터: 전작에서도 주인공은 정해져 있지만 주인공 외의 다른 사람들도 많이 조망해 주는 형태였습니다. 이번에는 등장인물을 좀 줄였습니다.

등장인물을 이번에는 10명 이하가 되도록 설정했는데, 한명 한명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도 있고 20여명을 등장시켜 누구는 조금 보여주고 누구는 길게 보여주기보다는 주인공에 무게추를 두고 좀 더 개개인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입니다. 설정 상 격리된 공간이라 많은 사람들을 조망하기 어렵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며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방탈출에서 텍스트 기반으로, 모두가 행복해질 순 없어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전에 게임에 대한 소개를 먼저 부탁드려야할 것 같다
진승호 디렉터: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서바이벌 오디션 현장이 붕괴되며 붕괴 현장에 갇힌 서바이벌 오디션 탑 5명의 참가자와 스탭 몇명이 등장합니다. 붕괴 현장에서 등장 인물들과 대화를 하면서 SNS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병행해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의 몇 시간 동안 살아남아야 하는 게임입니다.

구조대가 도달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정해진 시간 안에서 등장인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바뀌는 구조로 되어 있는 거죠. 전작들에서는 퍼즐 풀이에 실패하면 죽는다는 정도의 배드엔딩은 있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정해져 있었던 데 비해 이번에는 분기가 많은 스토리로 구성했습니다.

검은방에는 노멀 엔딩을 넣었었는데, 이것도 분기가 많은 건 아니었고 중간부터 아예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서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담은 느낌이었습니다.

베리드 어 라이브에서는 각 캐릭터들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했냐에 따라 생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바뀌고 후일담도 달라집니다. 게임 전체를 만들어 한 번에 제공해서 가능해진 것으로 에피소드 연재 형태에서는 확실하게 분기를 주기가 힘들었습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전에 어떤 선택을 해서 어떤 분기를 거쳤는지를 기억하기 힘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죠.

멀티엔딩이라는 이야기인데, 모두가 살아남아 행복해지는 대단원 엔딩도 있는 건가
진승호 디렉터: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 언급을 피하도록 하겠습니다만... 선택을 해서 한 명을 살리면 다른 한 명은 죽는 결과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작들에서 치밀한 계획으로 움직였던 범인들을 그렸던 데 비해 이번에는 설정 상 우연과 우발적인 동기가 관여할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진승호 디렉터: 그런 면도 있지만 내용을 진행하다 보면 어떻게 진행했냐에 따라 범인과 동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줘야 하지 않나 합니다.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이 죽거나 사는 결과를 맞이하는 건 같지만, 구조가 되더라도 찝찝함이 남을 겁니다.

진상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면 현장은 붕괴되어 증거도 다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잘 진행하면 떠나기 전에 진상에 도달할 수도 있는 거고...

회색도시를 놓고 걸작 '428 봉쇄된 시부야에서'를 제작한 이시이 지로에 대해 이야기나눴던 기억이 난다. 이번 작품은 '단간론파'에 가까운 느낌이다
진승호 디렉터: 시놉시스만 놓고 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들을 모아놓고 챕터마다 살인극이 벌어지고 각 챕터의 범인을 찾아내는 스타일의 게임은 단간론파 이후 몇 작품이 나왔죠. D3퍼블리셔에서 낸 '아이돌 데스게임 TV'도 비슷한 느낌이고 니폰이치가 준비중인 '추방선거'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나오는 이런 스타일 게임들은 캐릭터에 초점을 맞춰 설정을 비교적 '팝'하게 다루는 느낌입니다.

베리드 어 라이브의 경우 시나리오가 얽혀 있어서 자세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런 설정을 팝하게 다루는 것과 무겁고 칙칙하게 가는 건 느낌이 꽤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비슷한 면도 있겠지만요.

아이들 데스게임 TV를 해 봤는데 기대했던 그런 게임은 아니더라
진승호 디렉터: 네. 발표 때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게임이더군요.(웃음)

베리드 어 라이브에는 방탈출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에 가장 놀랐다. 퍼즐풀이보다 스토리에 중점을 둔 게임이라는 말인데...
진승호 디렉터: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게임입니다.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를 계속 해야하는, 대화가 중심인 게임인 거죠.

게임을 처음 만들 때부터 방탈출 매카닉을 갖고 오다가 어느 순간 역전이 되더라고요. 갈수록 말이 많아지고 방탈출 매카닉이 약화되어 온 느낌입니다. 어드벤처 게임을 7번쯤 만들게 되니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익숙해져서 신선함을 느끼고 게임적으로 재미를 느끼기보다는 의무적으로, 습관적으로 여기하고 여기를 찾아보고 조합하자는 식으로 너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다시 방탈출 매카닉으로 게임을 만든다면 좀 더 연구해서 하려 합니다.

베리드 어 라이브에서는 방탈출이 빠지고 스토리가 중심이 됐습니다. 방탈출을 쭉 해오다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느낌입니다.

스토리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
진승호 디렉터: 회색도시 2편보다는 좀 적을 것 같은데, 인게임에서 다양한 화제로 캐릭터들과 대화를 나누면 다 다른 내용이 나와 대화를 다 합치면 오히려 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승전결에 엔딩 후의 후일담까진 나와 있지만 캐릭터들과의 대화는 바리에이션은 뼈대만 만들어 두고 개발을 진행하면서 완성하고 있어 거기까지는 집계가 안 되어 있습니다.

외부 게임엔진에 첫 도전, 현재 완성도는 50% 정도
현재 개발 상황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대략적인 출시 시기도 정해졌나
진승호 디렉터: 딱 잘라 %로 말씀드릭니 힘들지만 절반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모바일을 염두에 두고 개발할 때에는 개발 일정을 %로 관리했는데, 중간에 플랫폼이 바뀌고 내부적으로 기획 양을 늘리고 콘텐츠를 늘리고 하면서 그런 부분이 좀 애매해졌습니다.

2017년 하반기 중 출시가 목표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게임이 출시된다면 콘솔게임에 처음 도전해 2년 만에 게임을 출시까지 하는 게 된다. 굉장히 빠르게 일정을 가져간 것인데 처음으로 외부 엔진(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것도 놀랍다
진승호 디렉터: 팀을 만들고 R&D를 진행하고 개발엔진을 교체하고 하다 보니 준비과정에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전작까지는 자체엔진을 사용했고 외부엔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엔 유니티로 개발하는 게 확정되면서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개발자들이 익숙해지고 외부엔진에 납득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프리 프로덕션을 길게 가져갔고요.

마지막 팀원이 합류한 2016년 4월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유니티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진승호 디렉터: 멀티플랫폼 빌드가 가능한 엔진이기 때문입니다. 엔진을 선택한 시기는 2015년 여름 쯤인데, 지금은 언리얼도 괜찮다지만 2015년에 모바일게임을 만든다면 유니티였으니까 자연스럽게 유니티를 고르게 됐습니다.

당초 고민했던 건 외부엔진이냐 자체엔진이냐였는데 자체엔진을 쓰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전에도 해외에 나가면 콘솔 등으로 이식하면 안될까 하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자체엔진으로 개발한 게임을 콘솔로 이식하는 건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거든요.

그런 기억도 있고 해서 이번에는 멀티플랫폼 빌드가 되는 엔진을 쓰기로 했고 어떤 엔진이 있을까 조사해서 유니티로 결정한 것입니다.

배경이 3D로 처리됐던데
진승호 디렉터: 배경은 3D, 캐릭터는 2D로 표현했습니다. 그럴 듯 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근래엔 애니메이션도 3D 배경에 2D 캐릭터를 올리는 게 많은데, 기법을 찾고 연구해서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자고 생각했습니다.

탈출해야 하는 스테이지에 2D 캐릭터를 올렸던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이번에는 좀 더 상황에 맞는 앵글,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터치를 활용한 포인트앤클릭이 필요했던 모바일과는 환경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진승호 디렉터: 방탈출 매커니즘이 없으니 픽셀을 찾아 터치하도록 만들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이벤트나 정치된 화면이라도 방탈출이라면 화면을 위에서 내려다 봐야 하니 캐릭터는 작게 나오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납득하고 넘어가 왔는데, 이번에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캐릭터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게 연출했습니다.

말을 길게 할 때에도 배경을 고정시켜 두고 대사만 나오던 것에서 좀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개발팀에서도 3D를 다뤄봐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고요. 그렇게 보면 내부엔진으로 2D를 할거냐 상용엔진으로 3D를 할거냐의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자체엔진으로 할 경우 개발 프로세스도 보통의 개발 프로세스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보니 상용엔진으로 그런 부분을 좀 맞추자는 내부적 목표도 있었습니다.

유니티라 조금 불안감도 생긴다. 출시 시기 상 PS4 PRO의 보급이 더 많이 된 상태에서 나오게 될 텐데...
진승호 디렉터: 엔진 때문에 그래픽이 저퀄리티로 보이게 되진 않을 겁니다. 마감을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로 엔진의 문제라기보다 폴리싱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연구를 많이 해서 진행을 하는데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큰 화면에서 봐도 저퀄리티로 보이면 안된다는 점은 신경쓰고 있습니다. 겉보기도 중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보고 '에이 이게 뭐야'라고 하면 안되니까요.


플랫폼 확장은 PS4와 PS Vita로 게임을 낸 후에 생각, 콘솔 유저들 선택 받을 좋은 게임 보여드리겠다
콘솔로 낸다면 국내시장만 보기보단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보고 준비해야할텐데 준비가 되고 있나
진승호 디렉터: 콘솔로 게임을 낸다면 국내 시장만 보고 갈 순 없습니다. 처음에 플랫폼을 콘솔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논의를 할 때 소니에서도 콘솔로 낼거라면 국내만 생각하면 안되고 글로벌 시장으로 필수적으로 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 부분은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에 먼저 낼지는 결정이 되었나
진승호 디렉터: 사업팀과 이야기를 좀 해봐야 하는데 마스터 버전이 나올 즈음에 결정될 것 같습니다. 해외 로컬라이징을 알아보고는 있는 상태고요. 국내부터 내고 순차적으로 대응할지 글로벌 QA를 넣어서 같이 진행할지도 고민중입니다. 해외로 간다면 심의도 따로 받아야 하고요.

콘솔로 넘어오니 모르는 것이 많고 이제까지 해오던 것과 차이도 많아서 저희 개발팀 뿐만 아니라 사업팀도 여러모로 공부중입니다.

패키지 형태의 발매도 계획중인가
진승호 디렉터: 그것도 이야기를 좀 해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기본적으로 잘 모르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패키지 발매는 정말 미지의 영역이라 초판을 얼마나 찍어야 하냐는 것부터 시작해 경험이 없다보니 하나하나 고민하고 탐색을 해야 하더군요. 개발만이 아니라 회사의 여러 파트에서도 연구하고 힘을 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모바일은 디지털이 기본이라 초판이나 그런 게 의미가 없고 한정판을 내더라도 게임 자체는 다운로드를 받으니 특전 세트를 판매하는 거죠. 그런데 콘솔 패키지는 전혀 다르다 보니 확인할 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플레이스테이션4와 PS Vita로의 출시는 확정이 됐는데, 추후 다른 플랫폼으로도 출시할 생각이 있나
진승호 디렉터: 충분히 검토할 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빌드가 멀티플랫폼 대응이 그냥 되니까 수정할 부분은 있겠지만 가능하니 가능성을 열어둬도 되지 않나 합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할 플랫폼은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방침을 정했으니 일단 플레이스테이션4와 PS Vita에서 가장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겠죠.

아직 성우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발표가 안됐다. '수상한 메신저'같이 각국의 최고 수준 성우들을 기용해 나라 별로 더빙판을 내려는 시도도 있던데 베리드 어 라이브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진승호 디렉터: 수상한 메신저의 그런 계획은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더빙은 들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요. 이야기의 설득력 면에서 연기가 들어가느냐 아니냐가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해외 시장을 생각해도 콘솔로 나온 어드벤쳐 게임인데 캐릭터들의 목소리가 안 나온다면 이상하게 받아들일 겁니다. 생각은 하고 있고 어떤 분들이 좋을까 살펴보고 있습니다.

게임 내용 중에 오디션이 들어 있으니 혹시 관련해서 뭔가 시도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성우분들이 이벤트에서 노래를 많이 하셔서 노래 솜씨를 볼 수 있는 쇼케이스가 많더군요. 이분이 어울릴까, 저분이 어울릴까 같은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해외에 게임을 낼 때는 또 다른 방식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일본, 미국의 최고 성우들을 쓸 수 있다면 멋지겠네요.

게임 외의 다른 상품으로 개발될 여지도 있나
진승호 디렉터: 그런 부분도 열려있는 상태긴 합니다. 하지만 일단 게임이 메인이 되어야 하니, 게임이 잘 나온다면 바탕이 될 수 있겠죠. 게임이 엉망으로 나왔는데 관련 상품을 개발한다는 건 말이 안되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은 많이 있는데 중요한 건 게임이 제대로 나오도록 잘 만드는 것일 겁니다. 뿌리가 굳건해야 뭐라도 할 수 있겠죠. 성우분들 중 노래를 잘 하는 분이 누가 있을지를 살펴보는 것도 그런 부분과 관련해 선택지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입니다.

DLC나 시즌패스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진승호 디렉터: 그런 부분은 계획에 없고 게임을 제대로 완성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제대로 게임을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트로피는 플래티넘까지 붙일 건가
진승호 디렉터: 예전엔 게임 규모에 따라 플래티넘 트로피를 못 붙이게 했지만 이제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래티넘 트로피를 붙여서 내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진승호 디렉터: 다회차를 염두에 둔 게임이라 다 만들고 실제 주파를 해 봐야 시간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한번 플레이해서 주어진 힌트로 진상을 밝혀내는 사람이 물론 있겠지만 실패하면 다시 도전해서 다른 시도를 해 보며 계속해서 공백을 채워나가도록 구성된 게임입니다.

여러번 플레이해 봐야 캐릭터들이 무슨 생각을 했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각자의 진실이 명확해지게 여러 층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냥 범인만 잡으면 끝이라는 유저도 있겠지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캐릭터들을 잘 이해하고 싶고 진상을 알기 위해 플레이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수동 세이브는 지원할 생각인가
진승호 디렉터: 오토세이브를 기본 지원하지만 수동 세이브가 가능합니다.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영상으로 내용을 알아버리면 플레이 욕구가 크게 감소하게 된다. 게임 방송, 녹화를 허용할 생각인가
진승호 디렉터: 정책을 살펴보니 대부분 초반엔 열어두고 어느 시점부터 막는 게임이 많더군요. 스크린샷이나 방송의 경우 초반 시퀀스는 열어 주고 그 뒤엔 닫는 게 좋지 않나 합니다. 실황 방송이 가진 장점도 있지만 시나리오 기반 게임의 경우 완전 오픈해버리는 경우는 적은 것 같습니다.

PS Vita는 구조적 문제로 일정 부분까지만 열어주는 게 불가능한 걸로 아는데...
진승호 디렉터: 맞습니다. 구조적 문제로 스크린샷 기능을 지원할지 지원하지 않을지를 처음에 정하게 되어 있어서 중간에 스위칭이 안됩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더 살펴봐야겠지만 해외 게임들이 플레이스테이션4는 스위칭이 잘 되니 적용하고 PS Vita는 막아버리는 게 왜 그런지는 이해가 됐습니다.

개발 기반은 플레이스테이션4라고 보면 되나
진승호 디렉터: 네. 베리드 어 라이브는 플레이스테이션4 기반으로 개발중입니다. 텍스처를 높게 만들어서 줄이는 게 낮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쉬우니까요.(웃음) PS Vita는 휴대용으로 하는 게 재미도 있고 PS Vita 유저다 보니 아무래도 PS Vita로 내 게임을 내고 싶다는 로망이 있습니다. 아직 거치형 콘솔로 플레이할 땐 좀 '각 잡고 한다'는 느낌이 있어서요.

콘솔 유저들은 지금까지 상대한 모바일게임 유저들과는 꽤 다를 거다
진승호 디렉터: 그렇죠. 사실 콘솔 플랫폼에서 저희는 신인입니다. 게임을 계속 만들어 왔다지만 모바일 플랫폼이었죠. 콘솔 유저와 모바일게임 유저가 일부 겹치겠지만 대부분의 모바일게임 유저들은 모바일게임만 해 오신 분들이라 콘솔 플랫폼에서 저희를 아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처음 베리드 어 라이브를 발표했을 때에도 '그게 누군데?' 같은 반응들이 있더군요. 당연한 반응이라 봅니다. 콘솔게임 시장에 처음 도전하며 어떻게 될 거다 전망하긴 어렵고, 도전하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이 나와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저희를 몰랐던 분들도 '괜찮은 게임을 만들었구나' 하고 돌아봐 주시겠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해외로 가면 특히나 좋은 게임이 워낙 많이 나오고 경쟁이 치열하니 성과를 내려면 열심히 잘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 걱정도 많이 되네요. '정말 괜찮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이제까지 보여줬듯 이번에도 기대를 충족시켜줄거라 믿는다. 국내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에게 한말씀 하고 마무리하자
진승호 디렉터: 열심히 연구하고, 토론하고, 고민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 규모가 어떻고 개발 기간이 어떻다는 이야기는 무의미한 변명일 겁니다. 게임을 시장에 내 놓는다는 건 유저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고, 유저들이 선택할 때 망설임 없이 고를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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