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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12월01일 11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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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리는 장난감 시대, 동영상 콘텐츠 '장난감'을 대신하다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일 것만 같았던 장난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라는 책이 있다. 책의 저자는 어린이들이 축구나 농구 등 밖에서 즐기는 놀이는 하지 않고 집에서 닌텐도 게임을 즐기기에, '아디다스' 등의 스포츠 의류 기업이 아닌 '닌텐도'가 나이키의 라이벌이라고 분석했다.

이 책이 처음 나왔던 2006년에만 해도 이런 분석이 스포츠산업을 바라보는 저자의 새로운 분석 혹은 경쟁상대를 시장 밖에서 찾아야 한다는 타당한 분석 정도로 이해됐으나 11년여가 지난 지금 저자의 분석과 비슷하게 들어맞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만드는 '토이저러스', '레고', '마텔', '손오공' 등 대형 완구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몰락의 이유가 바로 또 다른 완구 경쟁사가 아닌 스마트폰과 '유튜브'라는 전혀 새로운 플랫폼의 성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

실제로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들의 성장과 완구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국내의 경우도 지난 십수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완구회사였던 손오공이 지속적인 사업부진 속에 지난 2016년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글로벌 완구회사 '마텔'에 인수되며 놀라움을 안긴바 있다.

지난 2017년 8월 공시된 손오공의 2017년 2분기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24.1% 하락한 235억 4,7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서 마텔 피인수 이후에도 여전히 실적개선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손오공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월 초 미국의 대표 완구업체 '토이저러스'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 있으며, 덴마크의 '레고' 또한 실적 부진으로 인해 올해에만 직원 1,400명을 감원하고 사업 단순화를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완구의 판매 부진과 기업 실적 악화는 장난감의 주 소비층인 유아동들의 놀이수단이 완구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스마트폰 이용자 사용시간 분석(조사 기간 2016년 6월 27일~2016년 10월 2일, 조사 대상 전국 만 7세 이상 70세 미만 6,090명)'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주당 30.4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사용하는 앱으로는 음악과 동영상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계열이 40.2%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아이들이 완구를 직접 가지고 놀기 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 콘텐츠들을 본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나타난 것.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 완구 언박싱 콘텐츠
이처럼 유아동들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대세 콘텐츠는 주로 '유튜브' 영상,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완구 언박싱이다.

(출처: 유튜브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영상 캡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과 '토이푸딩' 등의 유튜브 채널에서 주로 선보이는 해당 영상 콘텐츠는 새로 출시된 장난감들을 언박싱(Unboxing,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살펴보는 것)하고, 상황극을 통해 놀이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언박싱은 이미 널리 알려진 마케팅 방식 중 하나로, 정보력으로 무장해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는 '컨슈니어'들을 주 타겟으로 한다.

구독자 980만 명, 전체 영상 누적 조회수 78억 회에 달한다

단순한 언박싱 리뷰 영상들은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 등 대상을 막론하고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완구 언박싱 영상이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영상을 보는 어린이와 진행자간의 상호작용에 있다. 영상은 진행자 홀로 완구를 언박싱 하지만, 진행자는 화면 너머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함께 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완구를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소유한 것 같은 대리만족과 함께, 상황극을 통한 자연스러운 놀이 방법의 전달, 구매 전 완구를 미리 살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마인크래프트'로 예능을,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콘텐츠
한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콘텐츠로 저연령층에게 대통령 이상의 엄청난 지지를 받는 1인 방송 진행자도 있다. 바로 '도티'와 '잠뜰'이다.

(출처: 유튜버 '잠뜰' 영상 캡쳐)

두 유튜버는 샌드박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콘텐츠를 주로 선보인다. '샌드박스', 장르가 뜻하는 바 그대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이미 이러한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이 된 지 오래다. 그리고 이러한 샌드박스 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한 각종 콘텐츠들은 이미 어린이와 초등학생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 거리로 자리잡았다.

(출처: 유튜버 '잠뜰' 영상 캡쳐)

콘텐츠들은 기본적인 실험 영상부터 초능력을 사용하는 콘셉트의 예능, 각종 모드(Mod)를 즐겨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상황극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담아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시청자들과의 소통도 댓글 등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샌드박스 멤버들이 모여 각종 콘텐츠를 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웃고 떠들며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다 보면 마치 만화나 드라마, 또 예능을 보는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뽀로로'부터 '핑크퐁'까지, 정통 애니메이션과 동요 콘텐츠들
한편, '언박싱' 영상이나 게임을 활용한 콘텐츠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유아동 애니메이션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 애니메이션 산업백서'를 살펴보면, 스마트폰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200명 중 65.3%인 783명에 달했다. 여기에 주 이용 방법으로 '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을 이용한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784명 중 404명(51.7%)로 과반수 이상을 기록했다.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로보카 폴리' 등의 유아동 애니메이션은 이미 전 세계 동심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뽀롱뽀롱 뽀로로'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 200만, 누적 조회수 26억 9천만 회를 기록하는 등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한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은 다양한 종류의 동요와 율동 영상, 동화 콘텐츠로 승부하고 있다. 특히, '핑크퐁'의 대표 동요인 '상어가족'은 시리즈 누적 조회수 10억 회를 돌파하는 등 그 저력을 과시하며 전세계 유아동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렇듯 과거에는 단순히 TV를 통해 특정 시간에만 방영되어 시공간적 제약과 유동성이 떨어지고콘텐츠의 다양성도 다소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유튜브' 등의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시공간적 제약이 거의 사라지고 콘텐츠의 종류 또한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화돼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아동 전용 '넷플릭스'를 노린다, '유튜브 키즈'와 '카카오 키즈'
유아동 콘텐츠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를 제공하는 플랫폼 또한 등장했다. 이러한 플랫폼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유튜브'다.

기존의 '유튜브' 앱에서도 유아동 콘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무분별하게 연령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콘텐츠가 노출되거나 지나치게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는 등의 문제 또한 함께 존재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유튜브'는 올해 5월 유아동을 위한 전용 앱 '유튜브 키즈'를 국내에 출시했다.

'유튜브 키즈'는 유아동이 시청해도 문제가 없는 광고 및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뽀롱뽀롱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로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아이코닉스,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동요와 율동 등을 주력 콘텐츠로 하는 '핑크퐁' 시리즈 제작사 스마트스터디 등과 제휴도 맺었다.
 
콘텐츠 뿐만 아니라 앱의 UI와 기능적 측면 또한 유아동은 물론이고 부모까지 배려했다. 앱을 사용하는 여기에 시청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타이머 기능과 연령대 선택 기능이 구현되어 있으며, 부모가 원하는 콘텐츠만 검색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유아동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튜브 키즈'와 유사한 플랫폼이 바로 '카카오 키즈'다.

'카카오 키즈' 또한 '유튜브 키즈'와 유사한 유아동 전용 플랫폼이다. '어피치', '네오', '라이언' 등 익히 알려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활용해 유아동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핑크퐁' 시리즈와 더불어 '한글이 야호', '애플비 동요&동화', '콩순이&친구들'등 총 15,000여 편의 방대한 콘텐츠를 마련해 놓았다.
 
여기에 터치와 슬라이드 등 모바일 기기의 접근성을 활용한 스마트 학습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으며, '유튜브 키즈'와 마찬가지로 연령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시간을 제한하는 '키즈 모드'도 구현되어 있다. 더불어 '카카오키즈'를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태블릿 '카카오키즈 탭'을 선보이며 사용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완구에서 스마트폰으로, 유아동 콘텐츠 변화의 흐름 맞이하다
기존의 완구, 즉 장난감이라고 하면 유아동들이 주로 가지고 노는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최근에는 고가의 피규어와 프라모델 등의 완구들을 수집하는 어른들, 이른바 '키덜트'들을 중심으로 한 수집 문화가 생겨났다.

반면 최근에는 유아동들을 타겟으로 한 '핑크퐁',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등의 각종 영상 콘텐츠들이 '유튜브'를 기반으로 급속도로 성장했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물건은 완구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시장이 거대한 성장을 이루면서 '유튜브 키즈', '카카오 키즈'와 같은 전용 플랫폼 및 앱까지 등장했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유아동 콘텐츠들이 빠르게 완구를 대체하고 있다.

이미 기존에도 공중파 등 TV를 기반으로 한 유아동 콘텐츠들이 있었지만, 방영 시간의 제한과 TV라는 공간적 한계점이 명확히 존재해 잠재수요를 온전히 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그리고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유아동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TV 기반의 콘텐츠 및 완구 중심의 놀이에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옮겨갔고, 상대적으로 완구 회사들의 실적이 약화되는 시대 변화의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이중에서도 기본적인 유아동 콘텐츠는 물론이고 장난감 언박싱 리뷰, 샌드박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의 장점을 극대화한 각종 예능 콘텐츠 등이 이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미 거대한 변화의 흐름은 시작됐다. 완구 업체들 또한 모바일 앱과 애니메이션, 이색적인 기술과 결합한 완구 제품과 오프라인 연계 이벤트들을 선보이며 이에 대응하고 있지만 흐름을 막기에 역부족으로 보일 정도다. 이러한 시대 변화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다면 완구 회사들의 실적 부진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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