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언틱이 지난 2016년 출시한 AR 기반 게임 '포켓몬 GO'(포켓몬고)는 전 세계에 '포켓몬' 열풍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게임기 화면 속에서만 만나볼 수 있던 '포켓몬'들을 스마트폰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실제 장소와 게임 속 세계가 연동되는 시스템을 통해 기존의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통해 '포켓몬 GO'는 '게임이란 앉아서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했으며 미디어에서도 '포켓몬 GO'의 열풍을 연일 보도하는 등 '포켓몬 GO'는 게임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초반의 인기와 달리 '포켓몬 GO' 열풍은 빠르게 잠잠해졌다. 게임이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많은 유저들이 기대했던 포켓몬의 수집은 구현했지만, 단조로운 체육관 전투와 부족한 콘텐츠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포켓몬GO'에 대한 흥미를 잃기 시작한 것. 여기에 게임 출시 이후 2세대 포켓몬들의 업데이트에만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등 나이언틱의 미숙한 게임 운영도 유저들을 '포켓몬 GO'에서 떠나게 했다.
이후 나이언틱이 '포켓몬 GO'에서 레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업데이트하는 등 여러모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오는 11월 발매될 예정인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이브이'가 '포켓몬 GO'와 연동된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최근에는 다시 '포켓몬 GO'를 찾는 유저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포켓몬 GO'에서는 특정 포켓몬이 일정 시간 동안 많이 등장하는 '커뮤니티 데이'가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커뮤니티 데이'에서는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메탕'이 등장해 많은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메탕'을 잡기 위해 '포케스탑' 근처로 모이기도 했다. 기자 역시 오래전 내려놓았던 '포켓몬 GO'를 다시 시작했기에 '메탕'을 잡기 위해 강서구의 유명한 '포켓몬 GO' 성지로 향했다.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에 위치한 한 카페는 해당 위치에서 총 4개의 '포케스탑'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포켓몬 GO'의 명소다. 기자가 도착한 카페는 '포켓몬 GO'를 즐기기 위해 찾은 포켓몬 트레이너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모두 SNS를 통해 같은 지역에 사는 유저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레이드 등의 콘텐츠를 즐기는 커뮤니티 유저들.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포켓몬 GO'를 즐기는 모습은 '포켓몬 GO는 이제 철 지난 게임'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처럼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포켓몬 GO'를 즐길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기자가 커뮤니티 데이를 통해 모인 포켓몬 트레이너들에게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즐기는 것이 포켓몬 GO의 매력
'커뮤니티 데이'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포켓몬 트레이너들 중 혼자인 사람은 기자 뿐이었다.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이 친구 또는 가족, 연인들과 함께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 보며 '메탕'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카페를 찾아 '포켓몬 GO'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유저는 “'포켓몬 GO'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나와 게임을 즐기고 있다”며 “아이들 입장에서도 게임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어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아이들을 통해 '포켓몬 GO'를 접했지만 오히려 입장이 바뀌었다고 밝힌 유저도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아이가 '포켓몬 GO'를 시작해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기게 되었다”라며 “그러나 이제 아이는 '포켓몬 GO' 대신 다른 게임을 찾아 떠나고 대신 내가 '포켓몬 GO'를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가족이나 연인은 아니지만 '포켓몬 GO'를 통해 한 자리에 모인 유저들도 많았다. SNS 등의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한 유저는 “꽤 오래 전부터 비슷한 지역에 사는 유저들끼리 SNS 방을 만들고 소통하고 있다”라며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포켓몬 GO'를 통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점이 게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함께 즐길수록 배가 되는 '포켓몬 GO'의 재미
많은 인원들이 함께 모여 게임을 즐기는 소속감 이외에도 '포켓몬 GO'는 유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협력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등장하는 포켓몬들은 동일한 개체치(Individual Values, 포켓몬의 공격력이나 방어력 및 체력에 추가로 더해지는 능력)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유저의 기기에서 높은 개체치를 지닌 포켓몬이 발견되면 다른 유저들도 이를 습득할 수 있다. 실제로 커뮤니티 데이가 한창인 현장에서는 한 유저가 높은 개체치의 포켓몬을 발견한 뒤, 카페 내의 다른 유저들에게 해당 포켓몬의 종류와 구분할 수 있는 cp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교환 시스템 역시 함께하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 '포켓몬 GO'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가지고 있는 포켓몬을 교환할 수 있는데, 교환 도중 일정 확률로 '반짝반짝 포켓몬'을 습득할 수 있다. '반짝반짝 포켓몬'은 강화에 필요한 재료의 양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에 포켓몬의 성장이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는 커뮤니티 데이가 종료된 이후에도 사람들이 서로의 포켓몬을 교환하며 '반짝반짝 포켓몬'을 얻기 위해 남아있기도 했다.
레이드 역시 함께 움직일 때 더욱 수월하게 즐길 수 있다. '포켓몬 GO'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체육관에서 강력한 포켓몬이 등장하는 레이드가 진행되는데, 해당 포켓몬을 쓰러트리면 포획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평소에는 구경할 수 없던 '뮤츠' 등의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레이드에 등장하는 '뮤츠'의 경우 cp가 6만을 넘어가기 때문에 적어도 6명 정도의 유저가 힘을 합쳐야 한다. 커뮤니티 데이 중간중간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레이드에 참여할 인원들을 모집하고 함께 포켓몬과 싸우기 위해 팀을 구성하는 등 일반적인 MMORPG에서 보던 파티 모집이 현실에서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커뮤니티 데이에 참석한 한 유저는 “레이드나 커뮤니티 데이, 교환 등의 시스템을 통해 '포켓몬 GO'를 서비스하는 나이언틱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라며 “게임에서만 보던 포켓몬을 현실에서 즐기는 것 이외에도 게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것이 '포켓몬 GO'를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여전한 '포켓몬 GO' 열풍, 커뮤니케이션의 재미를 느껴보자
한 자리에서 사람들과 모여 서로의 성과를 공유하고 '포켓몬' 수집에 열중하다 보니 긴 시간이라 여겨졌던 3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커뮤니티 데이'가 종료된 뒤 포켓몬 트레이너들은 저마다 어떤 포켓몬들을 잡았는지, 좋은 개체가 있었는지, 이로치(색이 다른 포켓몬)을 획득했는지 등의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근처에서 진행 중이던 레이드에 참여할 트레이너들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기자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민들까지 만나볼 수 있는 등 현실에서는 마주치기 힘든 이웃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포켓몬 GO' 열풍은 강서구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커뮤니티 데이'가 진행되는 동안 종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에서는 '포케스탑' 근처의 포켓몬들을 더 많이 불러모으는 '루어모듈'이 전부 가동되었으며 예상 밖의 접속량이 폭주해 '포켓몬 GO'의 서버에 지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나이언틱은 '메탕'이 등장하는 '커뮤니티 데이'를 추후에 다시 진행한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떠나 보냈던 '포켓몬 GO'를 다시 설치하고 '포켓몬 GO' 만의 함께하는 재미를 다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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