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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퍼블리셔 필수'는 옛말... 중소 개발사들, 자체 서비스로 '홀로 서기' 나서는 이유는

등록일 2019년02월28일 16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때 중소 규모의 개발사가 게임을 출시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대형 퍼블리셔에 게임 서비스를 맡기는 것이 필수로 여겨질때가 있었다. 중소 규모의 개발사들에게 퍼블리셔와의 계약은 게임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금까지 일부 회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받아들여졌다.

 

게임을 개발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게임을 유저들에게 알리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일이다. 많은 개발 및 운영 인력을 갖춘 대형 게임사의 경우 게임의 개발과 서비스를 병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 개발사의 경우 인원 및 자본의 한계로 인해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점차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퍼블리셔와의 긴밀한 관계가 필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소 개발사가 직접 게임을 출시하고 서비스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자체 서비스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자금상의 문제로 대규모 마케팅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개발 또는 운영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여전히 중소 개발사이 대형 게임사들과의 서비스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헌드레드 소울'이나 '라스트 오리진' 등 '홀로 서기'에 나선 중소 개발사의 게임들이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면서 중소 개발사의 자체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들도 나오는 상황.

 

중소 개발사가 퍼블리셔 없이 '홀로 서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대형 게임사의 게임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게임포커스가 모바일 게임 중소 개발사의 '홀로 서기'에 대해 살펴봤다.

 

연예인 기용한 대규모 마케팅은 식상, 인플루언서와 입소문이 게임을 알린다

 

게임의 특징이나 플레이 화면을 강조해 호평을 받은 '배그 모바일'의 광고
 

중소 게임사가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고 '홀로 서기'에 나서고 있는 데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마케팅 트렌드가 변화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불과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이 홍보를 위해 유명 연예인을 기용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1인 미디어 등 연예인을 기용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알릴 수 있는 마케팅 및 홍보 창구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기존의 모바일 게임들이 유명 연예인의 인지도를 이용해 광고를 시청하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게임의 신뢰도를 높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연예인의 인지도가 게이머들의 관심과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게임 광고가 게임의 플레이 화면 등 게임에 대한 자세한 소개 보다는 연예인의 이미지에만 기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해당 광고를 시청하는 '진짜' 게이머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 것 역시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가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출처 - 해물왕 유튜브
 

줄어드는 연예인 광고를 대신해 부각되는 것이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스트리머나 BJ 등의 인플루언서. 지난 2018년에는 인디 게임사 애플민트가 개발한 스토리 진행형 모바일 게임 '메이드 아가씨'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소개된 이후 유저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지만, 인플루언서의 경우 별도의 광고 집행을 하지 않더라도 방송 콘텐츠를 위해 게임이 소개되기도 하는 등 중소 규모 개발사로서는 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게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유저들 사이에서의 입소문 만으로도 게임이 흥행하는 사례 역시 늘어나고 있다. 중소 규모 개발사 스마트조이가 2월 말 재출시한 모바일 RPG '라스트 오리진'은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유저들 사이에서의 입소문 만으로도 오픈 첫날 6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베스파의 대표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 또한 출시 초기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퍼져 많은 유저들이 유입되며 중소개발사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됐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의 개발 및 출시 과정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마케팅 비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연예인을 기용하는 등의 대형 마케팅 이외에도 게임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창구가 열린 것이 중소 규모 개발사가 '홀로 서기'에 나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볼 수 있다.

 

과감한 도전을 위해 홀로 서기 나선 게임사들, 유저들의 인식 변화도 한 몫




 

한편, 마케팅 전략과는 별개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퍼블리셔로부터 독립하는 중소 개발사들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하운드13이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모바일 액션 게임 '헌드레드 소울'. 게임은 당초 퍼블리셔를 통해서 국내에 서비스될 예정이었으나 양사의 협의 과정에서 의견 조율에 실패하며 자체 서비스를 결정하게 되었다.

 

하운드13은 '헌드레드 소울' 내의 조작 시스템 및 BM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양사의 입장이 갈려 자체 서비스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헌드레드 소울'은 모바일 액션 RPG 장르의 게임으로,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모바일 액션 게임들이 유저들의 편의성을 위해 자동 전투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자동 전투 없이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전면에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플레이어의 노력에 따라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착한 BM 역시 '헌드레드 소울' 만의 특징.

 

하운드13이 이처럼 과감한 도전을 한 것은 퍼블리셔로부터 독립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 개발 과정에서 퍼블리셔는 개발사와 협의 하에 게임의 BM이나 전반적인 시스템 등을 조율하게 된다. 특히 게임의 안정적인 서비스는 물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퍼블리셔의 목표인 만큼, 퍼블리셔는 과감한 도전이나 BM보다는 안정성이 검증된 스타일의 게임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

 

하운드13의 박정식 대표는 "몇 곳의 퍼블리셔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게임의 목표와 퍼블리셔야 원하는 게임의 간극을 좁히기가 힘들어 최종적으로 자체 서비스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저들 역시 중소 규모 개발사들의 '홀로 서기'를 응원하고 있다. 특히 퍼블리셔에 대한 유저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창기에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되었지만, 단기적인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천편일률적인 과금 체계나 프로모션 이벤트로 많은 지적을 받으면서 유저들이 퍼블리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된 것.

 

특히 안정적인 수익성을 추구하기 위해 퍼블리셔들이 게임 내에 과도한 BM을 넣는다는 점도 유저들이 퍼블리셔를 거쳐 서비스되는 게임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 모바일 게임을 즐겨하는 한 유저는 "새로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을 살펴볼 때 퍼블리셔가 어디인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유저들 사이에서는 운영 능력이 부족하거나 과도한 BM을 넣는 퍼블리셔로 인해 게임성이 저해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일일 단위 의사결정 구조 통해 빠른 변화 가능, 운영과 개발의 긴밀한 관계도 장점

 



 

퍼블리셔가 없이 자체 서비스를 진행할 경우 보다 빠른 속도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중소 개발사의 무기 중 하나다. 특히 유저들의 플레이 시간이 길어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른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보다 짧은 주기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거나 게임의 개발 과정을 공개하는 등의 일일 단위 소통이 중요한데, 퍼블리셔와 함께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의사결정 구조가 길어져 불리하다는 것.

 

'에오스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인 중소 규모 개발사 블루포션게임즈 역시 중소 개발사의 이점으로 빠른 의사소통 구조를 꼽았다. 블루포션게임즈의 신현근 대표는 "중소 개발사는 빠른 움직임으로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며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주간 회의를 통해서만 의사 결정이 가능해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운영과 개발을 동시에 하는 만큼, 유저들의 입장이나 의견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게임 내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중소 규모 개발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다. 블루포션게임즈 측은 대형 게임사를 거대 공룡에 비유하며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는 공룡은 보다 민첩하게 시장 상황이나 유저들의 반응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족한 운영 노하우와 개발력을 극복하는 것이 '홀로 서기'의 핵심, 퍼블리셔의 변화 역시 필요

 



 

마케팅 창구의 다변화와 유저들의 인식 변화, 개발사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과 빠른 의사결정 구조 등으로 '홀로 서기'에 나서는 중소 개발사들이 많지만, 모든 중소 개발사들이 퍼블리셔 없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게임 개발이나 서비스 경험이 적은 신생 개발사의 경우 운영이나 개발 노하우가 없어 게임 출시 초기부터 다양한 문제를 겪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홀로 서기'를 위해서는 게임의 높은 완성도와 함께 운영 능력 역시 중요하다.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정식 오픈 초기 6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모은 '라스트 오리진'의 경우 정식 오픈 첫날 서버 폭주로 인해 게임에 정상적으로 접속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한 것은 물론 게임 내 버그가 빈번하게 제보 되면서 결국 게임의 정식 오픈을 한달 가량 연기했다. 이처럼 게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대응은 중소개발사가 이미 다양한 운영노하우와 QA 인력을 갖추고 있는 대형 퍼블리셔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중소 규모 개발사들의 '홀로 서기'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퍼블리셔들의 긍정적인 변화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나 유저들의 변화하는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안정적인 수익 창출만을 위해 검증되고 과도한 BM을 사용하는 등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퍼블리셔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 퍼블리셔에 대한 유저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퍼블리셔들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킹스레이드', '헌드레드 소울' 등 중소 규모 개발사들의 자체 서비스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모바일 게임 업계 서비스 트렌드에 변화가 이는 가운데, 과연 중소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어떤 방향으로 활로를 열어가고 새로운 협업의 길을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백인석 기자 (quazina@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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