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스타디아', 게임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등록일 2019년03월28일 10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GDC 2019' 게임 기조 강연을 통해 자사의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스타디아'를 공개했다. 구글이 '스타디아'를 통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본격적인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게임 시장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스타디아'는 구글의 인터넷 엔진 '크롬'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으로, PC나 모바일 기기 등 현 세대의 거의 모든 디바이스를 통해 고 퀄리티의 게임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스트리밍 형태로 게임이 제공되기 때문에 게임을 구동하는 기기의 사양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물론, 기존 게임의 주된 고민인 해킹 등의 문제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게임 시장에서는 패키지나 다운로드 콘텐츠 형식으로 게임을 구매하고 이를 설치해 즐기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스타디아'를 시작으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 게임 시장이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직 입력 지연 시간 등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아 '스타디아'가 단순히 시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 오는 2019년 중 '스타디아'의 서구권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게임포커스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게임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기 사양보다 중요한 것은 서버의 상태, 5G 지원 기기도 활성화될 것

 

출처 - 구글 유튜브

 

'스타디아'의 가장 큰 핵심은 기기의 성능에 상관없이 누구나 고 성능 게임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디바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래픽 카드나 CPU 등 고가의 PC 부속품을 구매하거나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게이밍 기기를 구비하는 등의 부담이 있었지만, '스타디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등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기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게이머들의 관심이 PC나 게이밍 기기의 성능에서 서버의 상태로 옮겨진다. 서버와 실시간으로 게임의 진행 화면과 플레이어의 입력을 주고받는 만큼, 서버 상태가 나쁜 환경에서는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힘들 수 있다. 특히 최근 '초광대역 서비스'와 '초저지연 통신'을 특징으로 하는 5G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상용화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이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사용하는 기기가 5G를 지원하는지도 주된 관심사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1월 이후 5G 전파의 송신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이를 수신할 수 있는 기기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의 경우 오는 4월 중 '갤럭시 S10'의 5G 모델을 출시하고 요금제를 신설했지만, 애플 등 다른 모바일 기기 업체에서는 아직 5G를 수신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GDC 2019'에서 '스타디아'의 시연 버전이 공개된 이후 약 1.2초 정도의 입력 지연 시간이 발생한다는 체험기도 등장한 만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서버 연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5G 및 이를 수신할 수 있는 기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1인 미디어의 영향력 강해진다

 

출처 - 구글 유튜브
 

기존에도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 등 각 게임사들이 자사 플랫폼 기기를 이용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지만, '스타디아'는 글로벌 최고 영상 플랫폼 '유튜브'와의 연동 기능을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 하다. 특히 최근 게임 시장에서는 유튜버나 BJ, 스트리머 등 1인 미디어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상용화로 향후 1인 미디어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이 꿈꾸는 '유튜브'와 '스타디아'의 연결은 다음과 같다. 가령 크리에이터가 '유튜브'를 통해 어떤 게임의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진행 중이라면, 해당 영상 하단에 방송 중인 게임을 시청자가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버튼이 생성된다. '스타디아'를 구독 중이라면 방송을 시청하는 도중에도 흥미를 느끼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 기존의 트위치 등 1인 미디어 플랫폼도 게임과의 연동 기능을 제공했지만, 게임을 다운로드조차 받을 필요가 없는 '스타디아'가 게임의 진입 장벽을 보다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인플루언서와 게임업계의 긴밀한 공생 관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더 많은 유저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게임에 대해 알릴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게임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스타디아'가 본격적으로 유튜브와의 연동을 선언하면서 향후 게임업계에서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디아' 시작으로 게임업계에도 '구독 경제' 뿌리 내리나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구독 경제'를 선도한 '넷플릭스'
 

한편, '스타디아'의 이용 요금이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미디어 시장에서 '구독 경제'로 대표되는 정액제 형태가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많은 관계자들은 '스타디아'가 월 정액제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게임마다 각각 다른 금액을 지불했던 것과 달리, '스타디아'를 필두로 게임 시장에서도 '구독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구독 경제'는 개별 품목을 구매하는 대신 소비자가 회원 가입을 하고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주로 사용되던 수익 구조가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자동차나 의류 등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

 

가성비가 부족한 게임도 월 정액이라면 극복할 수 있다
 

'구독 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소비자의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면 많은 유저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게임의 '가성비'다. 기존의 패키지나 다운로드 판매 방식에서는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에 비해 완성도가 낮거나 분량이 부족해 소위 '가격 값'을 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는 유저들의 심리적인 부담이 크지만, 월마다 특정 금액을 지불하고 자유롭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 방식에서는 위험 부담이 적어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시도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이런 '구독 경제'의 핵심은 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경제성'에 있기 때문에 향후 '스타디아'의 월 정액, 또는 이용 요금이 어느 정도의 금액으로 책정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월 정액 요금이 터무니없이 높을 경우에는 이용자들의 부담이 커지며, 반대로 너무 낮은 금액에 게임을 제공할 경우에는 개발사들에게 돌려줄 수익이 부족하기 때문. 구글이 '스타디아'에서 어떤 수익 모델을 보여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휴대성 만족시킨 클라우드 게이밍, 모바일 게임 위협하는 대체재 될까

 

출처 - 구글 유튜브

 

'스타디아'를 필두로 클라우드 게이밍이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이용 방법으로 떠오를 경우, 모바일게임 업계는 새로운 경쟁 상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나 부담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모바일 게임의 강점이었지만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콘솔이나 고사양 PC 못지 않은 게임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이에 모바일 게임들이 클라우드 게임에 대비해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울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리니지M'은 최근 무접속 플레이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모바일 게임이 기존의 콘솔 등 고사양 게임과 차별화되는 게임성을 구축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들도 나온다. 최근 국내에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다수가 자동 플레이를 넘어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무접속 플레이' 등 게임을 즐길 시간이 부족한 이용자들을 고려해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이 게임성을 단순화하는 대신 성장이나 수집의 재미를 통해 이용자들을 계속해서 유인하는 만큼, 시각적인 즐거움이나 깊은 서사 등을 지향하는 고사양 게임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 특히 '스타디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패드가 필요한 등의 휴대성에서도 모바일 디바이스가 좀더 우위에 있다는 의견들도 많다.

 

과연 '스타디아'는 기존 게임 이용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출처 - 구글 유튜브
 

이처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서버나 기기의 사양 등 IT 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나 다른 게임 시장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스타디아'를 비롯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게임의 이용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문제 또한 많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

 

특히 '배틀그라운드' 등 멀티 플레이어 장르에서 기존의 패키지나 다운로드 방식과 동일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1초 정도의 입력 지연 시간은 멀티 플레이 게임에서 승패를 가르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고 이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특히 최근에는 싱글 플레이 보다는 멀티 플레이 콘텐츠에 주력하는 게임들이 많아지면서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플레이 환경을 제공해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디아'는 게임을 소유하는 재미도 줄 수 있을까
 

물리적인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극복해야할 문제다. 게이머들 중에서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 이외에도 자신이 구매한 패키지를 수집하거나 라이브러리에 보관하는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경우 월마다 금액을 지불하지 않으면 자신이 이용하던 게임을 더 이상 즐길 수 없기 때문에 게임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거나 같은 게임을 오랜 기간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도 많은 대형 업체들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사의 플랫폼을 공개했지만, 서버 상의 문제나 열악한 플레이 환경 등을 이유로 기존 게임 이용 방식을 변화시키는데 실패했다. 오는 2019년 중 서구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는 '스타디아'가 게임업계의 '특이점'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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