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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실제 출시 57%, 인디게임 공모전 수상작의 현실... 일시적 아닌 진짜 혜택 고민해야

등록일 2019년06월20일 05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57%. 인디게임 공모전 수상작들의 출시비율이다.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게임성과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인정받아 수상한 게임들 중 절반 가량은 출시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건전한 게임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각종 인디게임 공모전 및 전시회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이들 수상작들 중 실제로 출시까지 이어지는 게임은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혜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최근 인디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졸업생이 개발한 인디게임 'HP 소드(HP SWORD)'의 개발이 잠정 중단된 것. 'HP 소드'는 그동안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17'에 출품해 '베스트 인디게임 최우수상', 'BIC 2017 그랑프리 노미네이트'를 수상하는 등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인 만큼 많은 게이머들이 'HP 소드'의 출시를 기대하던 상황.

 

다행히 5월 21일 라인게임즈의 'HP 소드' 상표권 출원 등의 도움으로 개발팀이 SNS를 통해 게임의 개발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밝혔지만, 인디게임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고도 자칫 게임 출시가 불발될 뻔한 상황은 국내 인디게임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지 대변해 준다.

 

이처럼 국내 인디게임 시장의 힘든 실정을 고려해 최근에는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기관 및 지자체에서 공모전 성격의 전시회나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평균 상금 200만 원 규모에 매 공모전 마다 100군데가 넘는 개발팀이 지원할 정도로 성황이지만 정작 공모전 수상작 중 실제 출시로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2년간 공모전 수상작 중 실제 출시된 게임은 20종, 실효성 있는 혜택 필요해

 

올해 출시된 '레미로어'도 인디게임 행사를 통해 사업화로 이어졌다
 

다양한 인디게임 공모전이 인디게임 출시에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게임포커스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2년간 국내에서 진행된 주요 인디게임 공모전 4종에서 수상한 작품들의 출시 내역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2년 동안 국내 주요 인디게임 공모전에서는 총 53개의 작품이 입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디게임 공모전은 개발 중인 작품 이외에도 출시 1년 미만의 작품을 대상으로도 진행되기 때문에 순수하게 인디게임 공모전 수상작의 행보를 파악하기 위해 출품 시점에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 작품 35종의 출시 내역을 별도로 살펴봤다. 그 결과 출품 당시 출시되지 않은 35개 작품 중 실제 출시로 이어진 것은 20개 작품, 비율로 따지면 수상작 중 57%만이 실제 출시로 이어진 것이다.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환영사를 전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인디게임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지난 2년간 공모전 수상작 중 절반 정도의 인디게임만이 실제로 출시까지 이어진 것. 

 

이런 이유 때문에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많은 인디게임 공모전 또는 페스티벌이 시상식 이후의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좋은 게임을 선정하고 소개하는 것은 좋지만 그 이후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

 

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최근 다양한 인디게임 공모전이 진행되면서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수상 혜택이 게임 출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회 수상작에는 상금이 지급되지만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잠시 숨 고르기에 불과하다는 것.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연관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결국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대회의 상금보다는 안정적으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나 전문적인 조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인력, 자본이 필요한 만큼, 하나의 게임이 완성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여력을 가진 팀이 게임을 출시한다는 것. 특히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고민인 개발 공간, 즉 사무실 지원이 가장 실질적인 도움으로 꼽혔다.

 

실제로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고민은 개발 공간이다. 개인 혹은 학생 신분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서울 인근에 개발을 위한 작업실을 마련하기에는 금전적인 부담이 상당한 바. 아직도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를 통해 서로 작업물을 공유하거나 주단위로 같은 공간에 모여 결과물을 취합하고 회의를 진행하는 등 열악한 개발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공모전 혜택이 상금에 집중되어있다 보니 이를 노리고 공모전에 같은 작품을 반복해서 출품하는 '상금 사냥꾼'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전년도에 개발 중인 게임을 출품한 팀이 다른 공모전에도 동일한 빌드를 제출했다”라며 “당시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해에도 같은 작품을 출품했다. 전년도에 비해 업데이트된 내용도 없어 상금을 목적으로 다수의 공모전에 중복으로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들 때문에 실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공모전에 게임을 출시하는 다른 개발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고민 실감해, 좀더 실질적인 혜택 함께 찾아 나간다

 

전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후속지원책을 마련 중인 GIGDC
 

인디게임 관련 행사들이 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게임포커스가 주요 인디게임 공모전 및 페스티벌 사무국에 문의한 결과, 이들 역시 실효성 있는 혜택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기존에는 시상식 등 전시적인 부분에만 주력하고 실제 출시나 해외 진출 등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은 만큼, 앞으로 개발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행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

 

2017년을 시작으로 매년 중, 고등학생 및 일반 부문에서 우수한 인디게임을 발굴하는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이하 GIGDC)'를 진행하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전석환 사업 실장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이 많은 인디게임 공모전 및 페스티벌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제기하고 전년도부터 지속적인 개선 사항을 제안 중이라고. 그는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시상식 이후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이야기했다”라며 “이에 시상식에 그치지 않고 개발자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와 한콘진의 공통된 목표”라고 말했다.

 

GIGDC는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연계를 통해 정부지원사업에서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석환 팀장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 기업을 선정할 경우 입상한 팀들에게 가산점을 제공하는 형태 이외에도 지난 2년간 수상한 개발팀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통해 사업, 게임 플레이, BM, 프레젠테이션 등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혜택에 대해 논의 중이다”라며 “이번 GIGDC 2019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속있는 공모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19 인디크래프트' 현장 사진
 

GIGDC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디게임 행사들도 실질적인 혜택을 모색 중이다. '성남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및 성남산업진흥원과의 협력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2019 인디크래프트 대한민국게임페스티벌'은 상금 이외에도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원스토어 등 22개 업체와 112명의 개인 후원자를 유치해 '원스토어 베타게임존' 참여와 유저 데이터 분석 등 실질적인 사업화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선정된 6개의 기업은 출시 기한의 압박 없이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할 수 있으며, 이후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

 

이 밖에도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이하 BIC)'는 올해 행사에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크라우디와의 협력을 통해 출품작을 대상으로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부터 마케팅 활동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Play Fun-ing'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다이아tv와의 협력을 통해 인플루언서가 게임을 소개하는 등 전시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고 있다.

 

게임 산업의 발전으로 연일 시장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소위 3N이라 불리는 대형 게임사를 제외하면 허리 역할을 하는 게임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

 

특히 인디 게임 업계는 상황이 더욱 각박해 힘들게 작품 하나를 출시하더라도 자금이나 인력 상의 문제로 팀이 해체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하루에도 수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잊혀져가는 상황에서 유저들에게 보다 빠르고 가깝게 게임을 소개할 수 있는 인디게임 행사는 각박한 현실에 단비가 되어주는 존재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혜택은 무엇인지, 업계 관계자와 개발자들이 함께 길을 찾아나서야 할 필요가 있을 듯 싶다.

 

 

백인석 기자 (quazina@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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