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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기술 독립을 위한 펄어비스의 고집과 도전, "제작하는 차세대 엔진, AAA급 게임 수준에 상당부분 근접"

등록일 2019년09월06일 15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산업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펄어비스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중이다. 대표작 '검은사막'을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개발력을 인정받은 펄어비스가 그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약시킨 차세대 게임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올해 7월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 컨퍼런스인 '시그라프(SIGRAPH)'에서 차세대 게임 엔진 그래픽 기술 강연에 나섰던 펄어비스는 '대규모 게임 환경에서의 실용적인 빛처리 방법'을 주제로 세계 게임 개발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연을 통해 개발중인 차세대 엔진의 성능이 일부 공개되자 일부에서는 글로벌 상용 엔진 수준을 넘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펄어비스가 고집스러울 만큼 자체개발엔진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바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국내에서 개발 중이거나 이미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에 사용되는 엔진 중 외산 게임 엔진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0% 수준이다.

 

유니티의 '유니티엔진', 에픽게임즈의 '언리얼엔진'으로 대표되는 상용 게임 엔진은 저비용으로 고효율, 고생산성을 갖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그들이 제공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이른바 기술 독점 형태로 제공된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펄어비스의 자체 개발은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기술 독점 형태에서 해방돼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는 '엔진 기술 독립'을 의미한다. 그리고 기술 독립을 전면에 내세우는 펄어비스의 자체 개발 엔진은 ▲사실적인 질감 표현과 자연스러운 광원 효과 등 최고 수준의 그래픽 구현 ▲완성도 높은 게임 퀄리티 지원 ▲빠른 개발 속도 확보 ▲플랫폼 호환성 지원 ▲5G 시대에 대응하는 스트리밍,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펄어비스가 개발중인 신작들은 모두 차세대 게임 엔진과 병행해서 개발 중이다.

 

온라인게임 서비스의 새로운 혁신을 보여준 리마스터 업데이트 이후 약 1년, 게임포커스는 차세대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고광현, 조경준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와 다시 한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펄어비스 고광현(좌), 조경준(우)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
 

시그라프에서 엔진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기분이 어땠나

그래픽스 분야 최고, 최대의 컨퍼런스에 회사를 대표해서 참여하게 되어 대단히 영광이었다. 개발과 병행하면서 발표를 준비하다보니 힘든 점이 있었지만 의미가 큰 만큼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펄어비스라서 가능하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자체개발엔진으로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펄어비스 성장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펄어비스는 다작을 만들어 확률로 성공을 꾀하는 회사가 아니다. 다작보다는 대작 게임을 '트리플 A'급으로 만들어 많은 유저들에게 오래 사랑받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개발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력이다. 그리고 게임과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MMORPG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잘 개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유저들이 계속 즐길 수 있도록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내부에서도 라이브 게임이나 신작 게임 모두 퀄리티와 최적화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모두가 놀랄 수 있는 게임을 보여주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시그라프를 통해 다양한 노하우를 소개했다

 

비 게임 분야에서는 이미 Photo-realistic Rendering 기술이 많이 활성화 되었지만 게임업계에서는 기술, 하드웨어적 제약으로 인해 약 2~3년 전부터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엔비디아에서 Photorealistic VR 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미 관련 기술은 콘솔 게임 및 일부 PC게임에 적용되기도 했다. 지금 현재까지 공개된 게임업계의 Photorealistic 기술을 평가해본다면

Photo-realistic 자체는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왔지만 HDR과 PBR의 도입으로 본격적으로 게임분야도 실사에 근접하는 품질이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 아직도 Dynamic한 환경에서의 Global Illumination과 더불어 인간의 피부나 표정 표현과 같이 Uncanny valley를 건너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품질 증가에 따른 게임 개발 제작비용 문제가 더 큰 고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양한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고광현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

 

기존의 게임 렌더링은 광선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연산부하를 줄이기 위해 래스터화 기술을 사용한다. 사실상 그동안 게임 그래픽에 있어 실시간 그래픽이라고 표현됐던 것들은 대부분 래스터화 기술에 의존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굴절이나 반사 같은 표현도 사전 텍스처 매핑을 통한 의도적인 눈속임이었는데 이제는 이러한 래스터화 기술의 한계가 온 것인가? 전통적인 래스터화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 같은가

래스터화 기술은 상당히 빠르다는 장점이 있고 오프라인 렌더링 분야와 비슷한 방식을 조금 더 단순화하여 근사시키기 방식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품질적인 차이도 많이 좁혀진 상태이다.

 

반사의 예를 들면 Screen Space Reflection의 경우 레스터화 방식이지만 화면 상의 정보를 광선 추적하는 방식으로 화면에 정보만 있다면 순수 광선 추적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비디오 카드들도 이런 방향에 맞춰 발전해 왔으며 순수 광선 추적 기술을 사용하기에는 아직까지는 너무 무거운 것이 사실이고 풀어야 할 문제도 상당하다. 그리고 하드웨어 가속도 일부 제조사에 국한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하이브리드 접근법이나 래스터화 기반 기술이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시간 빛 처리 기술은 차세대 게임산업의 핵심이다

 

시그라프를 통해 다양한 빛처리 노하우를 공개했는데 복셀을 기반으로 한 광선 추적 빛반사 및 차폐 계산 방법도 공개했다. 게임쪽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업계에서 사용되는 GI 연산 기능이 차세대 검은사막 엔진에 적용되어 있는 것인가? 적용되어 있다면 어떻게 적용되어 있는가? 또 대규모 온라인게임은 콘솔과 모바일게임과는 달리 실시간 빛 처리에 있어 상당한 기술력을 요구하는데 구현 과정에서 생기는 부하 처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그 동안 몇 가지 Voxel 기반 GI 기법들이 공개되었으나, 성능상 이유로 실제 게임에서 활용된 예는 극히 드물거나 제한적이었다. 이번 발표에서는 이러한 성능 문제를 극복하여 현세대 기기에서 원활하게 구동 가능한 방법을 소개하였으며, 특히 Time of day와 같은 동적인 변화가 존재하는 오픈월드 환경에 대응 가능한 구조에 대해 언급하였다. 핵심은 Screen Space Voxel 생성과 가벼운 Voxel 저장 구조, 빠른 광선 추적을 위한 가속 구조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이렉트X 12 API에 DirectX Raytracing(DXR)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고 다수의 엔진 제작사들과 협업이 마무리됐다. 펄어비스의 차세대 엔진에서 이를 지원하는지 궁금하다. 또 이러한 기술 지원으로 온라인게임에서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DXR은 현재 시험중에 있고 지원 여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DXR 지원 하드웨어가 한정적이고 주로 고사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구동 가능한 Voxel 기반으로 접근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준비는 하고 있다.

 

다중 CPU의 활용도도 중요한 이슈다(이미지 출처 : MS공식 개발자 블로그)
 

펄어비스의 차세대 엔진의 핵심기능 중 하나가 바로 다중 플랫폼의 지원이다. 상용엔진들 역시 다중 플랫폼을 지원하지만 그 과정속에 핵심 기능이 생략되거나 뭉뚱그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펄어비스의 차세대 엔진은 기존의 상용엔진에 비해 플랫폼 다변화 작업에서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존의 경우 Graphics API 다양화와 세대 변화 문제로 제공되는 기능의 폭이 매우 달랐기 때문에 플랫폼 별로 주요 기능에 차이가 있는 문제는 필연적이였다. 하지만 최근 Graphics API는 통일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류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비슷한 기능 구성이 가능하다. 펄어비스의 차세대 엔진은 최신 API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큰 변경 없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중이다. 다만 플랫폼별 성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성능에 따른 품질 세분화는 불가피하다.

 

검은사막 리마스터 업데이트 당시 보정 노출 방식의 자동 보정을 통한 조도 문제로 캐릭터가 매우 어둡게 표현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었는데 지금 현재 어떠한 결론에 도달했는지 궁금하다

해당 문제는 확실히 어려운 문제다. 우선 HDR 게임 환경을 LDR Display나 제한적인 HDR Display 환경에 표현할 때 기존 다수의 게임들 처럼 제한적인 Dynamic Range를 사용하는게 아니라면 노출 제어는 불가피하다. 검은사막처럼 Time of day 변화 기반의 게임에서는 더욱 더 노출 제어가 필연적인데 이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고 취향도 사람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에 다수를 만족하는 세팅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전히 결론은 명확하지 않지만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면서 소수의 플레이어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을 계속해서 고민중이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던 그래픽 리마스터

 

살아 있는 질감을 표현하기 위한 테셀레이션 기능은 내부에서도 오랜 도전 과제중 하나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돼 차세대 엔진에서 진척되는 부분이 있는가

기존에는 주로 Parallax Occlusion Mapping이라는 기술로 대체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서로 장단이 있지만 Tessellation이 아니면 표현 불가능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제작상의 문제나 성능상의 문제로 그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아직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실적인 빛의 표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실적인 빛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논의는 이미 오랜 기간 진행되어 왔으며 뛰어난 결과물들도 다수 존재한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시간이다. 오프라인 렌더링에서조차 시간은 비용을 의미하며, 게임과 같은 리얼타임 렌더링에서는 30프레임 표현을 위해 33ms라는 물리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여기서 게임플레이, 장면관리, 물리, 애니메이션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빛의 표현에 주어지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60프레임의 경우 제약이 16ms이기 때문에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화두인 4K 렌더링을 위해서는 Full HD 대비 4배의 계산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최근에는 오프라인/리얼타임을 막론하고 계산된 빛을 시간/공간적으로 재사용하는 방법이 활발히 논의 되고 있다.

 

뛰어난 퀄리티를 보장하는 속도감 있는 개발이 중요하다

 

AAA급 게임에 부합하는 품질의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엔진 개발팀의 목표라고 들었다. 지금 개발중인 차세대 엔진은 이러한 AAA급 게임에 부합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영역에 도달했다고 보는가? 차세대 엔진을 스스로 자평한다면 어떤가

렌더링 품질 부분에 있어서는 이미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렌더링 품질 이외에도 게임 개발에 있어서 제작의 효율성 증대나 다양한 플랫폼 대응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도 많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AA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려면 마무리가 더 필요하겠지만 상당 부분 이뤄나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1세대 검은사막 엔진보다 더 뛰어나고 더 범용적인 엔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검은사막 IP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펄어비스의 게임을 즐기고 계신 유저분들께 항상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품질의 게임이 제작될 수 있도록 더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박종민 기자 (jjong@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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