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개발자들을 위한 앱수수료 인하라는 가장 강력한 지원책을 꺼내들었다. 앱마켓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이 자사의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의 결제 수수료 30%를 게임 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지원책이어서 향후 구글의 대응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애플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앱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앱스토어 중소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해당 지원 프로그램의 핵심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활동하는 영세 개발자와 중소 개발사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연 수익이 100만 달러 이하인 개발사는 현행 30%의 수수료가 아닌 15%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영세 개발자들은 기존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08년에 처음 공개된 애플 앱스토어는 현재 일주일 평균 전세계 175개국에서 약 5억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관련 앱 개발자만 2,3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총 거래액은 5,190억 달러(한화 약 626조 원) 규모로 우리나라의 1년 예산을 뛰어넘는 가장 큰 디지털 시장 중 하나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중소 규모의 개발자들은 글로벌 경제의 중추이자 전 세계 지역사회에서 혁신과 기회의 살아 움직이는 중심이다. 우리는 중소 규모의 개발자들이 App Store에서 창의성의 새로운 장을 열고 우리 고객들이 사랑하는 양질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출시한다”며 “App Store는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으며,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이라면 누구든 접근할 수 있는 창업의 길을 열어줬다. 우리의 새로운 프로그램은 이러한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개발자들이 자신의 중소 규모의 회사에 자금을 조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보며, 직원들을 확대하고, 사람들의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앱을 계속해서 제작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수료 인하는 환영, 하지만 몰상식한 개발자들로 인한 피해도 우려돼
중소 개발사 및 인디 개발사들은 애플의 이번 정책은 기업의 성장의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수수료와 인건비, 기업 유지비 등 많은 지출로 인한 열악한 개발 상황 속에서 조금 더 양질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번 지원 프로그램의 가장 큰 규칙은 크게 3가지로 ▲2020년 수익금이 100만 달러 이하인 경우 인하된 수수료의 대상 자격을 얻는다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개발자가 100만 달러 수익금을 초과할 경우 일년의 남은 기간 동안에는 기본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개발자의 수익금이 향후 어느 해에 100만 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 다음 해에 15% 수수료 인하 자격을 얻어 재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원 프로그램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으로 선량한 개발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
개발자들은 지금도 소수의 개발자들이 하나의 뼈대를 가진 게임의 외형만 바꿔서 2~3개월 마다 비슷한 게임을 내놓는 이른바 ‘공장’ 형태의 게임이나 게임을 출시해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올리고 그 이후에는 업데이트 없이 방치해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먹튀’형 게임이 많은 상황에서 애플의 좋은 의도가 오히려 이러한 개발자들의 배를 불리고 소비자들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되면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중소 게임이나 인디 게임 자체를 피하게 될 수 있다며 애플의 보다 더 정교한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의 수수료 인하정책 발표로 구글 역시 가격 인하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고 국내에서도 구글의 인앱결제와 관련해 여야가 논의중인 상황에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좋은 해결책이기 때문에 향후 구글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구글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가격인하 정책을 발표하면 이미 구글과 애플보다 낮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원스토어 및 카카오를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하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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