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넥스트 페스트 최고 기대작에 이름을 올린 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넥슨이 지난 지난 2021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을 통해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에 대한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은 8일 오전 사내 감사/법무실의 사내 공지를 통해 자체개발 프로젝트 ‘P3’의 표절논란과 관련한 수사 당국의 조사 현황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이번 이슈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공개했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지난 3월 7일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사태를 단순 표절이 아닌 무단 유출로 판단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

넥슨은 사내 공지를 통해 “이번 사건이 단순한 회사의 이익 침해를 넘어, 게임업계는 물론 더 나아가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제작 영역과 관련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수사의뢰는)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맡은 업무에 충실하게 임하고 계신 모든 임직원분들께서 앞으로도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치며 일할 수 있는 권리와 환경을 지속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넥슨이 개발중이었던 '프로젝트P3' ​

넥슨은 지난 2020년 7월, 신규개발본부의 내부 회의를 통해 신규 프로젝트 ‘P3 프로젝트(이하 P3)’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P3는 던전크롤러 장르를 목표로 신작을 개발했고 대중화된 FPS/RPG 장르에 중세 판타지 컨셉과 검증된 메타플레이를 결합한 복합적인 PvP 장르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다. 

문제는 프로젝트리더 A씨가 소스코드와 빌드 등을 포함한 수천개의 파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프로젝트 개발정보를 개인 소유의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것. 이 과정에서 A씨는 P3 개발팀 전원에게 외부 투자유치 등을 언급하며 집단 퇴직 후 외부에서 P3와 유사한 게임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넥슨은 2021년 7월 자체 감사를 통해 A씨를 징계해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 속에서 회사 데이터의 추가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개인 서버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A씨는 “서버를 와이핑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거부했고 넥슨은 한달 뒤인 8월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A씨의 징계해고 이후 아이언메이스의 대표인 기획파트장 B씨를 포함한 P3인력 약 절반이 회사를 떠나게 됐고 이들 인력 대부분이 아이언메이스라는 신규 개발사에서 신규 프로젝트인 ‘다크앤다커’ 개발에 착수했다. 주요 개발인력이 빠지고 사실상 모든 개발자료가 도용되었다고 판단한 넥슨은 여러 회의 끝에 개발방향을 전환해 ‘P7’ 프로젝트로 명칭을 변경해 새로운 방향성을 갖고 개발을 시작했다.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사건이 발생한지 1년 뒤인 2022년 8월 아이언메이스에서 P3와 매우 유사한 형태의 게임인 ‘다크앤다커’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했다. 다크앤다커는 핵심 콘셉트인 판타지 세계관, PvP와 PvE를 결합한 장르적 특성, 전투 시스템을 비롯한 주요 플레이 방식, 클래스 등의 주요 기획 내용은 물론, UI 디자인, 아트 등 게임의 거의 모든 부분이 P3와 매우 흡사했고 넥슨측은 해당 게임을 10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독립적으로 개발이 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넥슨은 “P3가 정상적으로 사내에서 개발되었다면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이름을 걸고 유저들에게 선보여졌을 것이다. P3에서 함께 게임을 개발하며 땀과 열정을 나눠왔지만 전 동료들의 비양심적인 행위로 인해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빛을 보지 못하게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사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전 P3 팀원들이 느끼고 계실 마음의 상처와 분노는 가늠할 길이 없다”며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서 전 P3팀원 분들과 모든 임직원 분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수사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A씨뿐 아니라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알려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내/외부에서 혼동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진행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