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가 자사 개발 스튜디오 오븐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작 '쿠키런: 모험의 탑'의 글로벌 CBT를 진행했다.
'쿠키런: 모험의 탑'은 데브시스터즈가 서비스 할 예정인 실시간 캐주얼 협동 액션 모바일게임이다. 이 게임은 '쿠키런' 특유의 발랄하고 아기자기한 비주얼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게임성, 시리즈 최초로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쿠키들의 모습과 액션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특히 '쿠키런: 모험의 탑'은 지난해 '지스타 2023' 현장에서 유저들에게 첫 선을 보인 후 준수한 게임성과 완성도로 호평을 이끌어냈는데, 게임을 보다 진득하게 즐길 수 있는 대규모 테스트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지스타 2023'의 개최 전 진행됐던 미디어 시연회를 통해 경험해본 '쿠키런: 모험의 탑'은 테스트를 위해 만들어진 빌드였음에도 완성도와 게임성이 상당히 준수했고, 쿠키들을 직접 조작하며 모험하고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다.
꽤 긴 시간 동안 진행된 CBT를 통해 진득하게 즐겨본 후 든 감상은, 이전에 들었던 생각처럼 게임의 기반은 탄탄하게 잘 갖춰져 있는 대신 모바일게임 치고는 다소 피로감이 있다는 것이었다. 또 단순히 직접 조작에서 오는 피로감 외에도 성장 구조나 BM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여지가 있었다.
꽤나 긴 시간 진행된 이번 '쿠키런: 모험의 탑' 글로벌 CBT를 즐겨본 자세한 소감을 아래에 전한다.
탄탄하게 다져진 게임성, 협동과 어드벤처의 재미 잘 살렸다
이번 CBT에서는 어드벤처 스타일의 싱글 플레이 콘텐츠를 비롯해 다른 유저들과 함께하는 레이드 콘텐츠 등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와 구성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싱글 플레이 콘텐츠는 무난한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한 층마다 15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각 스테이지를 자신이 육성한 쿠키로 퍼즐을 풀거나 적을 처치하는 형태다. 1회성 콘텐츠이기는 하지만 모험을 하고 숨겨진 상자를 찾는 등의 재미가 살아있다.
다만 직접 조작이 요구되고 소위 '3별작'을 할 때는 각 스테이지 별로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으며 '곰젤리'와 상자도 모아야 하는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 가볍게 플레이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싱글 플레이 콘텐츠의 특징은 친구와 2인 협동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각 층의 마지막 보스들은 생각 외로 난이도가 있는 편인데, 어려운 구간을 돌파하고 싶을 때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함께 플레이 하는 재미도 있다. 아무래도 '협동 캐주얼 게임'임을 어필하기 위한 기획으로 느껴졌다.
다만 '친구와 함께 플레이 한다' 이상의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도 남는다. 각 스테이지는 1회성으로 길어야 2~3분 내외로 클리어가 가능하고, 층 별 보스 또한 어느 정도 레벨과 돌파 그리고 장비를 갖추면 혼자서도 크게 어렵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함께 했을 때의 강점이 두드러지면 보다 기획 의도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성장 관련 콘텐츠, 성장 던전은 다른 게임에서도 봤을 익숙한 일종의 '전투력 측정기' 같은 느낌의 콘텐츠다. 쿠키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경험치 물약, 코인, 쿠키 돌파석 등이 필요한데, 성장 던전에서 이 재료들을 얻을 수 있다.
성장 던전은 여러 단계로 나뉘어져 있고 랭크도 기록되지만 클리어를 위해 엄청 특별한 '기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속성에 따른 유불리는 있으므로 쿠키들을 이에 맞춰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략하는 재미 있지만… 피로감이 있는 '레이드'
'쿠키런: 모험의 탑'의 핵심 콘텐츠는 다름 아닌 레이드다. 4명의 유저가 함께 실시간으로 보스를 공략하는 콘텐츠로, 쿠키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장비와 장비 강화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인 만큼 필수적으로 플레이 해야한다.
우선 주기적으로 공략해야 할 보스가 바뀌는 점은 만족스럽다. CBT에서는 초기 '밥 & 콘'이 등장했고 후기에는 '베리뱃'을 공략할 수 있었는데, 보스마다 패턴과 유리한 쿠키들이 다른 만큼 보스를 공략하는 첫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협동'에 방점을 둔 게임인 만큼 친구를 맺은 유저와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이 레이드는 모바일게임 치고는 꽤나 높은 피로도를 갖고 있다. 한 번 클리어 하는데 드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지만, 레이드 티켓은 매일 충전되고 이를 반복해서 직접 깨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하루 한번 깨고 난 뒤 '소탕'이 가능하게끔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장비 획득부터 강화 재료까지 전부 레이드에 묶여 있다 보니, 운이 없다면 원하는 장비가 나올 때까지 혹은 쿠키들의 장비를 착용 시킬 때까지 레이드만 계속 돌아야 한다는 점도 이 피로도를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향후에는 반복 플레이의 피로감을 낮추기 위해 레이드 코인 등을 도입하고 원하는 장비를 교환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하고, 레이드 후 완전히 랜덤으로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레이드의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1초라도 빨리 깨기 위한 딜러 쏠림 현상도 볼 수 있다. 랜덤 매칭으로 레이드를 돌면서 '천사맛 쿠키' 등의 서포터나 탱커 계열의 쿠키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랜덤 매칭에서는 여러 쿠키들을 조합하고 협동해서 레이드를 클리어 하라는 기획 의도와 다르게 굴러가는 느낌인데, 서포터나 탱커를 고르는 것에 대한 모종의 메리트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승급과 아티팩트 강화… 정식 출시엔 개선될까?
쿠키의 승급, 아티팩트의 강화는 게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뽑기와 연결돼 있다.
뽑기를 통해 '명함'을 얻었다고 해도 제 성능이 온전히 나오는 것이 아니며, 여러 번 중복 획득해 승급을 할수록 더 강해지는 구조를 띈다. 쿠키, 아티팩트의 뽑기는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전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도 원하는 쿠키 또는 아티팩트를 얻기는 어려웠다.
또 쿠키들의 궁극기는 한 차례 승급을 해야 해금되며, 아티팩트 또한 여러 번 획득해 강화할수록 크게 그 성능이 상승하기 때문에 '픽뚫' 등 뽑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물론 아티팩트는 성능이 다소 부족할지언정 대체되는 것을 사용해도 되지만, 쿠키의 스킬 셋과 꼭 맞춘 아티팩트를 얻어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필수로 여겨진다는 것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또 쿠키의 승급은 중복 획득을 하지 못하면 아예 궁극기부터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더 이 부담감이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나는 '호밀맛 쿠키'의 명함은 있지만 CBT가 끝날 때까지 추가로 획득하지 못해 슬프게도 궁극기가 없는 반쪽 짜리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게임의 기반은 탄탄하게 잘 구성돼 있다. 시리즈 최초로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쿠키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도 만족스러웠고, 이 쿠키들을 직접 조작해 스테이지를 돌아다니고 레이드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도 상당히 좋았다. '쿠키런' 팬덤에서 상당히 좋아할 만한 잘 만들어진 게임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게임을 약 2주 가량 진득하게 즐겨보니 짧게 즐겼던 시연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아쉬운 면도 보였다. 성장 곡선의 완화나 장비를 맞추기 위해 운에 과하게 의존해야 하는 레이드 콘텐츠의 개선, 비즈니스 모델의 조정 등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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