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100스튜디오(원더블오스튜디오)와 콘텐츠, 게임 튜닝 전문 조직 사루가쿠쵸를 보유하고 게임, 콘텐츠 제작 전 영역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 하이크(HIKE)가 서울에 100스튜디오 지사를 설립했다.
'P의 거짓'을 시작으로 싱글플레이 게임에 도전하는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사루가쿠쵸와 접촉중인 상황에서, 100스튜디오 한국 지사 설립은 HIKE와 한국 콘텐츠 산업과의 연계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HIKE는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무대, 음악 라이브 등의 이벤트, 굿즈 제작 판매, Vtuber 사업 등의 B2C 사업군과 게임 기업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개발 및 홍보 마케팅의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B2B사업군으로 나뉘어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제작부터 멀티미디어 전개, 홍보 마케팅까지 전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독특한 기업이다.
HIKE가 일본에 진출한, 진출하려는 다수의 국내 게임사와 협업중이고,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중인 신작 게임의 사루가쿠쵸에 대한 밸런스 튜닝 의뢰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한국 지사까지 설립되었다는 소식에 HIKE와 사루가쿠쵸라는 조직에 대해, 그리고 100스튜디오 한국 지사 설립 의도와 활동 계획이 궁금해졌다.
마침 HIKE에서 BTB 사업을 총괄하는 유바 카오루 영업본부장과 사루가쿠쵸 하야시 쇼이치 기획 디렉터가 한국을 찾았기에 두 사람을 만났다. 두 사람이 지스타를 둘러본 후에 가진 만남이라, 해외 게임쇼와 비교한 지스타의 느낌, 지스타에서 눈에 띈 게임, 부스와 함께 궁금했던 부분을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유바 본부장, 하야시 디렉터와 나눈 대화를 옮겨 본다.
게임 개발의 모든 단계에 협력 가능한 기업, HIKE
이혁진 기자: 먼저 지스타를 둘러보셨을 테니, 지스타를 둘러본 소감, 눈에 띄는 게임은 뭐가 있었는지부터 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유바 본부장: 도쿄게임쇼와 비교해 부스 하나하나의 크기가 엄청나게 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임 중에는 역시 '붉은사막'이 눈에 띄었는데, 일본에서 펄어비스 일본 법인에 방문해 플레이해 본 게임입니다. 지스타에 와서 보니 '붉은사막'을 기대하는 유저가 많다는 것이 느껴졌고, 시연 대기가 2시간 반이 넘더군요. 대단했습니다.
하야시 디렉터: 언리얼 느낌이지만 2D 애니메이션 느낌을 낸 게임들이 눈에 띄더군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C' 캐릭터들이 귀여워서 인상에 남았습니다. 시연 대기열이 길어서 결국 플레이는 못 했습니다만, 그래픽 면에서 '아키텍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스타의 부스 구성, 전시 등에 대해 도쿄게임쇼와 어떤 차이를 느꼈는지 전문가 시각에서 좀 더 들려주실 수 있나요
유바 본부장: 전문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전반적으로 관람객 중 젊은 층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이런 행사는 좀 더 오타쿠적이라고 해야 하나, 코어한 느낌을 주는데 지스타에 와서 보니 건강한 느낌의, 코스프레를 하고 온 분도 많았고 행사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젊은 층이 많은 것은 수험이 끝난 직후라 그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수험이 끝나는 시점에 지스타를 개최하는 것도 그런 장소로 만들려는 의도가 어느 정도 있을 것입니다
하야시 디렉터: 부스의 크기가 크다는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하이파이러쉬' 같은 게임도 그렇고 플레이어들이 시연을 즐기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야외에서 음성으로 싸우는 '마법소녀 루루핑'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멀리서도 잘 눈에 들어오던데, 지스타를 찾은 관람객들이 우선 흥미있는 부스로 달려가겠지만, 그 후에는 눈에 띄는 곳으로 가게 될 텐데 이벤트마다 밖에서 잘 보이도록 해 둔 것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모아서 더 보게 만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모이기 쉽도록 부스들이 설계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HIKE라는 이름이 생소한 기업, 게이머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회사에 대해 소개를 간략히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유바 본부장: HIKE 자체는 2023년 설립된 아주 젊은 회사입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활동해 온 여러 회사가 합병되어 일하고 있는 것이라, 그 중에는 한국 분들에게도 친숙한 이름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패미컴 게임의 공략본 등을 만들던 큐비스트가 모체로, 'P의 거짓'에도 관여한 사루라쿠쵸는 1997년에 설립된 밸런스 튜닝 등을 담당하는 조직입니다. 그래픽 관련 업무를 하는 컬러풀과 판다 그래픽도 있고요. 퍼블리싱, 콘텐츠 프로듀싱을 하던 크레스트나 무대, 연극을 만들던 사네티 프로듀스까지 합쳐져서 HIKE가 됐습니다.마벨러스에서 만든, 성우 섭외부터 녹음, 음향, 보이스 등을 자체 제작하는 델파이 사운드도 최근 HIKE에 더해졌고요.
자회사로는 유명한 미소녀게임들을 다수 선보인 아쿠아플러스도 있습니다. 거기에 3D CG 제작사 시바타케 디지털도 있고... 저희는 엔터테인먼트 코어 컴퍼니를 표방하고 BTB와 BTC를 모두 해결해 드릴 수 있는 기업입니다.
게임이라면 게임 개발의 어떤 단계에 있더라도, 어떤 부분이라도 모두 서포트 가능합니다. 개발부터 판촉, 기획서까지 모두 대응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도 가능하고 그래픽 제작도 가능합니다. 밸런스 튜닝, 유저 테스트도 가능하고, 음악, 더빙 등에도 대응 가능합니다.
프로모션 전략도 짜드리고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부서도 있어 직접 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무대, 뮤지컬도 제작할 수 있어 코에이테크모 게임즈의 '노부나가의 야망 대지' 무대, '루키즈' 드라마 등등.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은 '도쿄 리벤저즈' 무대에 애니메이션 중에는 '덤벨 몇키로까지 들 수 있어?'나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같은 작품들이 저희가 제작, 관여한 작품들입니다.
한국에서 근래 가장 수요가 높은 것은 100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쪽으로 상담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서울 스튜디오 규모 키워 제작 중추 역할 가능하도록 할 계획
100스튜디오 이야기가 나왔으니, 100스튜디오에 대해 몇 가지 여쭤 보겠습니다. 100스튜디오라는 사명의 의미와 함께 스튜디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바 본부장: 100스튜디오의 호리구치 코타로 대표가 100년 계속되는 기업이 되자, 100% 힘내자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일본의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타이베이, 서울에서 110명, 시바타케 디지털에 30명의 직원이 재직중이며 2025년까지는 200명까지 규모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는 2024년의 경우 6월 개봉한 극장용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몇 분간의 응원을'과 TV 애니메이션 '이 세상은 너무나 불완전하다'(코단샤), 2025년에는 일본 인기 작가 교고쿠 나츠히코의 인기 소설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만화 '츄젠지 선생님의 모노노케 강의록 선생님이 수수께끼를 풀어버리니까'의 제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5월에 사업을 양수한 음향 음성 제작 및 스튜디오 운영을 하는 '델파이사운드'에서는 '추리의 아이', '의붓동생 생활', '러시아어로 말하는 옆자리 아리아 씨' 등의 음향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게임 PV로는 한국 게임사 D-ZARD의 '아수라장', 2월에 출시된 아틀러스의 '페르소나3 리로드'가 있으며, 최근 신작 출시를 발표한 시뮬레이션 RPG '칭송받는 자'(아쿠아플러스)의 OP 애니메이션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100Studio 서울' 지사가 설립됐습니다. 이번 서울지사 설립은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청강대와의 MOU 체결을 통해 기대하는 구체적인 성과와 한국 지사 설립에 대한 기대와 비전, 100스튜디오 서울 지사 설립 후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 및 협력 일정에 대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유바 본부장: 100studio의 해외 스튜디오는 100studio Taipei(타이베이)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100studio Seoul은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의 연계를 통해 젊고 우수한 크리에이터의 채용과 협업을 실현할 수 있으며, 2025년 3월까지 5~6명의 소속 크리에이터를 채용하여 100studio가 제작하는 작품에 제작협력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현재 영혼기병 라젠카로 유명한 '고성철' 감독을 영입해 100studio Seoul의 총괄을 맡긴 상태입니다.
호리구치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 수요는 많은데 애니메이터가 늘 부족한 상태라,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이 늘 포화 상태라 일을 맡겨도 긴 텀이 생겨버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청강대 졸업생들의 작품을 보고 레벨이 아주 높다고 느껴 모셔와야겠다 생각한 것이 서울 스튜디오 설립의 계기가 됐습니다. 가장 큰 설립 이유는 한국 젊은 애니메이터들의 퀄리티가 높다는 것입니다.
2026년에는 스튜디오 규모를 메인 스태프를 포함해 20명 내외로 확대하여 만화 원작의 TV 시리즈를 독자적으로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본, 감독, 캐릭터 디자인 등을 100studio Seoul의 멤버가 직접 담당하고 일본 측이 지원하는 등 100studio Seoul만의 스타일을 확립해 나가고자 합니다.
한국 게임회사들 사이에 인게임 애니메이션이나 PV 제작 수요가 많은데, 그 부분도 노린 것이겠죠
유바 본부장: 네. 엄청 노리고 있습니다. 단순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아니라 다른 어셋, 관련 사업을 게임 쪽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부서도 있고 사루가쿠쵸 같은 게임 관련 부서도 있고. 그런 부분은 우리 강점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게임 전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수요를 찾으려 합니다.
게임 PV(홍보영상) 등 애니메이션 제작을 고려하고 있는 한국의 예비 고객에게 어필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100Studio'의 강점이나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바 본부장: HIKE는 게임 사업을 직접 하고 있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또 2D/3DCG/음악음향제작/캐스팅 등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D-ZARD의 '아수라장'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 외에도 일본의 인기 애니송 가수를 기용한 이미지송 제작과 도쿄게임쇼 출품에 따른 부스 제작 및 홍보 전반을 담당했습니다.
또 일본 시장 내에서의 경우, 행사장에서 배포하는 노벨티 제작, 코스튬 플레이어와 인플루언서 섭외, 시부야와 아키하바라의 옥외 광고 등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사에는 없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100 스튜디오, 즉 HIKE의 강점입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한국의 애니메이션 산업도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산업의 미래 전망과 한일 양국의 협력 현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바 본부장: 전체적으로 과거 단순 발주에서 벗어나, 보다 발전적인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타워 오브 갓(Tower of God)'(앤서스튜디오 2기), '노블레스(NOBLESSE)'(Production I.G), '렛츠플레이(Let`s play)'(OLM Imagica G)와 같이 한국 웹툰 원작을 일본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으며, 일본의 전통 있는 스튜디오인 '피에로'와 한국의 'Red Dog Culture House'와의 업무 제휴 등 보다 발전적인 한일 파트너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100studio도 이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의 '후레루'를 보니 스탭롤에서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다국적 구성으로 제작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형태가 더 늘어나게 되겠죠
유바 본부장: 일본의 애니메이션 업계는 만성 인력부족이라 역시 다국적으로 제작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 봅니다. 다만 과거에는 사람이 부족해서 한국이나 해외에 하청을 주는 식의 형태였다면, 현재는 더 발전해서 나라마다 각각의 스튜디오 색도 있고 비즈니스적으로 다국간 협업으로 제작하는 쪽이 규모도 더 커지고 효율적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의 협업은 전략적으로 협력해 제작하는 제작 파트너같은 느낌 아닌가 싶습니다. 반대로 한국이 메인이 되어 일본이 서브로 협력하는 형태도 더 나올 것이라 보고, 그런 흐름이 보편적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저희가 TV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메인으로 일본에서 협력하는 형태까지 염두에 두고 서울 스튜디오를 설립한 의도도 그런 부분에 있는 것이죠.
한국 게임사들의 콘솔 도전에 발맞춰 '밸런스 튜닝' 수요 늘어날 듯...
사루가쿠쵸 이야기로 넘어가 보려 합니다. 사루가쿠쵸가 협력하는 '밸런스 튜닝'이란 어떤 일인지를 먼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야시 디렉터: 개발중인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제안을 하는 것을 '튜닝'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재미 요소는 사람마다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해하는 개발자가 많죠. 저희는 장르별 테스터도 많고 여러 방면의 시점을 모아 평균적으로 어떻게 보완하면 재미있어질지 포괄적으로 통합 제안하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리포트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튜닝 요소로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으로는 유저 테스트가 있겠죠. 유저를 대량으로 모아 테스트하고 테스터 인터뷰를 하고. 또 하나는 밸런스 튜닝입니다. 다양한 분들에게 플레이를 시키는 테스트만이 아니라 제작중인 게임을 플레이해 나가며 난이도, 적의 강함, 무기, 스킬의 강함, 레벨업에서 어느 정도 성장해야 하는가 등 게임 전반의 난이도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을 밸란스 튜닝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튜닝은 개발 서포트 부분으로, 모바일이라면 운영중인 게임의 서포트가 가능합니다. 이것은 개발에 더 깊숙이 들어가 관여하는 형태로, 리듬게임이라면 보면을 같이 만들기도 하고 '슈퍼마리오' 같은 액션게임이라면 같이 스테이지를 만들거나, 등장 캐릭터의 스테이터스 같은 레벨디자인까지 개발진의 일원으로 협력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이 세가지를 합쳐 튜닝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사루가쿠쵸의 또 한가지 업무로 모니터링도 있습니다. 모니터링은 분석 업무로, 앞의 세 분야와는 다르게 현재 빌드, 혹인 이미 출시된 빌드일 수도 있는데, 빌드의 현재상황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일본 국내 유저의 시선으로 본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과금 게임이라면 이렇게 과금 동선이 일어나니 좀 더 조정해야 한다거나... 시장 상황까지 고려해 아웃풋을 산출합니다.
콘텐츠, 게임 튜닝 전문 조직인 '사루가쿠쵸'의 탄생 배경을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하야시 디렉터: 26년 전, 닌텐도와 리크루트의 합작회사로 사내 QA 조직으로 처음 설립되었습니다. 그 당시 새로운 퍼블리싱 사업 중 새로운 조직으로 출범했던 것입니다. '커스텀 로보'와 '피카츄 겐키데츄' 등의 작품을 시작으로 디버깅과 튜닝을 시작했습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현재 HIKE의 모회사이기도 한 PTW에 흡수 합병된 시점에 튜닝 사업을 일원화하게 되었으며, 이후 PTW 그룹의 기능 중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자회사인 HIKE의 한 부서로 편입되었습니다.
게임 튜닝 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하야시 디렉터: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고민 중 중요한 '재미'라는 요소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게임 튜닝'입니다.
개발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지원한다는 측면은 물론이고요, 지금까지의 오랜 역사 속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비판적인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큰 장점입니다.
그래서 사루가쿠쵸에서는 제작 중인 게임이 무엇을 구현하고자 하는 '콘셉트'와 그 게임을 어떤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타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클라이언트가 어느 포인트를 신겨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여기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하는 포맷은 각각 다릅니다. 액션게임이라면 전체적인 연결을 신경쓰는 경우도 있고, 스테이지 사이의 연결 부분이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하는 세부적인 부분을 신경쓰는 곳도 있죠. 저희가 보고 여기가 이러니 더 연결되는 것이 좋다거나, 지금 상태로 충분히 좋다거나 하는 조언을 하게 됩니다.
전투에서는 이 보스는 아주 강하게 만들고 싶다거나 전투 밸런스가 제대로 잡혀있는가 걱정이 된다면 저희가 캐릭터가 선택한 스킬이 너무 강해서 상대적으로 보스가 약하다거나, 지나치게 강하다거나 등을 조언하기도 합니다. 개발진이 고민하는 부분에 따라 관여하고 살펴보는 부분이 달라지게 됩니다.
전문 QA, 튜닝 조직으로 알려진 사루가쿠쵸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야시 디렉터: 단순히 디버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에 대한 자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2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다양한 작품의 튜닝을 통해 이런 독특한 작업을 해왔습니다. 아마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개발자라도 평생 만들 수 있는 타이틀은 수십개 정도일 텐데, 사루가쿠쵸는 독특한 업무 형태 때문에 천 단위의 타이틀을 경험해 왔습니다.
압도적인 경험과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타이틀의 변화/밸런스를 지켜봐 온 전문 조직만이 할 수 있는 조언은 개발진에게 매우 의미 있는 조언이라는 칭찬을 자주 듣습니다.
게임 튜닝 프로젝트 진행 시 고객사와의 협업 방법에 대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하야시 디렉터: 게임 튜닝에 들어가는 방법은 프로젝트 진행 방식과 예산, 체크하고 싶은 포인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매일 매일 개발자와 함께 균형을 맞춰가는 방식도 있고, 어느 시점에 2~3주 정도 현황 평가/분석을 하고, 한동안 개발 기간을 거쳐 몇 달 후에 다시 진행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고객의 요청과 개발 상황에 맞춰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관계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모회사인 PTW와 협력하여 디버깅과 튜닝을 병행하거나, 풍부한 인력풀을 활용한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직원들을 활용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미디어인 Game8과 협업하여 다양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유저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지스타에서 한국 게임사들을 많이 만난 것으로 압니다. 한국 게임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유바 본부장: 좋은 이야기가 많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게임회사의 인상은 역시 큰 곳은 제대로 크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스도 크고 사업도 크고... 꼭 노려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인디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해외 퍼블리싱, 마케팅 등이 힘들어 하는 부분일 것이라 저희와 함께할 분야는 많을 것이라 봅니다. 저희는 일본 퍼블리셔 업무도 하니까 수요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대기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회가 있지 않을까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루가쿠쵸의 대표적인 게임 튜닝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담당했던 부분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유바 본부장: 우선 고객사들과의 사정으로 아주 상세한 이야기는 드릴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장 대표적이면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타이틀으로는 '엘든링'을 꼽을 수 있습니다. 광활한 세계의 오픈월드인 만큼, 사루가쿠쵸에서도 많은 인원과 시간을 들여 전체 밸런스를 개발진들과 함께 점검하고, 개발자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이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해 나갔습니다.
한국에서 콘솔게임 개발이 크게 늘며 수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의 사업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하야시 디렉터: 한국과의 업무는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참여했다고 제대로 밝힌 케이스는 'P의 거짓' 정도였는데, 대상을 수상하고 게임이 잘 되어서 저희도 수혜자가 되어 광고 효과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인지도도 늘었고 큰 게임, 큰 회사와의 접점도 늘고 있습니다.
사루가쿠쵸는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더 인지도를 높이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조직이라 일본에서 강점이 있던 일본 컬쳐라이즈, 로컬라이즈 분야에서도 활동해 왔고 한국 기업들에게 제안드릴 수 있는데, 한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분들 관점은 아직 우리가 커버하지 못하는 단계일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 내용, 재미 요소, 밸런스, 난이도 등의 재미, 손맛, 게임을 하며 느끼는 상쾌함 같은 것은 세계 공통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은 한국 클라이언트와 저희가 협력해 게임을 많이 만들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기업이 바라는 모든 것에 대해 협력 가능해
앞서 언급됐듯,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 튜닝에도 참여했죠
하야시 디렉터: 'P의 거짓'이 동화 피노키오의 요소도 있고, 탄탄하고 다크한 세계관과 플레이감을 겸비한 대형 개발 타이틀인 만큼, 개발팀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타이틀이었습니다.
튜닝을 진행하면서 사루가쿠쵸의 분석과 제안에 대해 고객사 측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 확고한 의견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에 보고나 회의 밀도도 매우 높아졌다고 현장에서는 느끼고 있으며, 긴밀한 협업이 가능해진 덕분에 사루가쿠쵸도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P의 거짓'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는 등 게이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결실을 맺게 되어 저희로서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P의 거짓'에서는 어떤 부분의 튜닝을 진행했나요
하야시 디렉터: 밸런스 튜닝을 담당했습니다. 출시가 임박한 시점에 의뢰가 왔는데, 특정 부분을 봐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봐 달라는 제안이 와서 꽤 긴 기간 밸런스 튜닝을 진행했습니다. 게임 전체적으로 다양한 보스가 나오는데 도중에 등장하는 일반 구간까지 포함해 게임 전체의 밸런스 체크를 진행했습니다.
'P의 거짓' 출시 초기의 그 엇박자 공격과 일반 구간의 어려움이 튜닝을 거친 결과라니 조금 충격인데요. 최지원 디렉터가 더 어렵게 하지 않고 그 정도로 억제한 것이 튜닝을 거쳤기 때문이구나 하고 납득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하야시 디렉터: 저희 제안 중 채용된 부분과 아닌 부분이 있을 겁니다. 최종 판단은 개발진이 하는 것이니까요. 이 부분은 꼭 이렇게 하고 싶다고 하면 최대한 존중하고 싶습니다.
저희 사루가쿠쵸는 수천개의 타이틀을 해 와서 자신을 갖고 밸런스를 잡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생각한 밸런스, 개선안으로 하라고 강요하는 방향은 아니고 개발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개발팀이 기본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콘셉트, 목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조직이라 기본적으로 개발진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서 제안하고 있고, 개발진이 이 부분은 절대 못 바꾼다는 입장이라 그대로 유지하고 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사실 저희 미카미 사장도 '엘든링'을 좋아해서 DLC도 플레이했는데, 보스전을 하다가 너무 어렵다고 '정말로 너희들이 조정을 한 거 맞냐, 너무 어렵다'고 불평한 일도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사루가쿠쵸 사이에 난이도에 대한 의견이 다르면 조정은 어떻게 하게 되나요
하야시 디렉터: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일어나는 일로, 개발진에서는 더 어렵게 만들고 싶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한국에서 소울라이크 장르를 만드는 디렉터들이 프롬보다는 어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확실히 많았습니다
하야시 디렉터: 한국 개발자 중에서도 역시 많다고는 듣고 있습니다. 저희가 그런 의견을 들으면 협의해서 '이유를 붙여서' 난이도를 올리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이 모션만은 천천히 발동되게 해서 반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식으로 제안해 조정해 가는 형태입니다. 의견을 드려도 '그래도 어렵게 하고 싶다'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에는 어려운 이유를 게임에서 보여주자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유바 본부장: 이 부분이 왜 그렇게 어려워야 하는가, 이 난이도는 불합리하다는 리포트를 문서화해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이 사루가쿠쵸의 특징입니다. 유저들이 느끼는 기분 나쁘다, 이 부분은 별로다, 짜증난다는 느낌을 문장으로 설명해드리면 개발 측이 시원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기자 입장을 떠나 게이머 입장에서 펄어비스에도 어서 찾아가 '붉은 사막' 튜닝을 꼭 해주시기 바랍니다. 플레이해 보니 개발진이 사상 최고로 어려운 액션게임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대로는 큰일(?)날 것 같습니다
하야시 디렉터: 펄어비스 일본 법인에 가서 플레이해 봤습니다만, 조작이 도입부부터 어렵긴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붉은 사막'같은 대작이자 기대작은 꼭 담당해 보고 싶네요.
한국 게임사에게 100스튜디오와 사루가쿠쵸와 같은 조직이 포함된, HIKE와의 협력이 국내 강점을 가질까요
유바 본부장: 다양한 사업부가 있고 미디어믹스에도 강점이 있습니다. 게임 사업만 하며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면 애니메이션, 뮤지컬까지 포함해 원하는 무엇이라도 협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애니메이션 회사라면 게임을 같이 만들자는 제안도 가능하죠. 무엇이든 논의해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 아닐까 싶습니다.
하야시 디렉터: 사루가쿠쵸의 입장이 주가 됩니다만, 원래 사루가쿠쵸가 하는 업무 자체가 유니크해서 비슷한 업무를 하는 기업은 잘 없을 것입니다. 디버그나 테스트를 대행하는 회사는 많지만 저희 사업은 특수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게임 제작자라도 갈수록 제작 기간이 길어지는 하이엔드 게임을 만드는 한, 평생 게임을 만들어도 수십 작품을 만드는 정도가 한계일 것입니다. 저희는 업무 특성 상 1000타이틀 이상을 26년 동안 해 왔습니다.
슈퍼패미컴이 나오던 시절부터 시작해 변해가는 밸런스, 게임의 역사, 트렌드를 늘 파악한 상태에서 하고 있으므로 지금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의 형태, 밸런스를 파악하고 밸런스를 제안하는 것이 저희 강점입니다.
유저들의 관점, 시선에서 말할 수 있으므로 저희 분석력과 하이크의 다른 소재 사이의 협업도 하고 있습니다. 가령 웹사이트를 이런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라는 니즈가 있다면 UI, UX도 게임 관점과 비슷한 부분이라 사루가쿠쵸가 협력해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HIKE의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게임사들의 경우 사내에 FUN QA 부서가 있는 경우는 있어도 외부에서 해주는 것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게임에서 이렇게 밸런스를 봐 주거나 개발중인 빌드를 봐 주는 감각은 처음이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호감을 가져주시는 회사가 많아서 사루가쿠쵸가 가진 25년 노하우와 정보, 지식이 한국 기업들에게도 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하야시 디렉터:여러분이 즐기고 계신 게임들은 개발자들이 힘들여 만든 멋진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데, 사실은 저희같은 조직이 이렇게 하면 재미있다고 향신료 한 방울, 향수 한 방울을 더해서 재미를 위해 개선하는 조직이 있다는 것을 이 인터뷰를 읽고 알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유저 여러분도 사루가쿠쵸를 알게 되면 기쁘겠습니다.
유바 본부장: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일본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에서 한국 오리지널도 한국답게 만들고 구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습니다. 당장 애니메이션 일이 일본만큼 많냐고 하면 아닐 수도 있지만 쉽게 의뢰 주실 수 있도록 현지에서 제작 가능한 형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100스튜디오를 꼭 체크해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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