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know Poland?" AAA급 게임이 특산품이었던 폴란드 방문기

등록일 2026년11월07일 18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Do you know Poland?”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 것 같은가? 아마 관심도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아마 최근 정세에 관심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떠올릴 수 있고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면 쇼팽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위처’ 시리즈를 포함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CD 프로젝트 레드를 생각할 것이다.

 

사실 나 또한 거기서 크게 다르진 않지만 개인적인 인터뷰 등으로 인해 CD 프로젝트 레드와 11비트 스튜디오가 폴란드에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좋은 기회가 생겨 직접 방문해 본 폴란드는 생각보다 열정적이고 게임에 진심인 나라였다. 폴란드의 개발자부터 게이머 뿐만 아니라 중-동부 유럽 게이머들을 하나로 묶어 더욱 게임에 열정적으로 보였던 폴란드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AAA급 게임이 나라의 특산품이 된 폴란드
앞서 폴란드를 대표하는 회사로 게임사인 CD 프로젝트 레드를 언급했는데 이는 게이머들 사이의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CD 프로젝트 레드의 사이버펑크 2077의 2023년 수출액(약 30억 폴란드 즈워티)은 폴란드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사과의 수출 금액(18억 폴란드 즈워티)을 크게 뛰어 넘으며 이미 폴란드의 새로운 대표 상품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CD 프로젝트 레드가 폴란드의 글로벌 대표 브랜드로 인정받는 것은 이 회사의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폴란드는 2022년 콘솔 게임 수출액 규모가 중국(93억 5천만 유로), 일본(19억 유로), 홍콩(15억 8천만 유로)에 이어 12억 4천만 유로를 기록하며 콘솔 게임 4위 수출국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에 발표된 ‘폴란드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폴란드 게임의 한 해 매출은 12억 9,300만 유로였는데 놀라운 점은 이 중의 97%가 해외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자국의 게임 시장이 작은 만큼 적극적으로 게임 수출을 장려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폴란드 게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CD 프로젝트 레드를 포함한 폴란드의 게임 개발사들은 오랫동안 AAA급 타이틀의 개발력에서 큰 강점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AAA급 게임들은 폴란드의 효자 수출 상품이 되었다.

 

전세계 AAA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25년 789억 5천만 달러였으며 2034년 1,700억 5천만 달러로 연평균 8.9%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에는 락스타 게임즈의 올 해 최고 기대작인 ‘GTA 6’가 약 645만 장 이상의 예약 판매고를 올리며 약 6억 3천만 달러(한화 약 8,7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AAA급 타이틀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더 위쳐’ 시리즈와 ‘사이버 펑크 2077’를 개발한 CD 프로젝트 레드를 포함해 ‘다잉 라이트’ 시리즈를 개발한 테크랜드 등 AAA급 개발 경험을 가진 폴란드 개발사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폴란드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AAA급 타이틀의 개발을 대형 게임사만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작은 개발사들도 AAA급 타이틀을 개발한다는 점이다.

 

출시 3일 만에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00만 장 이상을 판매한 AAA금 게임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는 2020년 20명의 소수 인원으로 시작해 2023년 50명, 2025년 160명까지 성장한 중형 개발사 레벨 울브즈가 개발한 게임이다.

 

레벨 울브즈와 네오위즈가 2023년 투자한 ‘블랭크 게임 스튜디오’, 그리고 크래프톤이 2024년 투자한 폴란드의 게임사 ‘파 프롬 홈’의 공통점이라며 이 세 회사 모두 CD 프로젝트 레드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에서 AAA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들이 중심이 되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콘솔 게임 시장에서 AAA급 게임의 비중이 높아질 수록 폴란드 게임사들이 보유한 AAA급 게임 개발자의 가치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네오위즈, 엔씨, 위메이드, 크래프톤 등 대형 회사들이 폴란드의 게임사들과 투자 및 협업을 진행하며 AAA급 IP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폴란드의 마르타 치엔코프스카 문화국가유산부 장관은 현지 시각으로 23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원한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국내 게임 시장과 폴란드의 게임 개발 환경이 상호 보완적인 부분이 있어 폴란드와 한국게임산업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질 가능성도 있다.

 


 

AAA급이 게임은 성공할 경우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게임이 실패할 경우 커다란 손해를 볼 수 있고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 대기업들의 니즈와 자본, 폴란드의 게임개발 기술 노하우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

 

폴란드 뿐만 아니라 중-동유럽의 게이머들을 하나로 묶은 폴란드
많은 국가들이 자사의 대표 게임쇼를 통해 어워드를 개최하지만 이 때 어워드의 중심은 해당 국가의 게임이다. 우리 또한 ‘지스타’ 개최 전날 진행하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대상 게임은 당연히 국내 개발작에 시상하고 있다.

 

폴란드도 대형 게임쇼 ‘PGA(포즈난 게임 아레나)’에서도 첫날 게임 시상식인 ‘CEEGA(The Central & Eastern European Game Awards, 중앙 및 동유럽 게임 어워드)’을 개최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CEEGA는 단순히 폴란드의 우수한 게임을 시상하는 것이 아니라 중-동부 유럽 지역의 우수 게임을 시상하는 시상식이다. 실제로 올해 대상을 받은 게임은 폴란드가 아닌 키프로스 지역의 게임사 Sad Cat Studio의 ‘Replaced’였다.

 

CEEGA에 따르면 중-동유럽 지역에는 1,000개 이상의 게임 스튜디오, 약 30,000명 이상의 개발자가 존재하는데 이들 모두가 이 시상식의 참가 자격을 지닌다.

 

이 외에도 PGA 현장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 또한 폴란드 뿐만 아니라,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 선수들이 함께하고 있다.

 

물론 폴란드 정부와 PGA를 주최한 MTP는 해외 관람객의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매년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등 인접 유럽 국가의 인플루언서가 다수 방문하는 만큼 중-동부 유럽의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놀랐던 것은 바로 전시장의 규모였다. 기자가 방문했던 PGA 2026은 폴란드 포즈난 국제박람회장에서 방문객을 위한 푸드코트 공간 역할을 하는 6번 홀과 메인 무대가 있는 7홀을 포함해 총 7개의 홀 총 50,000m2 규모의 공간을 활용했다.

 

여기에 ‘GIC(Game Industry Conference) 2026’dl 개최된 포즈난 컨벤션 센터까지 더한다면 하루이틀만에 다 관람하기에 시간이 부족할 정도의 규모다.

 


 

물론 홀마다 주력 콘셉트와 게임 장르가 달라 자신이 원하는 특정 홀만 집중해서 관람하는 것도 가능해 게임 플레이어들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한 공간 구성도 인상 깊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PGA는 중-동유럽의 최대 게임쇼로 게임으로 매해 방문객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게임사들의 관심도도 높은 편이다. 올해 메인 전시홀인 5홀에서는 폴란드의 대표 게임사 CD 프로젝트 레드를 비롯해 반다이 남코, 베데스다, 닌텐도, 로블록스, 유비소프트, Xbox 등이 전시를 진행했으며 다양한 IT 회사와 레고, 디즈니 등의 업체도 부스를 오픈하며 관람객들과 소통했다.

 

이 회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폴란드 시장만이 아니라 그 주변 유럽 국가들의 게이머들이라는 점에서 중-동부 유럽 게임시장에서 폴란드의 역할이 크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한편, 다시 첫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 5일 동안 폴란드의 게임사를 방문하고 게임 이벤트에 참여해 본 나에게 누군가 “Do you know Poland?”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CD 프로젝트 레드 뿐만 아니라 게임에 진심이고 열정적인 개발자와 게이머들이 있는 나라이며, 중-동부 유럽 게임시장의 구심점인 나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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