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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게임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국산 인터랙티브 무비 'The Insider'

국산 인터랙티브 무비 'The Insider' 제작 인터스미디어와 만나다

등록일 2020년05월19일 15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영화 같은 게임, 게임 같은 영화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라는 게임과 영화의 중간 지대가 나타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터랙티브 무비'란 실사 영상에 기반해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전개를 보여주는 콘텐츠를 의미하는 단어로, 'Late Shift'나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등이 이용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아직 비주류이지만 잠재력 하나는 충분한 '인터랙티브 무비' 시장에 국내 감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8년 설립된 영상 콘텐츠 제작사 '인터스미디어(Intersmedia)'가 인터랙티브 무비 'The Insider'를 선보인 것. 내부 비리를 고발하려는 주인공 '정아'의 사투를 그린 이 작품은, 플레이어가 이동 수단과 행동, 경로 등을 능동적으로 선택해 5가지의 결말을 만나볼 수 있다. 'The Insider'는 구글 플레이를 통해 출시되었으며, 5월 26일에는 스팀(Steam)을 통해 PC 플랫폼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과 영화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인터랙티브 무비는 기획 및 제작 단계부터 일반적인 게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게임포커스가 인터스미디어에서 'The Insider'를 작업한 김민수 감독과 우병훈 감독으로부터 'The Insider'의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일반 영화에 비해 2배에서 3배까지도 소요되는 인터랙티브 무비를 작업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장르 자체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FMV 시장의 가능성 포착한 두 감독, 인터랙티브 무비로 눈을 돌리다

 



 

두 감독이 처음부터 인터랙티브 무비 제작에만 전념한 것은 아니다. 김민수 감독과 우병훈 감독은 각자 방송 연출 PD와 VR 영상 기술 감독으로서 저마다의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해왔다. 실사 VR 영상 콘텐츠 작업을 통해 두 사람의 연이 닿았지만, 실사 VR 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그러던 중 두 감독의 눈에 들어온 것이 인터랙티브 무비 'Late Shift'다. 2016년 개봉한 'Late Shift'는 극장에 모인 관객들이 같은 영화를 시청하는 도중, 중요한 분기점마다 스마트폰 앱으로 직접 선택지를 결정하도록 해 관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시도한 최초의 극장 상영 인터랙티브 무비. 마침 해외에서는 실사 영상을 통해 연출을 소화하는 FMV(풀 모션 비디오, Full Motion Video)에 대한 수요가 충분했던 만큼, 국내에서도 FMV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무비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생각에 2018년 '인터스미디어'가 탄생하게 되었다.

 



 

단순히 영상 촬영에 대한 자신감만 가지고 인터랙티브 무비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얼핏 일반적인 영화 촬영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타 문화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게임 만의 문법을 포착하고 이를 실현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역량도 필요하다는 것이 김민수 감독의 설명. 그동안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의 경력과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지금의 'The Insider'가 탄생할 수 있었다.

 

김민수 감독은 "실사 VR 영상 만으로는 먹고 살기에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병훈 감독님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생각을 나누다가 'Late Shift'라는 인터랙티브 무비를 보고 가능성을 느꼈다"라며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만들기 쉽지 않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굉장히 흥미롭고 신선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일반 영화의 3배 분량 촬영, 분기점마다 다른 감정선 디렉팅 어려워

 



 

두 감독의 첫 인터랙티브 무비 'The Insider'는 조직의 내부 비리를 고발하려는 주인공 '정아'의 사투를 그린 추격액션물이다. 플레이어는 '정아'가 사용할 이동수단부터 행동, 경로 등을 능동적으로 선택해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으며, 선택에 따라 총 5가지의 다른 결말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타 인터랙티브 무비에 비하면 분량은 적지만 영상미나 연출 등에서는 두 감독의 노련함을 엿볼 수 있다.

 

김민수 감독은 'The Insider'가 초기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집필한 장편 인터랙티브 무비의 일부분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게임의 볼륨이 작은 것은 이 때문. 당초 기획한 작품의 시나리오 플롯 작업에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특히 단편인 'The Insider'를 촬영 및 후반작업에만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제작비 절감을 위해 10명 이내의 소수의 인원이 3일간 촬영하고 두 감독이 직접 색 보정이나 편집, 믹싱, CG 등의 작업을 도맡은 탓에 게임의 개발 자체에만 한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작업 자체도 고되지만 'The Insider'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배우의 감정선을 지시하는 일이었다는 것이 김민수 감독의 설명이다.

 

두 인물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대화를 나누더라도 분기점에 따라서 '경우의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별개의 감정을 갖고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 같은 장면에서도 '상대가 자신을 신뢰하지만 그 상대를 믿지 못하고 파일이 상대에게 있는 상황'과 '서로 신뢰하면서도 파일이 자신에게 있는 상황'의 차이를 배우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촬영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수 많은 경우의 수를 따라가기 벅차 잠시 촬영을 중단하고 처음부터 장면들을 되짚어 나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시나리오 작업 과정도 일반 영화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시나리오 라이터 또는 감독이 의도한 대로 상황이 진행되고 이에 따라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담을 수 있는 일반 영화와 달리, 인터랙티브 무비에서는 주도권이 관객에게 있는 만큼 사전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를 '살린다' 또는 '죽인다'라는 간단한 선택지에서도 수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장면 전환에서도 전후 관계에 오류가 없도록 연결하는 작업들도 일반적인 영화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작업이었다.

 

이처럼 분기점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같은 러닝 타임의 일반 영화에 비해 2배에서 3배까지도 촬영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고된 과정이었지만 김민수 감독과 우병훈 감독은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게임과 영화의 작품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고 작업도 오래 걸리는 탓에 국내에서 아직 도전 사례가 없지만, 그만큼 기회를 포착해 역량을 쌓을 수 있다는 것.

 

김민수 감독은 "게임 회사와 영상 회사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과 약점이 명확하고 서로 그 장벽을 넘기 어렵다"라며 "일반 영상 콘텐츠에 비해 필요한 시간과 제작 비용이 2배에서 3배 정도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아직 인터랙티브 무비에 대한 시도가 없는 만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양방향 소통이 인터랙티브 무비의 매력, 차기작에서는 더 긴 분량의 이야기 선보일 것

 



 

한편, 국내에서 드문 인터랙티브 무비인 'The Insider'가 공개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다만 게임의 분량이 짧은 탓에 아쉬움을 느끼는 반응들도 많은 편. 김민수 감독과 우병훈 감독 역시 이런 아쉬움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차기작에서는 좀더 풍성한 볼륨을 제공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김민수 감독은 "내부에서도 분량을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던 만큼, 'The Insider'를 통해 인터랙티브 무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다"라며 "이번에 공개한 'The Insider'는 장편 영화의 일부 플롯인 만큼,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는 역할만으로도 제 몫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인터스미디어가 준비 중인 다음 인터랙티브 무비는 2편 정도의 장편으로, 'The Insider'의 장편 버전과 유괴된 아이와 돈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심리를 다루는 범죄 스릴러가 될 예정이라고. 이미 대본은 완성된 상태이며, 이르면 올해 8월 중 인터스미디어의 다음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수 감독과 우병훈 감독은 인터랙티브 무비의 매력으로 양방향 소통이 주는 높은 몰입감과 가성비를 꼽았다. 연출자가 설계한 대로의 연출을 일방적으로 감상하는 기존의 영화 및 게임과 달리,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스토리에 개입해 다양한 결말을 감상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무비는 몰입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 덤으로 하나의 게임을 구매한 가격으로 여러 결말을 볼 수 있으니 가성비 또한 높다는 것이 그가 꼽은 인터랙티브 무비의 매력이다.

 



 

인터스미디어 측은 앞으로도 양방향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인터랙티브 콘텐츠 시장의 영역을 개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민수 감독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라며 "인터스미디어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일방향 콘텐츠보다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생각 아래 이들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The Insider를 플레이하고 앞으로 즐겨 주실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더욱 재미있어질 차기작에 대해서도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Late Shift' 뿐만 아니라 'The Bunker',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최근 출시된 'The Complex' 등 인터랙티브 무비는 독특한 매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인터랙티브 무비에 대한 도전 사례가 없다는 것이 기자의 아쉬움. 이에 인터랙티브 무비라는 독자적인 영역으로 먼저 앞서 나가는 인터스미디어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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