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모든 연령대에서 폭 넓은 인기, 넥슨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어떻게 세대 장벽을 허물었나

등록일 2020년06월03일 14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1천만 명 돌파, 일간 최대 이용자 수 357만 명,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4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정식 출시된 지 17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MMORPG가 아닌 캐주얼 게임으로는 이례적이다.

 



 

사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매출 순위는 얼마나 많은 '고래' 유저들이 있는가로 결정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3040 유저들이 많이 플레이하는 MMORPG들이 대체로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특히나 '리니지2 레볼루션'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다수의 모바일 MMORPG들이 등장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임사들은 인지도 있는 IP를 활용해 우후죽순 MMORPG를 개발해 서비스했고, 지금도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매출 순위 상위권에는 MMORPG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하지만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과도한 과금 유도나 차별 없이도 준수한 매출 및 인기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독특한 점이라면 3040 유저는 물론이고, Z세대로 분류되는 1020 유저들까지 동시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앱 분석 서비스사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국내 이용자 연령대는 10대 46.5%, 20대 16%, 30대 19.9%, 40대 13.8%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부족한 1020 유저층이 3040 유저층보다 월등히 많음에도, 인기와 매출 모두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 출처: 와이즈앱, 이미지 제공: 넥슨
 

그렇다면 과도한 과금 유도나 출혈식 경쟁이 없는 캐주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어떻게 Z세대를 포함해 전 세대 유저들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었을까?

 

캐주얼 게임 선호하는 1020, 시간이 부족한 3040
우선 1020 이용자, 즉 Z세대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Z세대는 어린 나이부터 스마트폰, 태블릿을 접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로 불리운다. 플레이 타임이 짧은 캐주얼,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을 선호하는 편으로, '브롤스타즈'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이 이에 해당한다.

 

Z세대는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보다 스트리밍 등을 통한 '보는 게임'으로 게임을 소비하는 측면이 강하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시간은 적지만 게임 자체를 소비하는 시간은 높다는 것이다.

 



 

반면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3040 이용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력이다. 사회에서직업을 갖고 일을 하며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게임과 같은 취미 생활에 투자하는 비용이 1020 이용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이중에서도 30대의 경우 모바일게임에 돈을 지불하는 비용과 플레이 비율이 모두 높은 연령대로 나타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30대는 확률형 아이템에 결제를 한 경험이 응답 인원(1,794명)중 2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출액 또한 30대가 평균 78,523원으로 20대(평균 71,249원)와 40대(평균 69,284원)보다 높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하지만 3040 이용자들은 1020 이용자들과는 반대로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할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자동 사냥이나 무접속 플레이 등의 시스템이 탑재된 게임들을 선호한다. 모바일 MMORPG가 대중화된 이후 3040 이용자들이 대거 몰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중성과 가벼운 게임성
이러한 세대별 특징들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흥행과 접목시켜 보면 흥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도출된다.

 

우선 첫 번째 이유로는 대중성을 꼽을 수 있다. '카트라이더'가 가진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대중성이다. 원작 '카트라이더'는 2004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장수 게임이다. 누구나 한 번쯤 플레이 해본, 혹은 플레이 해보지는 않았더라도 최소한 이름은 들어봤을 게임이라는 것이다.

 

TVCF, 유튜브 광고, 지하철 플랫폼 광고 등 대규모 마케팅이 게임의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한 지 오래다. 하지만 '카트라이더'가 가진 대중성이라는 무기는 요즘과 같은 모바일게임 홍수 시대에 엄청난 강점이다. 상대적으로 적게 마케팅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크며, 접근성 측면에서도 유리함을 갖는다.

 

특히나 이러한 대중성과 낮은 허들이라는 특징은 과거 '카트라이더'를 했던 현재 3040 이용자들에게 어필하는 요소다. 과거 젊었을 때 즐기거나 접했던 '카트라이더'의 향수를 모바일에서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 성향과 실력에 따라 스피드전, 아케이드전, 랭킹전, 타임어택, 시나리오 등 만족감을 얻는 경로가 다양하다는 점도 3040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반드시 실력이 뛰어날 필요가 없고, '무한 부스터'나 아이템전, 시나리오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들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직접 게임을 할 시간이 부족한 3040 이용자들에게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짧고 간결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과거와 같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가며 즐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지하철 출퇴근 길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몇 판씩 가볍게 즐기기에 적합한 게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손가락이 곧 실력, 과하지 않은 BM
반면 Z세대, 즉 1020 이용자들은 앞서 언급했듯 게임을 주로 시청하며 소비하며,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3040 이용자들에 비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과도한 BM 정책이나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인해 공정하지 않게 된 게임 환경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는 특징이다.

 

물론 '핑크코튼' 등의 과금으로 얻을 수 있는 카트와 '연습카트'는 분명 성능 차이가 존재하고, 같은 실력을 보유한 사람이 똑같이 레이스를 펼쳐도 몇 초 가량의 기록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이를 실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신의 주행 실력과 맵 이해도, 부스터 및 라인 빌드 등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특징은 곧 가치의 평등, 투자대비 보상이 만족하는 수준의 기간 동안 유지되는지 여부 등 Z세대가 추구하는 요소를 만족시킨다. 카트 등 각종 유료 재화 아이템들은 중국 현지 서비스 중인 버전과 다소 차이가 있어 향후 어떻게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까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잘 구성되어 있다는 평이다.

 



 

해본 적 없어도 일단 OK, 초보 유저들을 위한 배려
아무리 '카트라이더'가 장수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IP 파워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IP 파워와 함께 게임의 완성도도 갖췄다. 배우기는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카트라이더' 특유의 게임성이 모바일에도 그대로 녹아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원작 PC '카트라이더'는 이미 십수년 동안 서비스 되어 오면서 평균적인 실력이 크게 상승했고, 각종 주행 기술들도 꾸준히 개발되면서 진입장벽이 높은 편에 속한다. e스포츠 대회나 유튜브 등을 통해 게임을 보고 직접 플레이 해도, 너무 어려워 보는 것에만 만족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게임이 너무 어려워 포기한 유저들을 위해 여러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행 기술들의 튜토리얼이다. 원작에서 고수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필수로 여겨지는 '톡톡이', '커팅', '비틀기', '숏', '풀' 등 각종 주행 기술들을 튜토리얼로 제공해 쉽게 익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뿐만 아니라 주행 중 벽에 부딪히거나 과도하게 드리프트를 하는 것을 방지해주는 스마트 헬멧, 드리프트 가이드라인 등을 제공해 초보라고 해도 쉽게 게임에 적응하고 익힐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진입장벽 때문에, 혹은 시간이 없어서 오랜 만에 '카트라이더'를 즐기게 된 3040 이용자, 아예 처음 '카트라이더'를 접한 1020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게임이 됐다.
 

보는 게임을 선호하는 Z세대, e스포츠와 인플루언서의 힘
이와 함께 꾸준히 넥슨이 투자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e스포츠와 '카트라이더' 관련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넥슨은 지난 2005년부터 '카트라이더' e스포츠 대회를 꾸준히 개최해 왔다. 물론 리그가 흥행 실패로 무기한 중지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넥슨이 완전히 리그 개최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 오면서 결국 명실상부한 국내 주요 게임 리그로 자리 잡았다.

 



 

부활의 신호탄을 쏜 후 지난해 3월 열린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 1' 결승전은 넥슨아레나가 아닌 광운대 동해문화예술관에서 펼쳐졌는데, 당시 결승전 현장 티켓 예매는 오픈 1분 만에 1,600석이 모두 매진되고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에 6만 6천여 명이 몰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어 올해 열린 '2020 SKT JUMP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 1'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리그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불안 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 누적 시청자 수 35만 명, 최고 동시 시청자 수 5만 6천명, 문호준 선수의 스핀턴 명장면이 나온 개인전 결승전 1라운드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가 누적 30만 회를 돌파하는 등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카트라이더'를 주로 다루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커진 영향력도 1020 이용자들에게 어필한 요소로 꼽을 수 있다. 각종 주행 영상이나 독특한 예능 콘셉트의 영상을 볼 수 있는 '카트황제' 문호준 선수의 채널을 비롯해, 다양한 공략과 팁 그리고 실험 영상으로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4인조 영상 크루 '리버스' 채널 등이 대표적이다.

 

'보는 게임'으로 게임을 소비하는 Z세대에게 어필하기 좋은 e스포츠와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은 곧 원작 '카트라이더'의 차트 역주행을 비롯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흥행 궤도 오른 '카트' IP,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분위기 이어갈까
한편, 넥슨은 원작 '카트라이더'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흥행 분위기를 이어갈 PC & 콘솔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에 한창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Z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에게 어필하며 흥행 가도를 달린 것과 유사하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국내와 중국 등 이미 인기가 높은 국가 외에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주 타겟으로 했다.

 

넥슨은 1차 테스트 당시 받은 피드백을 대폭 개선하여 4일부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2차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1차 테스트에서는 언리얼엔진 4를 사용해 대폭 개선된 그래픽과 다소 부족하지만 원작에 가깝게 구현된 주행감각 등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2차 테스트에서는 주행감을 개선하고 더욱 최적화된 UI를 제공하며, 게임 플레이 시 단계별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레이싱 패스', 미션에 도전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챌린지', 주행 방법을 익힐 수 있는 '라이센스' 시스템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원작 '카트라이더'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으로는 이례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그리고 테스트를 거듭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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