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속편이라는 '반도', 액션, 코미디, 부조리극 다 담긴 연상호판 '매드맥스'

등록일 2020년07월14일 14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시작해 실사 영화 첫 작품인 '부산행'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 감독 시절부터 좋아하다 '부산행'으로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커져 '염력'을 보러 달려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염력을 보고 나서 '?'로 머리가 가득찼던 것도...

 

그리고 실사영화 세번째 작품으로 '부산행'의 속편을 한다고 해서 두번째 작품이 망했다고 바로 성공한 첫 작품의 속편을 만든다는 건 좀 안일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반도'를 기다려 왔다.

 

그리고 한발 먼저 '반도를 직접 확인해 보고... 설정만 부산행의 속편이지 연상호 감독판 '매드맥스'를 보고나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부산행' 속편이라지만 '부산행'은 없는 영화
이미 공개된 대로 '반도'는 '부산행'으로부터 몇년 뒤를 그린다. 전작에서 주인공들은 좀비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안전한 지역을 찾아 부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많은 희생과 고난 끝에 일부 등장인물이 부산에 도착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반도는' 힘들게 내려간 부산도 안전지대는 아니었고 한반도는 좀비가 지배하는 세계가 되었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좀비가 들끓며 인적이 끊긴 한반도에는 인간들이 버리고 온 돈과 재산이 있고 그걸 챙기려는 욕망에 떠밀려 각각의 사정을 안고 강동원이 연기한 정석 등 등장인물들이 수년만에 고향을 찾는다. 그리고 거기에는 좀비만이 아니라 탈출하지 못한 인간들도 있었다.

 

'반도'는 연상호 특유의 부조리극과 함께 좀비 액션, 코믹 요소가 두루 담겼다. '부산행'에서 보여준 신파도 딱 그정도 수준으로 들어있다. 스케일이 커지고 액션도 볼만해졌는데, 좀비들보다 주로 인간들을 대적하고 인간이 더 무섭다는 클리셰를 따라간 것에 대해서는 호오가 갈릴 것 같다.

 



 

액션은 카체이스 신이 매우 길고, 그야말로 '매드맥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극중 강동원이 '매드맥스'의 맥스와 비슷한 역할을 맡고, 여성들이 운전하는 차에 실려(?) 세기말 좀비 무법지대에서 특수개조한 악당들의 차량들에 쫓기는 장면이 길게 묘사되니... 연 감독은 좀비, 초능력 다음으로 세기말 무법지대를 다룬 '매드맥스' 같은 영화를 찍고 싶었는데 '염력'의 실패로 '부산행' 설정을 빌려와 하고싶은 걸 한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연상호 감독은 강동원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아는 것 같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구성이나 역할이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맞이하는 결말도 예상가능한 범위로 이런 캐릭터 구성, 관계는 '인간이 더 무서운 좀비, 재난물'의 클리셰 대로인데 그래도 관객들의 기대를 배신하려는 연상호 감독의 야망이 군데군데서 터져나와 '뻔한 전재'로만 이어지진 않는다.

 

주인공으로 출연 자체로 화제를 모은 강동원은 전직 군인으로 총격 액션, 맨몸 액션 모두 잘 소화해 냈다. 연상호 감독은 강동원에게 대사를 적게 주고 몸과 눈빛으로 연기하도록 극을 전개하고 있는데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사용설명서를 확보한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적절하게 잘 쓰고 있다.




 

강동원과 함께 극의 큰 축을 이루는 민정 역의 이정현이나 황중사 역의 김민재도 좋은 캐릭터로 좋은 연기와 액션을 보여줬다.

 


 

좀비 사태가 터지고 불과 4년만에 인간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북두의권'이나 '매드맥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세기말 무법집단이 되어버린 한국군이나 난민을 받아들인다고 했다가 배가 출발한 후에 없었던 일로 해버리는 일본, 끝까지 믿을 수 있는 주한미군(?) 같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설정이나 연상호가 이렇게 묘사한다고? 싶은 대목이 꽤 있었다.

 

총격전에서 말이 안되어보이는 부분도 꽤 보였는데, 영화가 만족스러우면 그런 부분은 눈감아줄 수 있는 법이라 '염력'에서 액션 고증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것은 '염력'이 만족을 주지 못했기 때문 아니겠나 싶다. '반도'는 그런 면에선 '염력'같은 지적을 걱정해야 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오히려 '염력'으로 기대감이 줄어들어 기대에 비해 좋았다는 평이 많지 않을까.

 

연상호 감독이 이 '한반도에만 좀비가 들끓고 해외로는 전혀 퍼져나가지 않은 세계관'을 다시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좀비가 진압되거나 아니면 더 크게 퍼지기라도 해야하지 않나 싶다. 헐리웃 투자를 받아 세계규모 좀비영화 한번 찍어주면 좋겠다.

 

기자 역시 코로나 사태로 꽤 오랫동안 극장에 가지 못하다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반도'를 보게 되었는데, 이시국에 큰맘먹고 극장을 찾아 보기에 충분한 영화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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