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넷마블의 첫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 큰 그림을 향한 영광스러운 첫 걸음

등록일 2020년11월05일 09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게임사들의 진짜 속내는 모르지만, 콘솔 게임이라는 영역은 마치 방학 숙제 같은 느낌이다. 분명 콘솔 게임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만 시선을 고정하는 모양새다. 그사이 차세대 콘솔 게임의 시대까지 열렸으니 숙제를 제출할 기한이 점차 다가온다는 느낌이다.

 

게임이라고 다 같은 게임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엔딩이 없이 꾸준히 콘텐츠를 추가하고 개선해나가야 하는 모바일 게임과 달리, 시작과 끝이 명확한 콘솔 게임(또는 싱글 게임)은 그 문법이 확연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첫 작품부터 시대를 관통하는 명작이 나오는 요행은 있을 수 없기에 국내 게임사들도 부단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

 

미약하게나마 콘솔 게임 시장을 향한 국내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그 첫 타자는 넷마블이 11월 5일 출시하는 닌텐도 스위치 용 RPG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 자사의 대표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의 스핀오프 격인 이 게임은 '세븐나이츠(라고 쓰고 사실상 여덟 명인)'의 일원인 '바네사'가 시공간의 뒤틀림 속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완결된 서사에 집중한 '세나', 원작을 몰라도 괜찮다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를 통해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가 한편의 완결된 서사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도 '세븐나이츠2'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세븐나이츠' IP 유니버스가 확장될 예정인 가운데, 콘솔 플랫폼의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 게임 역시 완결된 서사 구조 내에서 원작 '세븐나이츠'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스핀오프인 만큼 게임의 주인공은 원작과 달리 '원더링 바네사'다. 원작에서도 시간의 경계를 넘어 '세븐나이츠' 세계로 오게 되었는데,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여러모로 활용하기 편리했던 만큼 넷마블도 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원작과의 연결고리들도 준비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전인 만큼 기자처럼 '세븐나이츠'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거나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이야기를 잘 따라갈 수 있겠다.

 



 

모바일 게임에서 풀어놓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원작 팬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가 되겠다. '에고닉스'를 통해서는 동료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물음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는 등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향후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에 있어 좋은 발판이 되었다고도 평가하고 싶다.

 

턴 기반 전투의 서투른 해석

 



 

원작 '세븐나이츠'에서는 각 영웅들이 저마다의 턴을 갖고 행동하는 턴 기반 전투 시스템을 채택했다. 게임의 속도감을 유지하면서도 치열한 공방이 오갈 수 있도록 해 독특한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바 있는데,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에서는 개인의 턴 개념을 없애도 1회에 하나의 영웅만 행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 PvP 콘텐츠가 사라지면서 복잡한 공방을 지양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그 부작용으로 전투가 지나치게 단순해지고 지루해졌다. 각 영웅들에게 사이 좋게 공격 기회가 돌아갔던 원작과 달리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에서는 적도 한번, 나도 한번의 단순한 전투가 이어져 회복이나 버프 등의 기술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어졌다. 많은 턴 기반 게임의 핵심이 “적은 적게 때리고 우리는 최대한 많이 때리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략적인 재미를 너무 많이 희생했다는 느낌.

 


 

상성 개념에 따라 적들을 기절 시키면 추가 턴을 얻을 수 있지만 반쪽짜리 시스템에 불과하다. 상황에 상관없이 추가 턴은 무조건 1회이기에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으며, 특히 보스 등의 강적은 상성이 없거나 기절이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략을 세워야 할 보스전이 단순한 공방전으로 변해버리니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도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원하는 적을 공격할 수도 없는데 여러 속성이 겹쳐 나오는 상황에서도 개발진의 악의(?)가 느껴진다.

 

제한시간을 두고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한 대안으로 게임 내에서는 스킬 연출 시간을 단축할 수가 없다. 1~2회 정도 스킬 연출을 감상하는 것은 즐겁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긴 연출을 보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고역. 특히나 보는 재미를 위해 공격 횟수가 많거나 복잡한 연출이 많은 편인데, 나중에는 턴을 놓치더라도 그냥 화면에서 눈을 떼게 되기도 했다.

 

콘솔 게임 향한 넷마블의 첫 걸음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

 



 

넷마블이 선보이는 첫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는 원작의 서사를 확장하고 완결된 서사를 선보이는 게임이기도 하다. 약 20시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을 15,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즐겨볼 수 있으니 가성비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전투 시스템은 타 RPG에 비해 조금 투박한 편이니 전략적인 전투를 기대했다면 구매 이전에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넷마블 역시 첫 콘솔 게임을 개발하면서 내부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경험을 쌓았을 터. 앞으로 확장될 '세븐나이츠' IP 유니버스의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모바일 중심에서 콘솔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되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첫 걸음이 되겠다. 당장의 결과물보다는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라는 씨앗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 것인지에 대해 좀더 기대를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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