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출시 초읽기 돌입한 '플라티나 랩', 하이엔드 게임즈 김태준 대표가 말하는 소회 그리고 미래

등록일 2025년04월10일 09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리듬 게임 씬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깜짝 등장한 뒤 리듬게이머들 사이에서 기대작으로 급부상한 '플라티나 랩(PLATiNA :: LAB)'이 그 주인공입니다.

 


 

'플라티나 랩'은 공개된 뒤 줄곧 화제를 몰고 다닌 하이엔드 게임즈의 신작 정통 탑 다운 방식 PC 건반 리듬 게임입니다. 게임 내에 귀여운 캐릭터 등 서브컬처 풍의 콘텐츠를 녹여낸 것은 물론 리듬 게임이라는 장르 본연의 재미에도 충실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플라티나 랩'이 리듬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참여 작곡가 및 수록곡 라인업이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일 겁니다. 2024년 5월 '플레이엑스포'를 통해 처음 선보여졌을 때부터 줄곧 곡 라인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폭발적인 반응이 감지됐는데, 지난 주말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놀라운 참여 작곡가 및 곡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죠.

 

얼리액세스 론칭까지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하이엔드 게임즈 김태준 대표를 서현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2시간 가까이 나눈 대화 내내 그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 리듬 게임에 대한 애정, 그리고 함께 해준 이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했습니다. '플라티나 랩'을 만들며 들었던 소회, 미래 계획과 포부까지 그와 나눈 대화를 아래에 옮겼습니다.

 

좌측부터 작곡가 Sobrem, 사운드 디렉터 Mayo, 김태준 대표, 방송인 김편집.

 

지난 주말 방송에 얼굴을 비추셨지만 그래도 인터뷰를 통해 처음 접하실 분들도 계시니 근황에 대해 간단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플레이엑스포'를 통해 게임을 처음 선보이고 나서 1년 정도가 지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를 포함해서 모두가 밤낮 없이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고요. 그 덕분에 얼리액세스임을 감안해도 완성도 있는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출시 뒤에도 보다 완성도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전념할 예정입니다.

 

얼리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다크호스' 또는 '생태계 교란종'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론칭을 앞둔 지금 소감이 어떠신가요

굉장히 과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리듬 게임 개발을 오래 해왔고 라이브 경험도 있으니 그동안 만들었던 게임과 비교해 '플라티나 랩'의 어떤 점이 부족한지 너무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것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은 해도 확신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유저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플라티나 랩'이 좋은 게임이라고 인식될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노력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아직 홍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한 홍보 외에도 저희 게임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고 동아시아권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글로벌에서도 '플라티나 랩'이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오랜 기간 몸담았던 안정적인 중견 기업을 떠나 직접 회사를 창업하고 리듬 게임 개발에 도전하게 되셨습니다. 큰 용기가 필요하셨을 텐데 당시 어떤 고민과 결심이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네 맞습니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죠. 물론 평탄하고 안정적인 생활도 가능했을 겁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고 경력이 쌓이면서 한 번쯤은 자기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일이나 계기,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명예욕이나 소위 말하는 '관종' 끼가 있어서가 아니라, 돌이켜 봤을 때 '내가 이런 걸 해냈다'라는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또 평소에도 성취라는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고 결여돼 있다는 생각도 했었고요. 그래서 용기를 내고 직접 게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저는 대인관계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을 잘 살려서 생각 이상으로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이 게임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첫 공개 이후로 줄곧 수록곡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폭넓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할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합니다

사실 그 부분은 '맨땅에 헤딩' 하는 수준으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게임을 처음 만들겠다고 생각한 시점부터 차별화 포인트로 둔 것이 '어떤 수록곡을 가져가느냐'였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것이라는 저 나름대로의 확신을 가진 작곡가 분들을 섭외하려고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우선 저희가 어떤 곡을 수록하고자 할 때 전제되는 조건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내의 다른 리듬 게임에 수록되지 않았던 곡을 가져오는 겁니다. 또 소개되지 않은 IP도 조건에 해당하고요. 마지막으로 이 곡이 리듬 게임으로 접근했을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 조건이 모두 맞으면 수록하려고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제가 작곡가 분들께 연락해서 저희가 게임을 하나 만들고 있는데 곡을 수록하고 싶다고 요청하면 대부분 굉장히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오랫동안 리듬 게임을 개발한 저, 그리고 '플라티나 랩'에 대한 설명이나 비전을 보고 믿어 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저에게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계속 섭외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저 분들이 좋아할 만한 분들과 이야기 하고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Diverse System이나 Ryu☆ 등 기존에 국내 리듬 게임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레이블, 작곡가의 참여가 눈에 띕니다.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는게 있다면

Osamu Kubota, Ryu☆, 카메리아(かめりあ), cosMo@폭주P 등등 이미 리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익숙한 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곡이 국내에도 더 폭넓게 소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 방법을 찾던 와중에, 마침 Diverse System이라는 좋은 레이블이 있었던 거죠. (Diverse System이) 내한했을 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는데 정말 흔쾌히 도와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앞으로도 Diverse System과는 굉장히 밀접하게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Ryu☆ 님이나 Osamu Kubota 님도 순서는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Osamu Kubota 님은 A라는 곡을 쓰고 싶다 말씀 드렸더니 B를 써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역으로 제안을 해 주시기도 하셨고요.

 

Ryu☆ 님의 경우에도 모종의 일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말씀을 드리니 역시 너무 흔쾌히 수락해주셨습니다. 레이블 EXIT TUNES를 통해 조율 후 곡을 수록할 수 있었고요. Ryu☆와 靑龍(청룡) 각 명의에 대표되는 곡들을 게임에 수록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리듬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고, 코나미(BEMANI 시리즈) 외 게임에 수록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좋은 기회 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코나미의 작곡가 풀은 굉장히 넓고 명곡도 정말 많거든요. 예전 같으면 감히 생각도 할 수 없었겠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나서 프리랜서가 된 분들과 협업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도 저에게는 굉장히 운이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 오래 전부터 코나미의 리듬 게임을 즐겨 오셨으니 또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라는 유명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의 개발자가 '악마성'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표절 논란도 있었지만 계속 '악마성'을 리스펙트 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코나미랑 콜라보까지 하기도 했었고요.

 

저는 1998년부터 코나미의 리듬 게임을 즐겨왔으니 리듬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 중에서는 아마도 가장 오랫동안 게임을 해오고 있는 '1세대'가 아닐까 하는데요. 그래서 저도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의 개발자처럼) 작곡가 분들을 저희 게임을 통해서 리스펙트 하고 다시 한 번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수록곡 라인업이 장르와 출신 배경 등이 다채롭고 예상을 뛰어넘는 곡이 많았습니다. 앞으로의 곡 추가는 어떤 기조로 해 나가실 계획이신가요

지금은 크게 네 가지 정도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기존 리듬 게임 유저들에게 친숙한 작곡가 분들을 저희 게임에 맞춰서 섭외하는 것은 당연히 기본입니다. 여기에 K-POP이 글로벌에서 인기를 끄는 만큼 그런 스타일의 곡 제작을 시도해보고 있고 레이블이나 기획사와의 협업도 생각 중입니다.

 

세 번째로는 서브컬처를 관통할 수 있는 음원들을 수록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곡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질풍가도' 같은 곡이 되겠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유명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곡을 수록하고 싶습니다.

 

'태고의 달인'에 굉장히 많은 애니메이션 곡들이 커버 또는 원곡 형태로 수록되어 있는데 저는 그게 정말 부럽더라고요. 반다이남코가 대기업이라 가능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 번 부딪혀 볼 만한 영역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된다면 저희가 좋아하고 또 누구나 반가워 할만한 곡을 가져오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저희가 보컬로이드 쪽으로도 노력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사실 이미 진행 중이기도 하고요. Mayo 님과 Parang 님은 이번 '보카코레'에도 참여하셨죠. 특히 Parang 님은 원래 보컬로이드를 정말 잘 다루시는 분이고 거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오리지널 보컬로이드 음원을 만드는 것 외에도 네임밸류가 있는 유명 곡들도 가져오고자 컨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유(SeeU)와 유니(UNI)의 IP도 지금은 해결이 된 상황이라 이 쪽으로도 노래를 제작해보고 있고 시유의 추가 곡들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패턴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패턴 제작에 있어 중시한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부당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저희 패턴 제작자들이 '팝픈뮤직', '사운드 볼텍스', '기타도라' 등 다양한 리듬 게임을 오래 즐겨온 랭커들로 구성돼 있는데, 기본적으로 게임을 잘하기도 하지만 이 분들의 패턴 제작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뛰어나기도 하고요.

 

그리고 패턴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자 간의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어떤 패턴이 만들어 졌으면 제작자들이 모두 플레이 해보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프로세스가 잘 굴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담으로 작곡가이신 Sobrem 님도 종종 패턴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플레이 한 뒤 난이도 측정도 해 주시기도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모드 외에 어떤 콘텐츠나 시스템이 준비되고 있는지 힌트를 주신다면

당장 말씀드리면 '공약'이 될 것 같아서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전제로 말씀 드리자면 우선 정식 릴리즈 때는 온라인 모드를 넣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정식 릴리즈 후에도 지속적으로 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새로운 연구 일지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 나갈 예정입니다. 당장은 DB(캐릭터)와 음원 두 가지만 획득할 수 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티커, 플레이트, 디바이스, 노트 스킨 등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인게임 시스템으로는 캐릭터 호감도 시스템을 준비 중입니다. 어떤 캐릭터와 함께 게임을 했느냐가 중요한데, 플레이를 거듭할수록 캐릭터의 호감도가 올라가서 새로운 대사나 반응을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쪽은 빠르게 업데이트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전과제 시스템은 아직 초기 단계인데, 성취욕을 자극하는 요소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작혼'이라는 게임은 한 판 할 때 마다 달성한 것들을 잘 보여주는데 그런 점에서 착안해서 게임을 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고 의미가 있었다는 걸 알려주고 강조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스팀' 프로필을 꾸미거나 '리치 프레즌스(Rich Presence, 친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 내 상황이나 스테이지에 있는지 보여주는 기능)' API 지원 등 각종 연동 요소들도 생각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저는 진영전 콘셉트의 콘텐츠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플래툰'처럼 불특정 다수가 한 팀이 되어서, 누가 더 열심히 했는지 혹은 어떤 목적을 먼저 달성했는지 게임을 하는 콘텐츠입니다. 만들어보고 싶은 콘텐츠이지만 언제가 될 지는 확답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방금 말씀해주신 진영전 스타일의 콘텐츠로는 대회 같은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대회(e스포츠)는 제가 꼭 하고 싶은 것 중 하나입니다. '커넥트'라는 사설 한일 교류 이벤트가 있지 않습니까? 리듬 게임도 대회로서 어필할 수 있는 게임 장르임이 증명되었다고 보고 있어서 우리 게임으로도 이런 대회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시기는 약속 드릴 수 없지만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권 유저들까지도 모두 함께하는 국제 대회를 열어보고 싶습니다. 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 게임만의 수록곡으로 공연을 열어보고 싶고요. 굿즈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서 스토어도 열고 싶습니다.

 

 

스토리 모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걱정이 있습니다.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가요

스토리는 챕터 1, 챕터 2… 이런 형태로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현재 챕터 1의 스토리 내용은 모두 갖춰져 있고 성우 녹음도 완료해 두었습니다. 정식 릴리즈 때 함께 공개되는데, 스토리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오롯이 유저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6~8명입니다. 현재 공개된 캐릭터는 6명이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고 정식 릴리즈 후에도 계속 신규 캐릭터나 이격을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콘셉트나 내용, 콘텐츠들을 전담하는 팀원이 만들고 있으니 이 또한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펀딩 상품인 '아이링'의 이격 스킨도 늦지 않게 적용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수록곡의 업데이트는 어느 정도 주기로 진행될 예정인가요

한 달에 한 번 신곡 업데이트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 번에 몇 곡이 업데이트 되는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굉장히 좋아하실 만한 작곡가와 음원들이 준비돼 있으니 기대 부탁드립니다. DLC만 별개이고, 정식 릴리즈 전까지는 모두 무료로 업데이트 됩니다.

 

그러고 보니 여름 출시가 예고된 DLC의 경우 펀딩 때 발표했던 라인업과 약간 다른 점이 있더군요

아, 실제로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라이브 때 PPT에 담지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는 테마가 있어서 나중에 공개되면 납득하실 수 있을 겁니다.

 


 

‘414 PER SPEED’, ‘Mango Bingsu’, ‘TROMA’와 같은 타 리듬 게임의 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저는 이를 계기로 리듬 게임 간의 소규모 곡 교환이나 콜라보 등의 협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가요

우선 수록 이유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저는 ‘TROMA’, ‘Mango Bingsu’처럼 이미 다른 리듬 게임 유저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곡들이 수록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어요. 처음 접하는 유저 입장에서 수록곡 대부분이 생소하다면 진입장벽을 느낄 수 있지만, 익숙한 곡이 일부라도 포함되어 있으면 훨씬 부담 없이 게임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들자면 신작 리듬 게임이나 오락실 기기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곡을 선택해야 할까’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저는 평소에 작곡가 분들을 많이 알고 있어서 곡 제목은 몰라도 ‘이 작곡가의 곡이라면 들어보자’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이전에 즐겨 들었던 곡이 수록돼 있는 경우 자연스럽게 그 곡을 선택하게 되죠. (저도 동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 게임 역시 완전히 생소한 곡들만 나열되어 있고 '알아서 하세요'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친숙한 곡들을 함께 수록함으로써 유저들에게 보다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구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방향성을 '협업'이라는 느낌으로 봐주셨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 저희가 기대했던 흐름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콘텐츠를 한 번 만들고 끝나는 모양새가 아니라, 최근 '아르케아'의 'MIRINAE'와 '이지투온 리부트 : R'의 'TRPNO' 곡 교환 케이스처럼 주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모양새를 갖추는 게 조금 더 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키음을 배제하고 공용 BGA를 도입한 결정에는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개발 효율이나 업데이트 속도와 관련된 기술적 이유였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키음이 없는 경우에는 개발 공수가 굉장히 적게 듭니다. 있는 것 대비 거의 1/10 정도로요. 개발 측면에서는 무조건 그렇게(없이) 해야겠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유저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무조건 키음이 있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찬반이 있겠지만, 저는 아무래도 개발 입장에 있다 보니 없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키음이 있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생각해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빠르게 결정을 할 수가 있었던 거죠.

 

덧붙여서 키음이 없을 때의 장점도 있습니다. 키음을 제작할 때 어쩔 수 없이 악기와 악기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 늘려야 하는(Stretch) 상황이 있는데 이때 음질 열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키음이 없다면 마스터링 된 고품질의 음질을 제공해드릴 수 있게 됩니다.

 

공용 BGA도 비슷한 이유인데, 당연히 영상과 음악을 함께 감상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곡에 대한 애정이 커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가급적 그렇게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타협을 한 것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게임 내 메인 곡, 보스 곡이라 칭할 만한 포지션의 곡들에 한해서는 그런 영상들도 챙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BGA 외에도 해금 연출 같은 것도 신경 써서 만들고 있으니 그런 점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리듬 게임'이란 무엇인가요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싫어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음악을 게임으로 승화시켰을 때는 그 장벽이 높다고 많이들 이야기 하십니다. 그런 장벽을 최대한 낮추는 시도를 하는 것이 제가 하이엔드 게임즈를 설립한 계기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음악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음악 게임도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또 그런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 게임이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자리잡을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게임이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모두가 좋아하는 음악을 저희 게임을 통해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느덧 인터뷰의 막바지입니다. 게임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에게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제 게임의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미흡하지만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임을 만들기까지 저 혼자 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노력해 주셔서 '플라티나 랩'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함께 개발하고 있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플라티나 랩'을 오래 즐기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