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선정성 규제, 플레이스테이션4 발매 포기 타이틀 늘어날까

등록일 2018년11월02일 17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9월 치바 마쿠하리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현장에서 많은 일본 게임업계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일본 게임업계에서 가장 자주 언급하고 소재로 삼은 주제 중 하나가 소니의 심의정책 변화에 대한 것이었다.

 

상반기부터 소니 내부에서 글로벌 발매를 위한 단일 심의기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고 있었지만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발매 기준을 지역 별 심의규정에 따라 각각 적용해 온 역사가 길어 이 논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에서 발매를 거부하며 '오메가 라비린스 Z'가 북미에서 발매중지되고 그 후 소니가 발매를 거부하는 타이틀이 늘어되며 개발중이던 타이틀을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걸 포기하고 스위치 및 스팀으로만 발매하려는 개발사도 생겨나고 있다.

 



 

도쿄게임쇼 현장에서 일본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8월 국내 발매된 '불렛 걸즈 판타지아'가 소니의 강화된 선정성 기준에서 벗어난 마지막 기념비적(?) 타이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설마했던 이런 예측은 현실이 된 것 같다.

 

발매 예정이던 타이틀들의 발매가 밀리는 이유를 조사해 보면 소니의 발매 거부로 수정중이더라는 사례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애초에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으로의 발매를 포기하거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만 표현을 수정해서 소니 QA에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다.

 

지난해까지는 나라별로 해당 나라의 심의 기준을 충족하면 소니에서는 QA를 통과시켜 줬지만, 이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출시하려면 글로벌 기준, 북미와 유럽에도 출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게임의 표현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018년 하반기에 일정이 변경되었거나 표현이 수정되어 유저들의 원성을 산 게임들은 하나같이 소니의 발매 거부가 원인이었다. 도쿄게임쇼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을 포기하지 않고 수정해서 게임을 출시하는 노력을 했지만 유저들의 비난에 직면해 억울해하는 개발사도 만날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게임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니는 국가 심의기준만 충족하면 지역 출시를 제약하지 않았고 닌텐도는 소니가 출시할 정도의 묘사라면 괜찮다는 스탠스였다"며 "하지만 이제 소니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입장으로 닌텐도가 상대적으로 표현에 더 관대한 느낌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플레이스테이션4와 스위치 동시 발매를 하고 싶었는데 소니와의 표현 수정 협의를 거쳐야 해 고민중"이라며 "일본에서는 스위치판을 먼저 내거나 스위치와 PC로만 게임을 출시하는 케이스가 꽤 생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외 콘솔게임 업계에서는 단순히 소니가 내부 심의기준을 바꾼 것보다 기준 변경으로 게임 콘텐츠가 수정되고 소니의 발매 거부로 게임을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 게이머들의 비판이 개발사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SIE가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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