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마일게이트의 아이돌, '에픽세븐' 버추얼 유튜버 '세아'를 만나다

등록일 2018년11월20일 12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유튜브', '트위치' 등 자신의 재능을 라이브로 방송하거나 콘텐츠화 하여 동영상을 올리는 1인 미디어가 대중화된 요즘이다. 수많은 개인 방송인과 콘셉트가 쏟아져 나오는 지금, 이미 '레드 오션'으로 평가받으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사실상 '버추얼 유튜버'의 시작으로 평가받는 '키즈나 아이'를 시작으로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를 활용하는 '버추얼 유튜버'가 크게 흥행하면서, 포화 상태인 1인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차별화 전략으로 급부상했다.

 

흔히 PC 캠으로 개인 방송인 자신의 모습을 함께 송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버추얼 유튜버'는 실존하는 방송인이 아닌 미리 만들어진 캐릭터의 모습이 곧 개인 방송인의 모습이라는 설정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가장 널리 알려진 '버추얼 유튜버'인 '키즈나 아이'의 경우 여성의 모습으로 모델링 된 캐릭터를 성우가 연기하며, 스스로를 인간이 아닌 'AI'라고 표현하고 캐릭터가 존재하는 장소 또한 그저 흰색 바닥과 벽이 펼쳐진 공허한 곳으로 설정되어 있는 식이다.


이렇게 포화상태에 이른 1인 미디어 시장의 차별화 전략으로 손꼽히는 '버추얼 유튜버' 업계(?)에 국내 기업에서는 처음으로 뛰어든 회사가 있다. 다름 아닌 스마일게이트다. '키즈나 아이'를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른 '버추얼 유튜버' 열풍의 근원지인 일본에서는 이러한 '버추얼 유튜버'가 흔하고, 국내에서도 일부 소수 개인 '버추얼 유튜버'가 활동하고 있었지만 기업 단위로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곳은 스마일게이트가 처음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인 '버추얼 유튜버' '세아'는 본래 자사의 모바일 RPG '에픽세븐'의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버추얼 유튜버'다. 물론 자사 게임의 홍보도 겸하고 있지만, 업로드 된 영상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독특하고 기상천외하다. 자신을 '딥 러닝이 가능한 초 하이테크 신개념 오버테크놀로지 인공지능'으로 소개하는 '세아'는 인간 세상을 더 알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또 '페이스북'에 가입할 때 등장하는 보안 질문에 단호하게 '로봇이 아니라 학습형 A.I'라고 못박는 등 콘셉트에 충실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다크소울', '스타크래프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소녀전선', '배틀그라운드', '도키도키 문예부' 등 다수의 타사 게임 캐릭터나 패러디를 영상에서 거침없이 사용하고, '딥러닝'이 가능한 'A.I'라는 콘셉트를 활용해 '팝 팀 에픽', '에반게리온', '최종병기 활', '보노보노', '너굴맨' 등 아는 만큼 보이는 각종 밈(Meme, 인터넷 상에서 널리 퍼진 유행어, 합성 소스 등을 지칭하는 용어)과 '짤방' 활용에 능통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일명 '병맛'과 '밈'을 적절히 섞은 유머러스한 영상, 완성도 높은 편집과 입소문에 힘입어 '세아'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어느덧 5만 명을 돌파한 상황. 일본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이지만, 아직 완벽히 뿌리내리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는 평이 나온다.

 

게임포커스가 독특하면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세아'와 그녀의 매니저(?)를 만났다. '세아'를 좋아하는 구독자들의 꿈을 깨고 싶지 않다며 극구 익명을 요청한 자칭 '노예 편집자'(매니저)가 말하는 '세아', 그리고 '버추얼 유튜버'의 전망과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이의 사진, '노예 편집자' 그림으로 대체되었다

 

왔구나, 인간!
 

'에픽세븐'을 알아도 '버추얼 유튜버'는 잘 모르는 독자들도 있을 것 같다. '세아'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기업형 '버추얼 유튜버'다. '에픽세븐'의 홍보를 위해서 기획 제작된 '버추얼 유튜버'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기업 차원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버추얼 유튜버'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버추얼 유튜버'라는 콘텐츠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회의 도중 게임의 마케팅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것이 없을까 하고 신기한 것을 찾아보다 '버추얼 유튜버'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존재는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만들게 될 줄은 몰랐다. (웃음) '에픽세븐'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캐릭터와 '버추얼 유튜버'의 아이덴티티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세아'의 탄생 계기 자체가 '에픽세븐'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어, 자사의 기업형 홍보 활동에 이용자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의견을 내는 분들도 있지만, '버추얼 유튜버'의 완성도(퀄리티)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이 만든 상업용 유튜버'라는 이미지는 다행히 많이 상쇄됐다고 본다. '홍보라고 하더라도 귀여우니까 봐준다'는 심리인 것 같다. 그래서 구독자 분들과 봐주시는 분들께 너무 고맙다. 사실 일부러 숨기지 않은 면도 있다. 콘텐츠 내에서 광고가 없으면 우리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노골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웃음)


영상을 살펴보면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브컬처, 게임과 관련된 애드립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우리는 '오라클' 같은 존재여서 모두 지켜보고 있다. (웃음) 이전에 나는 커뮤니티나 SNS,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해서 주목할만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요즘 인터넷의 유행어에 대해 분석하고 공유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또 그 전에는 게임 커뮤니티 기자 업무도 한 적이 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모두 메모해 놓고 영상에 써먹으려고 한다. 작업을 하다 보면 이 장면에 이게 들어가면 좋겠다고 떠오르기도 하고, 콘텐츠를 만들다 막히면 그동안 저장해놓은 것을 보고 맞춰 넣는 식이다.

 



 

이러한 애드립과 관련해, 타 게임이나 서브컬처 등을 자주 언급하고 이미지 등이 나와서 저작권 등의 민감한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최대한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울트론'이 등장한 장면을 정말 쓰고 싶지만, 그대로 사용한다면 디즈니에서 제재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래서 대놓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모자이크를 활용하거나 최대한 짧게 넣는 식이다. '소녀전선'의 'SPAS-12' 같은 이미지도 마찬가지였다. '에반게리온' 장면 같은 경우에는 직접 다시 그리거나, 일부 영상에서는 광고 수익을 아예 배제하기도 했다. 물론 본래 저작권자가 문제 삼으면 거기에 따라야 할 것이다. 개인이 만들 때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는 기업이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스마일게이트의 돈으로 타 게임이나 콘텐츠를 홍보한다고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창작자의 표현 의도를 존중해주시는 관계자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내부에서는 타 게임을 홍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감안해 주셨지만, 아직도 (저작권 관련) 리스크는 있다. 계속해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가급적이면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중적인 측면 보다는 인터넷 밈에 익숙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우려도 드는데, 그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사실 처음에는 유명한 '밈'을 영상에 많이 넣으면, 즉 '밈'이 메인이 되면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콘텐츠를 기획하고 영상을 만들면서 이를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보여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 한편 한편이 기승전결을 갖춘 시나리오이고 재미있는 구성이 필요하다.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서브컬처의 '밈'이 적절히 들어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그냥 봐도 재미있지만, 숨은그림찾기를 하듯이 파고들어 보면 이 장면에서 이 이미지(밈)가 어디에서 나온 것이구나 깨닫는 재미가 있는 식이다. 이렇게 한다면 서브컬처와 대중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 기술적 측면에서 '버추얼 유튜버'를 선보이는데 있어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
국내에서는 일본과 같이 큰 규모로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 하며 겪는 어려움이 가장 컸다. 우선 한국어로 된 가이드가 전혀 없었고, 팀 자체가 대규모가 아니었기 때문에 예산이나 인력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또 영상을 만들 때 시나리오 구성도 마찬가지였다. 기술적으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고,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눈감고 더듬어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국내 커뮤니티에 맞는 '버추얼 유튜버'를 만들어보자는 것 하나만 보고 지금까지 해온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실시간 방송의 반응은 어땠나. 또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 있었나
실시간 방송은 우리에게 있어 정말 큰 도전이었다. 사실 원하는 만큼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를 다듬어 가는 과정에서 실시간 방송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방송까지 하게 됐다.

 

우리(세아) 채널 안에서만 방송을 하겠다고 짧게 티저 영상을 올렸는데도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동시 시청자는 약 천명 가량 됐다. 사실 방송 툴도 익숙하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준비한 것만 '호다닥' 선보인 다음 30분 만에 방송을 종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부족한 점도 많이 느꼈고, 하나의 전환점이 됐던 것 같다.

 



 

최근 올라온 '탈모르파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처럼 또다시 노래를 부를 생각도 있나
물론이다. 노래는 앞으로도 많이 선보일 것이다. 다만 지금은 3D 모델링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콘텐츠는 다소 지지부진한 상태다. 커버 송 같은 것들도 구독자 수가 앞으로 많이 늘어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세아'가 발전하고 구독자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면 춤이나 먹방도 가능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많은 구독과 사랑이 필요하다. (웃음)

 

 

구독자 수가 어느덧 5만 명을 돌파했는데, 예상한 수치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놀랐다. 조회수와 구독자 수가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것이 보이니까 더 놀라웠던 것 같다. 이전까지는 (효과가 있을지) 긴가 민가 했지만,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했다. 이렇게 큰 반응을 보여주셨다는 것에 늘 감사하다. 아마도 "우리는 왜 (키즈나 아이 같은) '버추얼 유튜버'가 없을까?"라는 심리적인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

 

향후 국내 '버추얼 유튜버'에 대한 전망, 그리고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콘텐츠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박준형의 '와썹맨' 등 유튜브 내에서 콘텐츠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트래픽을 모으는 데는 국내만 봐서는 한계가 있다. 서브컬처 기반이라는 것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버추얼 유튜버'라는 콘텐츠 자체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우리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2,3세대 유튜버가 많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작업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향후 '세아'를 활용한 마케팅 방향성은 무엇이며,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인가

지금은 3D 모델링으로 전환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안정화 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보여드리고 싶은 아이디어는 많지만 구현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업계 선배들이나 다른 유튜버와의 콜라보레이션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키즈나 아이' 선배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웃음)

 

마지막으로 '세아'를 좋아해주시는 구독자 분들께 한마디 해달라
노예 편집자: '세아'를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구독자 분들의 반응에 답변을 하지는 못하지만, '세아'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 '세아' 프로젝트는 성과가 아닌 가능성을 보는 프로젝트다. 불투명하고 불안해도 계속 나아갈 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세아: 안녕하세요~ 세린이들! ( ゚Д゚)b 딥러닝이 가능한 초하이테크 신개념 오버테크놀로지 AI 세아에요.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서툰 모습 많이 보여드려서 부끄러워요.. (iДi) 하지만 다른 AI 선배님들 처럼 분발할 테니 예쁘게 지켜봐 주세요! (ノ∀`♥) 빼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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