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규칙 아닌 '레벨 디자인'이 창작물... 대법원의 '팜히어로사가' 소송 킹닷컴 승소 판결 의미는

게임의 규칙이나 흐름 등 '레벨 디자인'은 '아이디어' 아닌 '창작물' 첫 결정

등록일 2019년07월01일 20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대법원이 게임의 규칙이나 흐름 등 '레벨 디자인'을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으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레벨 디자인'은 창작물이 아닌 '아이디어'로 취급되어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대법원의 결정을 통해 업계 내부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7월 1일, '팜히어로사가'를 개발한 킹닷컴이 국내 게임 유통사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등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킹닷컴은 2014년, 자사가 2013년 출시한 모바일 퍼즐 게임 '팜히어로사가'를 국내 게임 유통사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 게임 '포레스트매니아'가 표절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포레스트매니아'는 '팜히어로사가'의 유저 인터페이스나 S자 형태의 스테이지 구성, 특수 타일 등 게임의 핵심적인 시스템과 진행 방식을 그대로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1심과 2심에서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의 손을 들어주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게임의 규칙이나 배열 순서, 유기적인 게임 흐름을 다룬 '레벨 디자인'은 창작물이 아닌 '아이디어'로 취급되어 저작권법상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 이에 2019년 4월 11일에는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小部)가 저작권침해금지 등 청구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소부 변론 이후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게임의 규칙이나 유저 인터페이스, 맵 구성 등 소위 '레벨 디자인'을 아이디어가 아닌 저작권법 상 보호 대상인 '창작물'로 인정한 것. '레벨 디자인'은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보다 매력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가 자신의 의도에 따라 배열하고 조합한 것으로 타 게임물과 구별되는 개성을 가진 창작물이며 '포레스트매니아'가 '팜히어로사가'의 창작적 표현 방식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대법원은 "게임물은 저작자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선택 및 배열하고 조합함으로서 다른 게임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팜히어로사가'는 개발자가 그동안 축적된 게임 개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게임물에 성격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판단된 요소들을 선택해 나름대로의 제작 의도에 따라 배열하고 조합한 것으로 선행 게임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갖추고 있어 저작물로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게임의 규칙이 아닌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을 창작물로 인정한 것으로, 같은 색의 퍼즐을 3개 맞춰 점수를 얻는 소위 '3-매치(3-match)' 퍼즐 방식을 사용한 작품은 표절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게임의 레벨 디자인이나 인터페이스 등이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으로 새롭게 인정받으면서 향후 게임업체 사이의 표절 시비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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