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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편의성은 업그레이드됐지만 게임성은 진부해진... 텐센트 '체스러쉬'

등록일 2019년07월09일 10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단순한 유저 커스텀 맵 하나가 글로벌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그 누가 예상했을까. 이제는 '자동 전투류(오토배틀러)'라는 비공식 명칭까지 얻은 소위 '오토체스' 류 게임들은 단순한 게임성과 전략적인 재미를 바탕으로 게임 시장의 대세 장르를 단숨에 바꾸는데 성공했다.

 

중국에서는 '오토배틀러' 장르 게임들을 놓고 대형 게임사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원조 맛집 격이라 볼 수 있는 '도타2'의 유저 커스텀 맵을 시작으로, 개발사가 '도타2'에서 벗어나 직접 개발한 오리지널 모바일 게임과 라이엇 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 '도타2'의 개발진이 직접 만든 '오토배틀러' 게임인 '언더로드'가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활약 중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사 텐센트가 자사의 '오토배틀러' 게임 '체스러쉬'의 글로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벌써 네번째 '오토배틀러' 게임이 시장에 등장한 것인데, 시장에 출시된 네 가지 '오토배틀러' 게임 모두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 보기에는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판에 박힌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어 중국의 얄팍한 저작권 보호 인식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게임성에 대한 이야기와는 별개로 텐센트의 '체스러쉬'가 내세운 차별화 요소는 빠른 게임 흐름이다. 기존의 '오토배틀러' 게임은 플레이어의 조작 요소가 적지만 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짧게는 30분, 길게는 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볍게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30분 가량 긴 시간을 게임에 할애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발열 등 장시간 게임을 이용하는 데서 오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좀더 가벼운 '오토배틀러' 게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기에 '오토배틀러' 마니아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줄 수 있는 '체스러쉬'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네 번째 '오토배틀러' 게임인 '체스러쉬'를 플레이했다. 10분 내외로 게임을 끝낼 수 있는 '터보 모드'나 기존의 어려운 조합 방식들을 해결한 편의성은 인상적이지만, 기존의 '오토배틀러' 게임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되는 색깔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좀더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음에도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무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닐까.

 

'오토배틀러'의 아쉬운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유닛을 합성하고 시너지를 발휘하는 조합을 맞춰간다는 시스템은 간단하지만 '오토배틀러' 게임에 막상 입문하면 배워야할 것이 한가득이다.

 

유닛의 시너지는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지만 한번 더 진입장벽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아이템'. 사소하지만 조합에 따라서는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이템'의 조합 방식도 숙지해야 하지만, 어지간한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니고서는 모든 조합식을 숙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체스러쉬'는 복잡한 조합 방식을 버리고 간결한 강화 방식을 채택했다. 두 아이템을 합쳐 상위 아이템으로 만드는 소위 '조합' 방식 대신, 동일한 아이템을 사용해 기존의 장비를 '강화'하는 단순한 방식을 사용한 것. 덕분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아이템보다는 '오토배틀러' 게임의 핵심인 유닛 합성에만 집중할 수 있다.

 



 

유닛 합성에 있어 '와일드 카드' 역할을 하는 '구루(Guru, 젤리)'도 '체스러쉬' 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오토배틀러' 게임에서는 동일한 등급을 지닌 같은 유닛 3명을 합쳐야만 상위 등급으로 합성할 수 있는데, 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원하는 유닛을 정확하게 뽑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서로 필요한 유닛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구루'는 자신과 같은 등급의 유닛이라면 언제라도 합성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기에 후반부의 지루한 탐색전을 극복할 수 있다. 평소에 '오토배틀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언제나 원하는 유닛 하나가 부족해 고통받은 경험들이 많은데, 과연 텐센트답게 유저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들을 정확하게 짚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10분이면 한판 “뚝딱”, 극한의 압축 보여준 '터보 모드'

 



 

'체스러쉬'의 모드는 크게 '클래식'과 '협동', 그리고 '터보 모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터보 모드'는 기존에 30분에서 많게는 40분까지도 소요되던 '오토배틀러' 게임의 단점을 대폭 개선한 모드로, 1등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최대 15분 정도로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

 

비결은 플레이어의 체력을 줄이고 자원 회복 속도를 두배 가까이 늘려 게임의 흐름을 빠르게 바꾼 것. 일반적인 '오토배틀러' 게임이나 '클래식 모드'에서 한 라운드가 끝날 시 기본으로 지급하는 자원이 5인 반면, '터보 모드'에서는 10의 자원을 제공한다. 레벨 업에 필요한 자원도 4로 하향 조정된 만큼, 한번의 라운드에서 보다 많은 유닛을 구매하고 레벨을 높일 수 있다.

 

단순히 게임의 흐름만 빨라진 것이 아닌 '터보 모드' 만의 전략이 있다는 점도 '체스러쉬'가 흥미로운 이유다. 한꺼번에 많은 자원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에 '클래식 모드'와 달리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종족이 생겼으며, 10배수의 잔고에서 제공하는 추가 자원을 노리는 소위 '이자 플레이'의 이점도 더욱 커졌다.

 



 

클래식 모드에서도 일반적인 '오토배틀러' 게임보다 빠른 흐름을 추구하고 있다. 기존의 게임에서는 5자원을 소모해 4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지만 '체스러쉬'에서는 5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는 것. 여기에 앞서 소개한 '구루'나 아이템의 조합식이 간단하다는 점도 플레이어가 좀더 빠르게 성장하고 격차를 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기자 역시 '오토체스'의 공식 모바일 버전이 나왔을 당시 게임에 매력을 느끼고 열심히 즐겼지만 못해도 30분 이상 소요되는 게임의 긴 플레이 타임에 지쳤던 만큼, '체스러쉬'의 빠른 게임 흐름을 좋게 평가하고 싶다. 여기에 타 '오토배틀러' 게임에 비해 최적화도 좋은 편이라 지연 현상이나 발열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텐센트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편의성은 좋지만 '체스러쉬' 만의 “한발짝 더”가 없다

 



 

타 경쟁 게임에 비해 빠른 호흡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체스러쉬'의 장점이지만, 기존에 다른 '오토배틀러'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을 유인할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은 부족하다.

 

우선 아이템 조합 방식이 간단하게 바뀌었다는 점과 '터보 모드'의 존재를 제외하면 '오토체스'와의 차별화 요소가 전무하다. 여전히 '악마' 종족은 단일 출전 시에 시너지가 발동하며 '드루이드' 종족은 유닛의 합성 속도가 우월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캐릭터의 스킬도 상당 부분 유사하다. '오토체스'를 열심히 즐긴 플레이어라면 익숙한 광경.

 

'체스러쉬'로 '오토배틀러' 장르에 새로 입문한 유저라면 상관이 없지만 이미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을 다수 경험한 유저의 입장에서는 진부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미 시장에는 '오토체스'의 선풍적인 인기 이후 이미 세 개의 동일한 형태의 작품들이 나온 가운데, 후발주자임에도 변화 요소가 적은 '체스러쉬'가 안일한 결과물로 느껴진다.

 

신생 대세 장르 '오토배틀러', '배틀로얄' 장르의 발자취 명심해야

 



 

'체스러쉬'를 플레이하면서 '배틀그라운드'를 시작으로 '배틀로얄' 장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유사한 형태의 게임들이 쏟아졌던 상황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이후 많은 게임사들이 외형이나 이름만 바꾼 소위 '유사 배틀그라운드' 게임들을 연이어 시장에 출시하면서 유저들이 느끼는 단조로움도 커진 것. 올해 2월 출시된 '에이펙스 레전드'가 채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유저들로부터 외면 받은 데에는 이미 '배틀로얄' 장르에 지쳐버린 시장의 상황도 큰 몫을 했다. 이른바 '대세 장르'가 겪는 고질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문제는 '배틀로얄' 장르 내부에서 양산형 게임이 쏟아지고 유저들이 이에 진부함을 느끼는데 걸린 시간이 2년 정도였던 반면, '오토배틀러' 장르에서 유사 게임들이 출시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불과 6개월 남짓이라는 점이다.

 

지금처럼 단기간 내에 겉모습만 바꾼 양산형 게임들이 쏟아지면 유저들이 겪는 피로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게임사들 역시 장르에만 기대기보다는 게임 자체의 독특한 매력이 필요해 보인다.

 

백인석 기자 (quazina@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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