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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게임도 '상품'이자 '서비스', 게임사는 게이머를 과연 '고객'으로 대우하고 있나

등록일 2019년10월29일 09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분야를 막론하고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고객 서비스(CS, Customer Service)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상품 또는 서비스의 완성도와 구성 등만이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및 이용에 영향을 주었지만, 기업의 성장과 고객의 요구로 인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이제는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뛰어난 CS는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매출 증대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어 최근 많은 기업들이 CS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 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게임, 시간 때우기가 아닌 엄연한 '서비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이용자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 또한 수익을 위한 일종의 상품이자 서비스이다. 그런 측면에서, 단순히 게임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후 게임사의 고객 응대 또한 유저들에게는 게임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중장년층까지 자연스레 모바일게임을 접하고 즐기게 되면서, 단순히 젊은 이들의 취미 생활로 치부되는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하지만 취미, 유희 이전에 게임도 엄연히 서비스의 범주에 속한다. 유저 또한 게임을 이용하는 '고객'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는 셈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연 국내 게임사들은 이러한 CS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을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대다수가 게임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온라인 고객센터와 전화 상담센터를 운영 하고 있었다. 단순히 계정의 비밀번호를 되찾는 것부터 유료 재화의 환불, 해킹 복구, 해외 IP 차단, 게임에 대한 건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에 따른 아이템 별 확률 공지 등 그 범위 또한 상당히 넓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고객센터
 

특히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넥슨(판교)과 엔씨소프트(부산) 그리고 넷마블(구로), 펄어비스(안양) 등 대형 게임사들은 오프라인 고객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전에 예약을 한 후 해당 오프라인 고객 상담실에 방문하여 CS를 받을 수 있다. 또한 NHN의 경우 전화나 온라인 상담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지원하기 위한 원격지원 서비스도 운영 중에 있다. 기본적인 인프라 측면에서는 타 업계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넥슨이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고객상담실
 

고객이 서비스 퀄리티 파악할 수 있는 'KSCI',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게임업계
하지만 다양한 산업군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는 한국소비자만족지수 'KSCI'에 게임업계는 빠져있어 게임 이용자들이 어떤 게임사가 CS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지, 또 얼마나 만족했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KSCI'는 전반적 인지 품질 만족도 30%, 요소 종합 만족도 50%, 재이용(구입) 의향 20% 등 총 100%의 점수로 측정된다. 2018년 기준으로 표본 크기는 11,040명으로 적지 않으며, 표본 추출 방법은 유의할당표본추출(Purposive Quota Sampling)을 사용했다.

 



 

'KCSI'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산업군은 매년 100개 이상으로, 2018년 기준 제조업 52개, 서비스업 62개 등 총 114개 산업군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기업 개수로는 총 344개가 조사됐다. 여기에는 생활용품 등 일반 제조업을 비롯해 은행과 보험, 증권 등이 포함된 서비스업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관과 인터넷 서점 및 쇼핑몰, 검색포털사이트와 네비게이션 앱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산업군도 조사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KCSI'의 조사를 통해 고객 입장에서는 어떤 기업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좋은지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하지만 'KCSI' 조사 대상에서 게임업계는 빠져있어,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게임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정확히 수치로 알기는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의 경험에 의존한 서비스 만족도가 구전되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다.

 



 

게임의 수명과 여론에 영향을 주는 CS, 핵심은 '진정성'과 '소통'
앞서 적었듯 CS는 기업의 직접적인 성장과 서비스의 품질에 긍정적이고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CS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의 무책임한 CS에 대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국내에 지사를 세우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은 유저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이슈 대응이 비교적 원활한 편이다. 특히 지사를 설립했다는 것 만으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중국 게임사들은 단순히 게임 내 고객센터나 네이버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채널을 통해서만 소통하고 직원도 별도로 국내에 두지 않아 유저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떨어지는 번역 퀄리티에 대한 개선 요구, 잘못 결제된 게임 내 재화에 대한 환불 요청 등 다양한 요구 사항이 생기지만 만족스러운 답변을 듣지 못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최근 콘텐츠분쟁 사례를 언급하며 특히 중국 게임사들의 진출이 많아지고 매출도 높게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지사나 고객센터를 두는 해외 게임사가 드물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고객센터 또한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일명 '매크로', 또는 '복붙'이라 불리우는 정형화된 답변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느린 처리 속도와 맡은 게임에 대한 지식의 부재 등 다양한 불만들을 각종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책이나 약관상 CS 단계에서 직접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또 업무량이 많아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서비스'인 게임의 미래를 결정하는 만큼 전문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반면 '찾아가는 서비스'로 이용자들에게 호감을 산 사례도 있다. 다름아닌 최근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서 순항 중인 '에오스 레드'의 개발사 블루포션게임즈다. '에오스 레드'는 서비스 직후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킨 MMORPG로, 기존 인기작들을 밀어내고 신규 서버를 꾸준히 추가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게임의 정식 론칭 이후 일부 이용자들에게 'W4', 'W6' 오류 코드로 인해 접속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차례 업데이트가 이루어졌으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자 블루포션게임즈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기술자가 직접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게임 이용자의 집에 방문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TV나 냉장고 등의 가전기기, 인터넷이나 비데, 정수기와 같이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물건의 AS 때문에 직원이 방문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게임사가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직원을 파견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식 카페에서도 게임사의 적극적인 태도에 호평하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외에도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높은 게임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친절하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높은 넥슨 '메이플스토리' 고객센터의 '데몬' 상담원이 대표적이다.

 

한 유저가 '에반' 캐릭터와 설정상 가족 관계에 있는 이벤트 NPC가 왜 플레이어(에반)를 알아보지 못하냐며 게임 내 스크립트에 대한 불만을 표하자, 그는 용사님(유저)이 예전과 달리 멋있어 졌기 때문이라며 그림까지 그려 재치 있게 답변한 것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렇듯 게임의 장기적인 흥행과 서비스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게임성과 함께, 이용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CS는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들을 수 있는 창구인 만큼,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이용자도 한 명의 '고객'으로 대우 받을 자격이 있다
이제는 게임 이용자들이 한 명의 '고객'으로서 게임사들에게 충분히 대우를 받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인프라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다. 게임사들은 기본적인 온라인 상담과 전화 상담, 그리고 오프라인 상담실까지 운영 중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용자들이 각자가 한 명의 고객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는 않기에, 정당한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소 작은 것이 현실이다. 또 게임사 입장에서는 정책, 약관상 문제라는 이유로 '매크로' 답변으로 일관하거나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등 소비자에게 다소 불합리한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 이용자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사로부터 정당한 대우와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한 명의 고객으로서 불만을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미 다른 업계에서는 CS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사과하고 적절하게 보상이 이루어지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며 고객의 이탈을 막는다. 게임사 또한 이를 등한시하지 말고, CS와 GM 등 직접적으로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이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지원을 비롯해 지금보다 더욱 고도화되고 전문화된 고객 서비스를 선보여야 할 시점이다. 더불어 CS를 담당하는 팀 또는 전문업체 또한 맡은 게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친절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모여 게임이 단순한 유희 거리나 악의 축, 중독 물질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발전시켜 나갈 비즈니스, 국가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게임 산업이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핵심 중 하나인 만큼, 게임사와 게임 이용자 간의 이러한 산업으로서의 인식 재고도 필요할 것이다.

 

김성렬 기자 (azoth@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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