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 제로게임즈 대표도 겸임... 박장수 대표는 개발에 집중
최근 라인게임즈가 적지 않은 금액인 320억 원을 들여 게임사 인수 합병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인수 대상은 '카오스 모바일'을 개발한 제로게임즈다. 제로게임즈는 경력 10년차 이상의 베테랑들이 모여 2019년 3월 처음 설립한 신생 개발사다.
이러한 제로게임즈가 개발하고 자회사 엑스엔게임즈를 통해 서비스한 '카오스 모바일'은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7위를 기록했다. 대형 게임사들이 즐비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성적으로, 모바일 MMORPG 경쟁이 그 어느 곳보다도 치열한 국내 시장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수 합병과 관련하여, 라인게임즈를 이끌고 있는 김민규 대표 그리고 제로게임즈의 박장수 대표와의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현장에 참석한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라인게임즈가 갖지 못한 (MMORPG)DNA를 제로게임즈가 보유한 만큼 함께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제로게임즈가 개발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김민규 대표가 제로게임즈의 대표직까지 겸임한다는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현장에 함께한 제로게임즈 박장수 대표는 빠르게 게임을 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속도와 소규모 인원의 '합'이라고 설명하며, 제로게임즈가 어려움을 겪은 경영 이슈를 라인게임즈가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규 대표 "게임 개발 외적인 모든 것 라인게임즈가 책임질 것… 대표도 겸임"
신생 개발사인 만큼 알려진 바가 별로 없는듯 하다. 간단하게 회사 소개를 해주신다면
박장수 대표(이하 박): 질문과 같이, 지난해 3월 만들어진 신생기업이다. 멤버들은 '아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핵심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고, 경력 10년차 이상의 베테랑들이 모여있다. 초기 15~2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50명 가량으로 늘었다. 인력은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이번 인수에 대한 배경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김민규 대표(이하 김): 제로게임즈는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MMORPG를 두 개나 선보였다. 시장에 대한 이해나 속도 측면에서 우리가 가진 DNA와는 달라, 함께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박: 나 스스로 경영과 운영 측면에서 역량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라인게임즈 측에서 마침 좋은 기회를 주셔서 이번 인수 건을 진행하게 됐다.
김: 여기에 부연설명 하자면 박장수 대표가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고 싶어했다. 이 때문에 개발 외적인 부분을 우리가 책임지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내가 제로게임즈의 대표를 겸임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은 박장수 대표가 개발이사로 온전히 맡는 식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에 320억 원을 들였다. 신생 개발사를 인수하는데 든 비용으로는 상당히 크게 느껴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카오스' IP가 영향을 준 것인지 궁금하다
김: IP보다는 개발력을 더 중요하게 봤다. 제로게임즈에서 보여준 성과나 규모가 부족하지 않다 판단했고, 인수 이후 미래가치를 고려했을 때 훨씬 큰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나? 게임을 뜻하는 것인가?
김: 아직 정확하게 어떤 게임을 만들겠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하나씩 결정해 나갈 것이다.
제로게임즈의 기획 및 개발능력이 라인게임즈의 기대치에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 넥스트플로어, 라인게임즈의 라인업은 어떤 비슷한 경향이 있다.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부분도 있고, 어쩌다 보니 개발자들이 모이게 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제로게임즈를 좋게 평가한 이유는 우리에게 없는 DNA가 있어서였다. 성과도 입증했고, 우리의 빈 곳을 정확하게 메워줄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성공 타이틀이 2개나 됨에도 인수합병 결정이 상당히 빠른 것 같다. 경영에 어려움이 있었던건가? 인수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장수: 게임 개발 외에 경영이나 사업 분야는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전문 경영인을 찾고 있는 상태였는데, 라인게임즈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셔서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라인게임즈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경영에 대해서는 조언을 들은 바가 있나
박: 김민규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경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내가 내린 결론은 나 스스로 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개발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라인게임즈가 도맡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중소 개발사에서 어려움을 겪고 개발한 게임이 성공하여 인수합병까지 이루어 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바가 있다면
박: 어렵다는 말이 많고, 실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개발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고, 앞서도 언급했듯 운영과 경영 측면에서 그랬다. 신생 기업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전문가를 섭외한다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자회사인 엑스엔게임즈와 제로게임즈의 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줬으면 한다
박: 이규락 전 대표가 MMORPG를 제작 중이었고,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을 줬다. 이후 '카오스' IP를 더하게 됐는데, 게임 개발 방향성 등에서 의견차이가 있었고 이규락 전 대표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엑스엔게임즈로 독립 시켰다. 이규락 전 대표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운영과 경영 이슈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고, 내가 임시로 대표까지 겸임하게 됐다.
"대세 장르는 여전히 MMORPG... 다만 시장 속단은 힘들다"
'카오스 모바일' 출시 이후 대표가 한 차례 교체됐다. 경영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전문 경영인이 아닌 본인이 대표직을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박: 이규락 전 대표 역시 개발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경영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 경영인을 구하지 못해 겸임으로, 임시로 있었다.
'카오스 모바일' 유저들 사이에서는 갑작스레 대표가 바뀌어 게임이 버려지는 것 아니냐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입장을 밝히지 못한 이유가 있나
박: 앞서 답변한 것과 일맥상통이다. 결국 이것도 운영 이슈였다. 스스로의 부족함이 있어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향후에도 MMORPG를 개발하는 것인가? 정해진 '장르 청사진'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김: 계속해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반드시 MMORPG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장르를 고려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방향성, 장르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김: 라인게임즈는 모바일, PC, 콘솔 등 다양한 장르를 개발 중이긴 하나,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 같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가 만드는 게임들은 '이런 게임이 좋지 않을까?' 라는 물음을 계속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기반하여 준비하고 있다. 향후 하나씩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박: 시장을 단정해서 볼 수는 없다고 본다. MMORPG가 언제까지 주류로 있을 것인지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도 라인게임즈와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다만 '카오스 모바일' 론칭 이후 업데이트에도 힘에 부칠 정도여서, 아직까지 청사진은 없는 상황이다.
라인게임즈-제로게임즈 공통 분모는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
'R0'와 '카오스 모바일'을 연타석으로 성공 시켰는데, 성공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 MMORPG가 아직은 주류이고 대세라고 본다. '카오스 모바일'의 시나리오 던전이나 레이드 등 기존 MMORPG가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이 주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퍼즐 요소가 강한 시나리오 던전, 공략을 찾아가며 자동 사냥으로는 깰 수 없는 레이드 등이 그것이다. 이런 것들이 유저 분들에게 어필을 하지 않았나 싶다.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듯 하다. MMORPG를 단시간 내에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나
박: 방향성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큰 방향성을 잡고 흔들리지 않은 채 개발했다. 또 소규모이고 신생기업이다 보니 합이 잘 맞았는데, 이런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제로게임즈, 또 개인적인 게임 개발 철학은 무엇인가
박: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어느 정도 비판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재미가 있어야 유저 분들이 남는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재미를 추구한다는 것에서 두 대표의 성향이 겹쳐 보인다
김: 그렇다.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박장수 대표를 만났을 때 개발을 매우 좋아하고 재미를 추구해 상당히 놀랐다. 함께하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 또한 지금은 경영에 집중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직접 개발을 했다. 지금은 모든 개발사와 팀원들이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크지 않은 규모와 의사소통, 빠른 개발 속도가 부각되는 듯 하다. 향후 회사 규모를 키울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장점을 유지할 것인지 궁금하다
박: 게임을 실제로 서비스 해보니 인원이 부족함을 느꼈다. 인력은 증가하고 있고, 회사 규모는 계속해서 키워나갈 생각이다.
라인게임즈의 불안 요소 중 하나가 다소 느린 템포의 게임 서비스 시기라고 본다. 빠른 속도가 강점인 제로게임즈 입장에서 걱정은 없나
김: 합병 전부터 김민규 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의 강점이자 아이덴티티인 속도를 라인게임즈에서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걱정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제로게임즈의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시장 방향성을 따라가는 기조가 되는 것인가
김: 우리가 'LPG'를 통해 소개한 게임들이 늦어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게임을 신중하게 만들고 싶어 계속해서 고민하며 개발 중이다. 내 바람은 라인게임즈가 신중함과 속도를 모두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전에 김민규 대표가 피력한 중국 시장에 대한 진출 의지는 그대로인가
김: 그렇다. 여전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리스크가 있지만 이후 계속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 중국이 게임을 잘 만들긴 하지만 지금은 그 이상으로 글로벌적인 시장이다. 제로게임즈를 포함한 모든 라인업이 진출 고려 대상이다.
제로게임즈 측에서는 라인게임즈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욕심도 있나
박: 우선은 '카오스 모바일'에 집중하고 싶어 늦어지고 있는 감이 있다. 다만 시장을 퍼블리셔가 개척해 준다면, 우리는 그것에 맞춰 개발해 나가면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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