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정우진 대표 "日 시장 공략 성공 위해선 '일본 시장을 스스로 이해하는 회사'가 되어야"

등록일 2024년10월08일 09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NHN이 일본 게임시장에서 일궈낸 성과와 다음 단계를 위한 비전, 그리고 전략을 공유했다.

 

9월 25일, NHN은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자사의 일본법인 신사옥 NHN아틀리에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사업 성과 소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NHN은 2000년 9월 한게임 재팬, NHN 재팬 설립 이후 같은 해 11월 게임 포털 '한게임 재팬'을 출시하면서 일찌감치 일본 시장 공략의 첫 삽을 떴다. 2010년대 모바일게임으로의 격변기 속에서도 NHN 플레이아트를 설립,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와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 등 캐주얼 게임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이처럼 NHN이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일궈낸 성과는 상당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를 통한 인도 공략,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중국 공략과 달리 국내에는 이러한 NHN의 성과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NHN 정우진 대표는 "NHN 플레이아트 대표로서 일본 게임 사업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NHN의 사업 모태는 게임이었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 사업으로 확장해 왔다. 알고 보면 NHN은 일본에서 게임 사업을 잘 해오고 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NHN 플레이아트는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NHN 플레이아트 개발, 라인 야후 서비스)와 '요괴워치 뿌니뿌니'(NHN 플레이아트, 레벨파이브 공동 개발), '#콤파스'(NHN 플레이아트, 도완고 공동 개발) 등 3종의 게임을 일본 시장에서 연이어 흥행 시켰다.

 

이 게임들은 2024년 기준 각각 누적 다운로드 1억, 3200만, 1800만을 기록하는 등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매출 또한 상위권을 판가름하는 TOP 50위권을 유지하거나 더 상위 순위를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NHN 플레이아트의 주요 게임 3종은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이용자 공략 방법이 각기 다른 것이 특징이다.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즐길 정도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성,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적극적인 IP 콜라보 전개, '#콤파스'는 일본 팬덤 특유의 문화 공략이 키워드라는 설명이다.

 

향후 NHN 플레이아트는 퍼즐, 캐주얼 게임에 국한된 작은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하고, 그동안 일본 게임 시장에서 쌓은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롱런 게임들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각 스튜디오는 3.3.3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임직원 30% 이상을 신작 개발에 투입, 최소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 IP 기반의 RPG ‘프로젝트G’, 액션게임 ‘드림해커’, 캐주얼 PvP 게임 ‘타이거게이트’, IP기반의 RPG ‘프로젝트 BA’ 등 총 4종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NHN 정우진 대표는 "NHN의 가장 큰 '모태'는 게임 사업이었다.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한국(본사)과 일본(NHN 플레이아트)이 함께 협업해 내년에는 매출 3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여 종의 게임이 출시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자신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그는 "우리는 일본의 팬덤 문화에 대한 이해, 10년간의 성공적인 게임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했다. 한국 외에 일본에서도 '게임 플레이어'로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NHN 플레이아트에는 250명의 직원이 있다. 이들 모두가 어릴 때 게임을 하며 자랐던 즐거움을 다른 이에게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 NHN 아틀리에에서 소중한 과실이 맺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어진 Q&A에는 NHN 정우진 대표, 김상호 게임사업본부장, NHN 플레이아트 다나카 히데카즈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사업 총괄, 하타케야마 유지 '#콤파스' 사업 총괄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아래는 NHN 아틀리에에서 진행된 주요 Q&A를 정리한 것이다.

 



 

도쿄 도심에 사옥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떤 관점에서 마련한 것인가

정우진 대표: 사옥 마련 전에도 큰 임대료를 매년 지불해가며 최고급 오피스에 입주해 있었다.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면 많은 좋은 인재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본인 입장에서 NHN은 외국 기업이다. 외국 기업은 임대료를 그만 내고 회사 문을 닫고 떠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런 점이 어쩌면 일본인 직원들에게 마음 속에 불안감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사옥을 마련한 것은 적극적으로 사업을 개진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이자 비용을 계산해보니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근무 환경이 최고급 수준은 아닐 수 있지만, 신사옥을 세우면서 비로소 우리 집, 우리 공간이 생긴 것이다. 직원들이 많이 만족하길 바라고 있다.

 

정우진 대표는 현 시점 기준으로 최장수 게임 CEO다. 10년 간의 소회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정우진 대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지금도 극복 과정에 있기도 하다. 오늘은 자랑스러운 자리이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회사를 위해 좋은 성과를 내고, 또 좋은 트랙을 만들어 놔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요즘 마음 속 다짐이다.

 

일본에서의 게임 사업 성과를 미디어에 소개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배경이 있나

정우진 대표: 자랑하고 싶었던 자랑거리임에도 계속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을) 꾹 눌러왔던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우리가 게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NHN의 고민의 첫 단추가 일본이었다. 일본 시장 개척의 선두주자로 NHN 플레이아트가 부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향후 출시할 계획인 신작 10종에 대해 보충 설명해 주신다면

정우진 대표: 우리가 퍼즐 장르에 특화된 스킬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다. 3매치 퍼즐 엔진을 자체 제작해서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우리의 강점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라는 고민은 2~3년 전부터 있었다. '#콤파스' 외 프로젝트도 진행했지만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도전중인 프로젝트는 대부분 미드코어다. 하드코어 MMORPG는 아니지만 성장 요소는 충분히 가진, 액션이나 슈팅 등 다양한 필드에서의 미드코어를 지향하고 있다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오늘 이 자리는 NHN 플레이아트를 소개하는 자리이지만, 웹보드 입장에서도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소개할 자리가 있을 것 같다.

 



 

현재 주력 게임 장르가 퍼즐이다. 어떤 게임을 통해 성과가 집중적으로 나올 것이라 보고 있나

정우진 대표: 긴 기간 준비한 미드코어 게임들이 꽤 있다. 이 게임들이 시장 내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목표치를 잡았다.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들도 순항 중이고 매출이 늘고 있다. NHN 플레이아트의 운영이 꾸준한 매출을 내는 비결이라고 본다.

 

자랑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러한 꾸준함이 10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하우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오래 준비한 게임들이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매출 성장 외에도 게임 회사로서의 포지셔닝도 조금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NHN 플레이아트는 향후 10년의 블루오션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정우진 대표: 내부적으로 가장 큰 고민이다. 스튜디오의 PD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아젠다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새로운 게임이나 도전이 없고, 기존에 운영되는 게임들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3.3.3'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난 달 확인해보니 목표한 대로 33%의 인원이 신규 프로젝트에 투입돼 있는 상태다.

 

현재 퍼포먼스를 내는 사업 실적을 보면 콘솔의 크로스 플랫폼으로 실적을 내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잘하는 것에 확신을 가진 다음 해 나갈 것 같다. 플랫폼 측면으로는 조심스럽다.

 

물론 신규 프로젝트의 도전만큼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이다. 여담으로 우리는 매년 작은 규모라도 신입 공채를 한다. 올해는 이력서를 보다가 일을 못하겠다는 PD들의 이야기까지 들었다. NHN 플레이아트가 일본 시장에서 갖는 위치가 상승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NHN 플레이아트의 확장을 지속할 것이다.

 

일본 시장,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정우진 대표: 일본 시장 자체가 쉽지 않고, 심지어 일본 게임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초창기 시장 성립 시기에 나온 퍼즐게임과 같이 전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톱 타이틀이 다시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과 인력을 앞세운 고 퀄리티 게임들이 일본 시장 TOP 100에도 많이 진입했다. NHN 플레이아트 입장에서도 시장 상황을 무게감 있게 보고 있다. 깊이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전략의 흐름이었다.

 

NHN 플레이아트의 자랑 중 하나는 내가 구성원 중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NHN 플레이아트는 일본의 문화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하나의 큰 게임 회사다. 이것이 바로 '한국과 중국에서 경험한 성공 방식으로 일본에서 공격적으로 경영한다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업들과의 차이점이다. 또 NHN 플레이아트 이전에 일본 시장에서 오랜 사랑을 받은 게임 포털의 경험까지도 맞물려 있다.

 

나는 의사 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편이다. 스튜디오의 의사 결정을 하는 이들이 마음껏 제작을 하고 시장을 바라보게끔 한 것이 성공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NHN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유명 IP 협업이 큰 이유인 것 같다. 지속적으로 협업할 수 있었던 노하우가 무엇이라고 보나

정우진 대표: 라인, 디즈니와 같은 IP 오너들은 '에고(ego)'가 강하고 요구하는 바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각 IP들의 특성을 살려 잘 녹여내고, IP가 활약하며 매출까지 크게 일으켜 본인들에게 혜택을 되돌려 주는 것을 가장 잘 해왔다.

 

즉 라인, 디즈니와 같은 큰 회사와 10년 이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다른 IP를 가진 회사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고 본다. 하나씩 쌓인 IP 콜라보 경험과 결과가 누적되어서, 'NHN 플레이아트와 콜라보 하면 최소한 이정도의 퍼포먼스를 내주더라' 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미지가 잘 구축된 것 같다. 신작, '뉴 플레이어'가 나왔을 때 IP 확보가 힘든 이유가 반대급부로 설명되지 않을까 싶다.

 

'TGS 2024'에도 한국 게임사들이 다수 참여했다. 한국 게임사들의 일본 진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정우진 대표: 한국 기업들이 일본 시장 진출 시에 일본 시장에 대한 노하우나 이해가 선행되기 보다는, 한국에서 가진 강점을 일본 시장에 반영하려는 욕심이 큰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10번 찍어 1번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또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하나의 빅 타이틀로 포지셔닝 하는 것보다는 수많은 경험이 쌓여 일본 시장을 스스로 이해하는 '일본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어떤 외국 회사도 그렇게 해야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3개 게임의 핵심은 '콜라보'라고 이해했다. 콜라보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나카 히데카즈 사업 총괄: '요괴워치 뿌니뿌니'의 경우 연 4~5회 진행 중이다. 콜라보 작품은 젊은 유저 층에게 어떤 콘텐츠가 잘 통하는지를 면밀히 찾아보고, IP 자체의 클라이막스나 애니메이션 방영 등의 요소를 감안해 선정하고 있다.

 



 

'#콤파스'의 오프라인 교류 문화가 인상적이었다. 참여 팬 규모나 진행 빈도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하타케야마 유지 사업 총괄: 올해 큰 이벤트는 5회 정도 개최했다. 참여 인원은 각 회당 수천 명 가량이다. 작은 단위의 이벤트도 30회 가량 있다.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열고 있다. 큰 이벤트에는 중복 참여하는 유저들까지 고려하면 3만 명 가량의 유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이벤트들은 기본적으로 생중계되므로 스트리밍으로 보는 분도 많다.

 

'다키스트 데이즈'나 '스텔라 판타지'의 일본 성과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김상호 게임사업본부장: '스텔라 판타지'는 서브컬처 장르로, 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콤파스'의 팬덤 활용이나 오프라인 행사 개최 등 유저들을 사로잡는 노하우를 NHN 본사에서 꼭 배워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내부 교류도 활발하다. 그런 부분을 활용해서 '스텔라 판타지'를 일본 시장에서 성공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키스트 데이즈'의 경우, 일본 시장에 중국 회사들이 만든 시장이 있다. 현지 운영 조직이나 사업 조직에서 활용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의 성과도 어느정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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